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스쿨오브락, '록에 눈뜬 아이들, 음악 이면의 순수소통 띄우다'[리뷰]
칼같은 단체군무부터 자유로운 퍼포호흡, 감성적인 하모니와 리드미컬한 밴드 사운드까지 성인 배우들과 로우틴스타(Lowteen, 10대 초중반 배우 및 연예인)들의 꽉 찬 록 퍼포먼스 향연이 음악 본연의 재미와 순수한 소통의 메시지를 우리에게 새롭게 띄운다.
최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상연중인 뮤지컬 '스쿨오브락'은 어린이들의 순수한 눈높이 속에서 음악이 지닌 소통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오페라의 유령·캣츠 등을 만든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2003년 잭 블랙 주연의 영화를 원작을 뮤지컬화한 것으로, 2015년 미국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1300여회 공연되며 히트반열에 올랐다.
이번 '스쿨오브락' 한국공연은 2019년 이후 5년만에 진행되는 오리지널 캐스트 월드투어의 일환으로, 아시아 지역 최초로 상연되는 것이다.
최근 무대로 만난 '스쿨오브락'은 기타리스트 듀이 핀(루빈 브라운 분)이 신분을 속인 채 취직한 사립학교에서 학생들의 숨겨진 음악의욕을 이끌며 경연에 출전한다는 영화 스토리를 제대로 묘사하는 동시에, 무대 고유의 생동감에 기댄 실감나는 재치와 함께 소통의 힘을 보여주는 듯 했다.
우선 작품 전반의 기조는 기성적인 질서와 새로운 도전, 두 관점을 순수한 시선으로 묘사한다. 어쿠스틱 사운드를 베이스로 정확하고 간결한 칼군무와 합창으로 채워지는 '우리의 모교 호러스 그린', 신임교사로 선 듀이 핀이 아이들을 하나하나 밴드 포지션으로 채워가는 모습을 묘사한 '유어 인 밴드'의 대비는 제도권과 학교, 질서라는 틀과 이를 마주하는 인간의 정서들을 극명한 톤으로 보여준다.
이는 아버지들과의 불통을 겪는 아이들의 빌드업 하모니 '이야기를 들어준다면', 듀이 핀의 악상을 바탕으로 아이들과 함께 만드는 '세상의 종말 앞에', 기타리스트 잭(해리 처칠 분)의 흥얼거림을 시작으로 한 '스틱 잇 투더 맨' 등 다양한 톤의 곡들과 어우러진 아역스타들의 연기와 함께 공감적인 모습으로 완성된다.
이러한 정서는 로잘리 멀린스 교장(케일리 오코너 분)의 독창에서 표현되는 기성세대의 내적반성과 함께, 학부모의 날 행사에서 정체가 탄로난 듀이를 감싸는 아이들, 밴드 배틀 무대에 듀이를 이끄는 아이들의 목소리 등의 후반부로 연결, 배틀 우승 피날레 무대(커튼콜)와 함께 음악 본연의 다양성과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감각적으로 일깨운다.
작품흐름 속 배우들의 열연 또한 돋보인다. 대사와 가창을 넘나드는 오프닝 장면과 함께, 거친 듯 리드미컬한 록 발성으로 대사를 거듭하는 듀이 핀, 클래시컬 톤을 중심으로 팝록 컬러의 보컬매력을 드러내는 로잘리 멀린스 등 성인 주연들의 대사케미는 극적인 대비구도와 함께 작품 전반의 흥과 메시지를 주목시킨다.
또한 매니저 써머(한야 장 분)를 중심으로 한 Time to Play 섹션에서 비쳐진 스타일리스트 빌리(제임스 브린 분), 드럼 프레디(헨리 웹 분), 보안 제임스(마키시그 아키우미 분), 베이스 케이티(에메랄드 핀보우 분), 키보드 로렌스(토마스 토니크로프트 분), 코러스 마시(알라나 에스피널 분), 테크니션 메이슨(조셉 샤프 분), 코러스 쇼넬(그레이스 네틀 분), 로드매니저 소피(사미아 로즈 아피파이 분), 보컬 토미카(이든 펠릭스 분), 기타 잭(해리 처칠 분) 등의 재기발랄한 연기들은 물론 토미카를 비롯한 밴드 '스쿨오브락' 아이들의 가창력 조합은 각각의 아역스타들이 상징하는 새로운 도전과 파격을 감각적으로 보여주는 요소들로 매력을 나타낸다.
이 같은 '스쿨오브락'의 매력은 자신의 대표작 '캣츠' OST '메모리'를 활용한 밈과 함께, 한국투어 한정으로서의 다양한 애드리브로 더욱 친밀감있게 다가온다. 정상급 존재, 존경하는 뮤지션에 언급되는 블랙핑크, BTS(방탄소년단) 등의 포인트는 물론 피날레 간 듀이의 밴드동료 네드(토비 마일즈 분)와 그의 여자친구 패티(테일라 하포드 분)가 깜짝 등장해 선보이는 '기사식당', '김밥천국' 드립은 색다른 유쾌함과 극적 공감대를 높이는 바로 작용한다.
크리스토퍼 키 '스쿨오브락' 협력연출은 “영화 속 듀이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Battle of the Bands에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내용이 주라면, 뮤지컬에서는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원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조명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매일 밤 다르다. 다른 영 캐스트가 연기를 하기 때문에 오늘 밤과 내일 밤 각기 다른 팀이 무대에 서기 때문에 음악적으로 바뀌지 않더라도 배우가 바뀌기 때문에 새로울 것이다. 2019년과 공연이 같지만 각기 다른 배우로 새로운 에너지를 볼 것이다 합이 다를 것이다. 또한 현재에 맞춰 살짝 바꾼 재미 요소 등이 있기 때문에 같은 장면이라도 새롭고 재미있게 느껴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존 릭비 '스쿨오브락' 뮤직 수퍼바이저는 “영화를 공연으로 할 때에는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공연에 맞춰 새로운 합을 보여줘야 하고 신선함을 줘야 한다. 매 공연이 다르고, 영캐스트나 듀이나 매 공연 다르기 때문에 새로울 것이다. 영화를 보는 것보다 늘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공연의 묘미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뮤지컬 '스쿨오브락' 한국공연은 오는 3월2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상연된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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