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제3당의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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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치러진 대만 총통선거에서 집권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승리했다.
1996년 대만에서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여당이 처음으로 3연속 집권에 성공한 것이지만, 그보다 더 눈길이 가는 것은 제3당인 민중당 후보 커원저의 선전이다.
대만은 우리나라 같은 부재자투표 제도가 없어 반드시 호적등록지에서 투표해야 하는데도 커원저가 이 정도 지지율을 얻은 것은 선거혁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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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치러진 대만 총통선거에서 집권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승리했다. 1996년 대만에서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여당이 처음으로 3연속 집권에 성공한 것이지만, 그보다 더 눈길이 가는 것은 제3당인 민중당 후보 커원저의 선전이다. 커원저는 예상보다 훨씬 높은 26% 득표율로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33%)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대만은 40여 년 민주화 역사와 양당구도의 정당 지형이 한국과 판박이처럼 닮았다. 대대로 대만에서 살아온 내성인(內省人)들은 반중 성향 민진당 지지자가 많고, 장제스의 국민당군과 함께 대륙에서 건너온 외성인(外省人)들은 친중 성향 국민당 지지세가 강하다. 양당 고정 지지층이 엇비슷해 집권당의 실정 여부에 따라 정권을 주고받는다. 양당 기득권이 강하다 보니 제3당 후보의 부상은 항상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
그런데 이번 선거는 달랐다. 커원저가 얻은 26% 득표율은 역대 총통선거에서 제3의 후보가 거둔 가장 높은 기록이다. 대만은 우리나라 같은 부재자투표 제도가 없어 반드시 호적등록지에서 투표해야 하는데도 커원저가 이 정도 지지율을 얻은 것은 선거혁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커원저의 선전은 양당 체제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 특히 젊은 층의 지지가 분출한 결과다. 의사 출신인 그는 해묵은 친중·반중 갈라치기를 거부했다. 고질적 저임금과 집값 상승, 육아 부담 등 민생 문제에 집중해 젊은 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후보 3명 중 그의 유세 현장에 2030 지지자가 가장 많이 몰렸던 이유다.
대만 선거는 총선이 석 달여 앞으로 다가온 우리나라에도 울림이 크다. 양당 체제의 파행과 비효율에 대한 불만은 한국도 대만에 못지않기 때문이다. 여당이건 야당이건 탈당 사태가 이어지고 제3지대가 커지는 것도 이런 여론을 반영한다. 대만 제3당 후보가 일으킨 선거혁명을 보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석 달 뒤 우리 유권자들도 거대 양당에 회초리를 들 수 있다.
[박만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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