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에서 잘해 주겠죠"…FA 한파에 초대장도 못 받았다, 사령탑은 잔류 원한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홍건희(32)는 구단에서 잘해 주시리라 믿고 있습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구단 창단 기념식에 참석했다. 선수단 전체가 한자리에 모여 2024년 시즌 목표로 "우승"을 외치고, 또 무탈한 한 시즌을 기원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초대장을 받지 못한 선수가 눈에 밟혔다. 1월 중순이 다 되도록 FA 시장에 남아 있는 불펜 투수 홍건희였다. 홍건희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생애 처음 FA 자격을 얻고 시장에 나왔는데, 지금까지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못하고 있다. 두산과는 협상에 진전이 없고, 다른 구단에서는 관심을 보이려 해도 홍건희가 FA A등급인 큰 보상 규모가 걸리는 상황이다. 엄밀히 아직은 두산 선수가 아니니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다.
또 다른 내부 FA였던 내야수 양석환과 대비되는 행보라 이 감독의 마음에 더더욱 홍건희가 걸렸을 듯하다. 양석환은 지난해 11월 30일 일찍이 두산과 4+2년 총액 78억원 대형 계약에 성공하며 잔류를 확정했고, 새 시즌에는 주장 완장까지 찼다. 양석환은 이날 선수단 대표 자격으로 "팀 성적이 좋으려면 결국 개개인 성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책임감 갖고 선수들이 준비 잘해주길 바란다. 2024년 승자는 우리 두산이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홍건희는 당장 두산 불펜에 없어서는 안 될 전력인 것은 분명하다. 홍건희가 없다고 가정했을 때 마땅히 대체할 불펜이 딱 떠오르지 않는 게 사실이다. 기존 불펜진에도 물음표가 붙는 게 현실이다. 김명신과 정철원 모두 과부하 우려가 있기 때문. 김명신은 2021년 67이닝, 2022년 79⅔이닝, 2023년 79이닝을 기록하며 3년 연속 마당쇠 임무를 톡톡히 해냈다. 정철원은 2018년 두산에 입단하고 1군에 전혀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2022년 혜성처럼 등장해 58경기, 4승, 23홀드, 3세이브, 72⅔이닝,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했고, 2023년에도 67경기에 등판해 72⅔이닝을 던졌다. 이 감독이 '올해도 정철원이 마무리투수를 맡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확답을 못 할 정도로 피로도가 꽤 쌓여 있는 상태다.
홍건희도 김명신과 정철원 못지않게 피로도가 큰 상태인 건 분명하다. 홍건희는 2020년 시즌 도중 KIA 타이거즈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 이적한 뒤 4시즌 통산 237경기에 등판해 254⅔이닝을 던졌다. 해당 기간 불펜 투수 이닝 1위다. 해마다 60이닝 이상 던진 여파가 지난 시즌 막바지에 나타났지만, 그래도 홍건희가 체력을 회복한다고 가정했을 때 홍건희보다 나은 투구를 펼칠 것으로 기대되는 투수가 당장은 없다. 이영하와 김동주가 스프링캠프 기간 5선발 경쟁에서 탈락하면 대체자로 언급될 수는 있겠지만, 당장 빈자리를 채울 전문 불펜 투수가 안 보이는 게 사실이다.
홍건희와 계약하지 못하면 당장은 정철원, 김명신, 김강률, 박치국, 이병헌 등으로 필승조를 꾸려 나가야 한다. 여러모로 불안 요소가 많다. 2024년 1라운드 신인 김택연이 불펜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당장 1군 전력에 넣기에는 변수가 많은 신인이다.
이 감독은 당장 계산이 서지 않으니 이날 "홍건희는 구단에서 잘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어필했다. 이 감독의 어필이 계약 속도에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팀에 필요한 선수라고 간접적으로나마 구단에 의견을 분명히 전달했다.
두산은 올겨울 홍건희와 2차례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지난해 11월 30일, 그리고 지난 3일이다. 홍건희 측 에이전트가 협상 도중 바뀌는 바람에 새해부터 사실상 다시 협상을 시작했고, 그러면서 속도가 더 더뎌졌다. 두산은 2차례 만남을 마친 뒤 모두 "진전이 없다"고 답하면서 구단과 선수 사이 이견이 크다는 것을 짐작하게 했다. 그리고 15일 오후까지 두산과 홍건희 측의 추가 대면 접촉은 없었다.
이 감독은 홍건희를 전력 구상에 넣고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호주 시드니로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을까. 스프링캠프 명단에 오른 선수들은 오는 29일 시드니로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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