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OCI 지분거래, "양사 니즈 부합하지만 분쟁 가능성도"

송재민 2024. 1. 1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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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OCI는 제약 사업 확장…한미는 상속세 해결"
임종윤 "몰랐다".. 한미 오너일가 분쟁 가능성도 점쳐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그래픽=비즈워치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가 최근 발표한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지분 거래와 관련, 증권가에서는 두 회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는 각각 한미약품그룹, OCI그룹의 지주회사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거래로 한미사이언스 창업주 가족간 갈등이 경영권 분쟁으로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가 지난 12일 발표한 지분거래는 크게 ①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 외 2명 지분(744만674주)을 OCI홀딩스에 매각하는 주식양수도 ②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의 지분(677만6305주)을 OCI홀딩스에 넘기고, 대신 OCI홀딩스가 두 사람에게 신주를 발행하는 현물출자 ③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를 대상으로 신주(643만4316주)를 발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 3가지 형태다. 

이번 거래를 마치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확보하며 1대주주가 된다. 임주현 사장도 OCI홀딩스의 지분 8.6%를 확보하며 단일주주로는 1대주주에 오른다. 두 회사의 최대주주가 모두 바뀌는 거래다. 송영숙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정리하는 대신 상속세 이슈를 해결할 현금을 확보하면서 OCI홀딩스 지분도 1.7% 보유한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지분 거래를 통해 OCI그룹 측은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보폭을 넓히고, 한미사이언스 측은 고(故) 임성기 한미사이언스 회장 사망에 따른 상속세 이슈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오의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은 양사 간 니즈가 부합해 발생한 결과"라며 "향후 두 그룹 간의 시너지 발생을 위한 사업 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도 "OCI의 현금 창출 능력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에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 OCI가 기존에 보유한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존 내수 위주에서 수출 비중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은 기대해 볼 수 있는 효과"라고 내다봤다.

한미사이언스 측이 고(故) 임성기 회장 사망에 따른 상속세 이슈를 해결하면서, 오너 일가 지분에 대한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 물량) 우려가 줄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송영숙 회장이 이번 OCI홀딩스와의 계약으로 마련한 현금으로 잔여 상속세를 납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며 "이를 통해 한미약품 오너 일가 지분에 대한 오버행 우려가 일단락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두 회사의 통합이 단기간에 시너지를 내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간 기업가치 영향의 불확실성에 따라 (OCI홀딩스에 대한)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나 목표주가를 (기존 14만원에서) 13만9000원으로 소폭 하향한다"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OCI홀딩스 목표주가 하락 이유로 "유상증자 10%에 따른 지분 희석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단기간 이종 사업 간 시너지 효과 및 이에 따른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고, 제약업 CEO와의 공동 경영체제가 단기적으로 OCI 홀딩스 기업가치 개선에 크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도 "OCI와 한미약품의 사업적 시너지가 단기에 발생하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통합 발표가 한미약품 그룹의 경영권 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점쳐졌다.▷관련기사: 한미약품 장남 임종윤 "한미·OCI 통합 몰랐다"(1월13일)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미사이언스 송영숙 회장과 OCI홀딩스 간 지분 교환 공시 이후 (송 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사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본건 거래에 대해 고지받은 사실이 없다며 대주주 일가에서 반대 의견이 나온다면 지분 맞교환 계약 이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의견을 표명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또 "임성기 회장 별세 후 상속세 이슈와 맞물려 지속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한미사이언스 형제간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나게 되면서, 향후 진행 상황 모니터링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코리그룹 회장)은 지난 13일 코리그룹 트위터('X')에 "한미사이언스와 OCI 발표와 관련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 없다"며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송재민 (makm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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