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차관 "연장근로 행정해석, 대법 판결 따라 변경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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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이 1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에서 기자단을 만나 지난해 고용부 성과와 올해 주요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료: 고용부)]
연장근로 한도 계산을 주단위로 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가운데, 정부가 행정해석 변경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근로시간 개편을 포함한 노동 현안과 관련해서는 다음달 중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본격 시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5일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주요 현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이 차관은 지난달 나온 근로시간 연장 한도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언급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53조 제1항에는 노사 합의 시 연장근로는 일주일에 12시간 한도로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기존 행정해석이나 판례는 1일 8시간 초과분을 다 합산해서 일주일 총합이 12시간이 넘으면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한 것으로 봤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근로시간 연장 12시간 한도를 1일단위가 아닌 1주 단위로 산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다시 말해 1일 8시간을 초과했는지가 아니라 1주간 근로시간 중 40시간을 초과했는지를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차관은 "일부 노동계에선 장시간 근로를 허용하는 판결이라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주 52시간 한도는 그대로 유지하되 그 한도 내에서 근로시간 배분을 좀 더 유연하게 할 수 있도록 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고용부는 전문가들과 현장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 있으며, 이를 토대로 대법원 판계를 반영한 행정해석 변경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어 지난해 말 전격적으로 재개된 노사정 사회적대화와 관련해선 "다음달 중 정식 회의를 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노사정은 부대표급 회의를 통해 의제 설정 등을 논의 중입니다. 부대표급 회의는 차관급으로 이 차관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이 참석합니다. 이 차관은 "지난주까지 총 7차례 회의를 했다"며 "경사노위를 중심으로 의제 설정, 위원회 구성 방안을 논의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표적 의제로는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일·가정 양립 방안 등 계속고용과 관련한 정책을 꼽았습니다. 근로시간과 관련된 정책 이외에도 여러 의제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향후 최종적으로 의제가 설정되면 의제별 위원회에서 어떻게 논의될지 등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이 차관은 "가능하면 다음달 정도 경사노위 본회의를 열어서 1차 가동을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 필요성도 강조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근로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 등을 처벌하는 법입니다. 지난 2022년 50인 이상 사업장에 우선 적용된 데 이어, 오는 27일 50인 미만(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으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경영계에선 준비 미흡 등을 이유로 추가 유예를 요청했고, 여당은 지난해 추가 유예 법안을 발의한 상태입니다.
이 차관은 "실제 중소기업에선 아직까지도 법을 이행하는 데 있어, 다시 말해 중대재해처벌 예방을 위한 위험성 평가라든지 여러 예방 조치들이 충분히 마련돼 있지 않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법 적용 시점을 2년 더 유예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고용부에 따르면 현재 50인 미만 사업장 83만곳 가운데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 컨설팅이나 기술지도 등을 받은 곳은 43만곳으로 절반 수준입니다. 특히 83만곳 중 고위험 사업장으로 분류되는 곳은 8만곳인데 이 가운데 1만7천곳만 컨설팅이나 기술지도 등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차관은 "산재예방 지원 역량을 총동원해서 준비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컨설팅이나 기술지도를 한 번이라도 받은 사업장이 43만곳 밖에 안 된다"며 "중대재해처벌법 준비를 위한 행정적 지원을 다 마무리 짓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법 적용 시점을 2년 더 유예하고 그 기간에 충분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 차관은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가 개최될 예정인데, 그 때가 마지막 기회가 될 것 같다"며 "국회서 좀 더 합리적인 안을 도출하기를 간절히 기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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