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부진에도…개미는 상승장에 베팅

김태성 기자(kts@mk.co.kr), 김정석 기자(jsk@mk.co.kr) 2024. 1. 1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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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8거래일 하락 불구
코스피 상승 ETF 투자 늘어
'KODEX Top5'7868억 몰려
조정 받은 삼전 등 대형주
저가매수 하는 '빚투'도 꿈틀
신용융자잔액 6천억이상 쑥

삼성전자 등 주요 상장사의 잇따른 어닝쇼크와 미국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후퇴하는 등의 악재로 올해 들어 코스피가 4.9% 넘게 하락했지만, 투자자들은 코스피 상승을 기대하며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뭉칫돈을 넣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인들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의 저가 매수를 노리는 수요가 크게 늘면서 빚을 내서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와 ETF 체크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2일까지 가장 자금유입이 많았던 상위 10개 ETF 가운데 절반인 5개가 코스피 상승에 베팅하는 종목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가장 많은 자금이 순유입된 ETF는 KODEX Top5플러스TR로 7868억원이 몰렸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든 종목 중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과 시가총액이 크면서 배당수익률이 높은 5개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올해 첫주(2~5일)만 해도 파킹형 ETF에 밀려 자금유입 순위 2위였지만 이후 투자가 집중되며 1위로 올라섰다.

코스피200 지수의 변동률을 2배로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에는 2775억원이 몰리며 같은 기간 자금유입이 많았던 ETF 가운데 4위를 차지했다. 코스피200을 기본지수로 삼는 KODEX 200이 2067억원으로 5위를 기록했다. 두 종목의 삼성전자 편입 비중은 각각 21.4%, 30.79%에 달한다. 이 밖에 SK하이닉스, 삼성전자, 한미반도체, 리노공업 등 국내 반도체와 관련 소재 제조기업 주식을 골고루 담은 TIGER Fn반도체TOP10에도 1002억원이 유입됐다.

반대로 코스피가 하락할 때 수익이 나는 KODEX 인버스 유입액은 같은 기간 444억원으로 저조했다.

코스피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는 개인들이 주도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12일까지 개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KODEX 레버리지였다. 이 기간 기관의 최다 매수 ETF가 같은 종목인 것을 감안하면 기관이 내다 판 코스피 레버리지 ETF를 개인이 사들인 셈이다. 개인들은 같은 기간 KODEX 200도 45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들이 주로 선택한 ETF들의 수익률은 올해 들어 부진하다. 순유입금액 규모가 가장 큰 KODEX Top5플러스TR의 경우 연초 대비 12일 기준 수익률이 -6.07%에 그쳤고, KODEX 200도 -5.81%를 기록했다. 코스피 변동률을 2배로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는 -11.31%에 달하는 등 해당 ETF들의 수익률은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 -4.9%를 하회했다.

지난 12일까지 8거래일 연속 코스피가 하락할 정도로 계속된 약세장에도 불구하고 코스피가 올라야 수익이 나는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인을 중심으로 강하게 이어지는 것은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필두로 코스피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맞춰 개인투자자들은 지금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표주이자 동시에 시총 상위 대형주에 대한 적극적인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9조200억원 규모였던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일 잠깐 줄었다 이후 상승세를 지속해 12일에는 9조6293억원으로 늘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란 개인이 신용거래로 주식에 투자한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코스피 하락에 맞춰 개미들은 시총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빚투에 집중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3일 2610억2091만원에서 7거래일째 연달아 증가해 12일에는 49.27% 늘어난 3896억2383만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이 기간 잔액이 500억원 가까이 증가해 2141억318만원까지 커졌다.

[김태성 기자 /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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