[사설] 입 닫은 민주당…요원해지는 비례제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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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총선에 적용할 비례제 문제와 관련,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우리 당은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금명간 비례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은 요원해 보인다.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을 뿐이지 민주당의 묵시적 입장은 준연동형 비례제라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당내 사정이 어떻든 민주당은 비례제 입장을 분명히 정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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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총선에 적용할 비례제 문제와 관련,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우리 당은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했다. 병립형 비례제에 대한 국민의힘 입장을 공식 확인하는 발언이다. 그간 국민의힘이 제안한 비례제는 병립형이 맞지만 권역별 비례제를 대야 협상용으로 제시해 왔다는 점에서 한 위원장의 전국단위 병립형 비례제 하고는 다소 결이 다른 듯하다.
반면에 비례제 개편 방향을 놓고 민주당은 한때 협상에 나서기도 했지만 가타부타 입을 닫은 지 오래다. 이날 한 위원장이 민주당 입장이 무엇이냐고 따져 묻게 된 배경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금명간 비례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은 요원해 보인다. 외견상으로는 병립형과 준연동형이라는 두 선택지를 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비친다. 이재명 대표 입에서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 발언이 나왔을 당시만 해도 병립형으로 기울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때뿐이었고 비례제 개편 이슈가 수면 밑으로 가라앉으면서 이도 저도 아닌 일이 돼버린 형국이다.
그러는 사이 범야권 기류는 현행 준연동형 비례제를 유지하는 것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민주당이 선뜻 병립형 비례제에 반응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병립형 카드를 접었다는 뜻과 다르지 않다. 병립형으로 돌아가지 않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한 상황이면 굳이 비례제 문제를 거론할 이유가 없다.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을 뿐이지 민주당의 묵시적 입장은 준연동형 비례제라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야권 세력도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를 전제로 연합비례정당 플랫폼을 만들 것임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지금 민주당이 이런 흐름을 되돌리기는 버거워 보인다. 따로 입장을 정할 수 없는 처지라 할 수 있으며 그런 만큼 정치권 시류에 슬며시 편승하는 그림이 그려진다.
당내 사정이 어떻든 민주당은 비례제 입장을 분명히 정리해야 한다. 모호성 전략이 능사는 아니며 병립형인지 준연동형인지 결정을 내릴 일이다. 아울러 준연동형의 장점은커녕 폐단이 적지 않은 만큼 그에 대한 책임성도 직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준연동형 비례제 그대로 총선을 치렀을 때 4년 전 양당 독과점 구도가 재연되는 한편, 선거를 앞두고 위성 정당들이 극성을 부릴 게 자명하다. '비례제의 역습'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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