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번주 당무 복귀···신당·공천·신뢰 ‘3대 리스크’ 극복 과제
흉기 피습 후 회복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르면 이번 주 당무에 복귀한다. 이 대표는 4.10 총선을 앞두고 당 분열 위기, 공천 파열음, 신뢰의 위기를 맞고 있다. 민주당 지지율도 정체되면서 내부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브리핑에서 “이 대표가 이번 주중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피습 사건 발생 직후 응급 수술을 받은 이 대표는 지난 10일 퇴원해 자택에서 회복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낙연 전 대표 탈당으로 어수선한 당 분위기 속에 돌아와 4·10 총선을 진두지휘하게 된다.이 대표는 피습 사건 이후 ‘이낙연 신당 리스크’에 대해 별다른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이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치면 총선 승리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면 (탈당한 이 전 대표에 대한) 분노가 오히려 많아서 당은 어수선하기보다는 똘똘 뭉쳐서 더 단단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내부적으로는 민주당의 분열은 총선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반박이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이 대표가 당 인사들의 탈당을 하나도 막지 못했고 통합을 이뤄내지 못한 데 따른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당 출신 탈당 인사들의 당 비판은 달갑지 않은 요소이기도 하다. 당 관계자는 “이 전 대표의 탈당은 범야권의 반윤석열 연대를 저해해 총선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총선에서 반윤석열 연대가 아닌 반윤석열·반이재명 연대가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도덕성 문제가 불거진 인사들의 ‘공천 리스크’도 안고 있다. 부정부패 혐의로 재판 중인 이 대표를 비롯해 노웅래(뇌물수수 혐의)·황운하(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의원 등이 당 예비후보자 검증 문턱을 줄줄이 통과했다.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이 대표 측근들의 출마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친이재명(친명)계 원외 정치인인 강위원 이 대표 특보는 성추행 논란 끝에 이날 총선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당 지도부는 성추행·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정봉주 전 의원,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공천 여부를 두고 시험대에 올랐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의 공천 통과를 위해 당이 공천 도덕성 기준을 대폭 완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공천이 아닌 망천으로 끌어갈 거냐는 우려를 많이 하고 있다”며 “총선을 찐명대전으로 끌고 가면 안 되고 공천 과정이 이른바 분열 경선으로 전락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서 최고위원은 “황운하, 노웅래 의원의 경우는 윤석열 정권의 정치적 탄압이라고 보고 있다”고 두둔했다.
이 대표는 신뢰의 위기에도 봉착했다. 정치개혁 약속을 지킬지를 두고도 시험대에 올랐다.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면서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를 시사했다. 이 대표는 지방선거를 앞둔 2022년 3월까지만 해도 “제3, 4의 선택이 가능한 정치구조를 만들려는 건 이재명이 평생 가진 꿈이었다.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지만 그로부터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약속 파기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이 대표는 선거제 개편 방향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당 지도부가 낙관론을 펴는 사이 당 지지율은 답보 상태에 놓였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1~12일 유권자 1003명에게 물은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42.4%로 전주보다 2.1%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민주당 핵심 지지 기반인 광주·전라 지역 지지율(54.0%)이 전주보다 13.9%포인트 폭락했다. 피습 사건 이후 이 대표에 대한 동정론이 확산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보다 3.0%포인트 오른 39.6%였다. (표본오차 ±3.1%포인트, 신뢰수준 95%,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 지도부가 위기의식을 가지고 통합과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서울 지역 의원은 “탈당 사태가 있었고 공천 과정에서도 원칙이 훼손되고 있는데 지도부가 책임지고 당의 통합과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지금대로라면 중도층 투표율이 떨어질 수 있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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