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급 전국 투어' 한동훈의 총선 필승 전략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번주 인천과 서울 순회 일정을 끝으로 '대선주자급' 신드롬을 일으킨 전국 순회일정을 마무리한다. 새해 들어 보름간 이어진 전국순회를 통해 한 위원장은 '컨벤션 효과(정치적 이벤트 뒤 지지율이 오르는 현상)'를 톡톡히 누리며 이번 총선을 '한동훈 대 이재명' 구도로 만드는데 일정부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정권 견제론'을 극복하기 위해 한 위원장과 국민의힘은 집권여당 프리미엄을 극대화할 수 있는 민생회복 정책 개발, 인적 쇄신을 위한 공천 실무작업 등에 착수하며 본격적인 총선 채비에 나섰다.
1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이달 16일 인천시 계양구 카리스호텔에서 열리는 인천시당 신년 인사회와 17일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리는 서울시당 신년인사회 참석을 끝으로 이달 2일 대전과 대구 방문을 시작으로 보름 넘게 이어간 시·도당별 신년인사회 일정을 마무리 짓는다. 그동안 한 위원장은 대전시당·대구경북도당(2일), 광주시당·충북도당(4일), 경기도당(5일), 강원도당(8일), 경남도당(10일) 등 전국 각지 신년인사회 일정을 수행하면서 지역 민심 몰이에 주력했다. 가는 곳마다 시민들과 지지자, 당원들의 셀카와 사인 요청이 쏟아지며 연예인 팬미팅 현장을 방불케했다는 후문이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대통령선거운동을 하는 기분이 들었을 정도"라고 전했다.
전국 순회일정을 통해 한 위원장의 정치적 위상은 차기 지도자 지지율 등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높아졌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12일 발표한 '장래 지도자 선호도' 조사( 9~11일 조사)에서 한 위원장 지지도는 한 달 전(12월 5~7일 조사) 16%에서 이달 22%로 6%포인트 상승했다. 해당 조사에서 23%를 기록한 이 대표와는 1%p 차이를 보였다.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된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국민의힘 내부적으로는 한 위원장의 등판이후 4·10 총선 구도가 '윤석열 대 이재명 대표'에서 '한동훈 대 이재명'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국민의힘 재선의원은 "이재명 대표 피습 사태 등이 있었지만 (한 위원장이)정치 초년생이라고는 보기 어려울 정도로 침착하고 정제된 메시지를 내놓았다는 것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한 위원장의 등판 이후 국민의힘 지지도도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리얼미터가 지난 11~12일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응답률 3.3%)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물은 결과 국민의힘은 전주대비 3.0%p 오른 39.6%를 나타냈다. 민주당 지지율이 2.1%p 떨어진 42.4%를 기록하며 서 양당 간 격차는 2.8%p로 좁혀졌다. 이 역시 오차범위(포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안으로 들어왔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럼에도 여론은 여전히 '정권 견제론'이 우세한 모습이다. 장래 지도자 선호도 조사와 같은날 발표된 한국갤럽의 조사(9~12일 조사)를 보면 올해 4월 총선 결과 기대 조사에서는 '여당 다수 당선(정권 지원론)'이 35%, '야당 다수 당선(정권 견제론)'이 51%로 나타났다. 갤럽 관계자는 "(2023년) 10~11월 연속 감소했던 양론 격차가 12월 크게 벌어졌고 이후 비대위가 출범했으나 구도는 달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한 위원장은 야당과의 차별화 포인트로 민생과 정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정부와 보조를 맞춰 국정을 이끌어나가는 집권여당인 만큼 실행이 담보되는 정책을 전면에 내세워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는 야당과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첨예한 입법 갈등 상황에서 매번 의석수에서 밀리던 소수여당의 패배 의식도 다잡겠다는 계산도 깔렸다.
국민의힘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총선 공약개발본부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총선 공약 마련에 돌입했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홍석철 서울대 교수, 정우성 포항공대 교수를 총괄공동본부장에 임명했다. 한 위원장은 "우리 시대 동료 시민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꼼꼼히 체크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제시한 뒤 정부·여당으로서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국민들께 보여드릴 수 있는 최대의 자원과 자산을 동원해 흡족해하실만한 공약을 제공하겠다"고도 했다. 이 자리에선 지난 총선에서 제대로 된 공약 하나 발표하지 못하고 선거를 치렀다가 참패한 것을 교훈으로 삼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와 함께 이달 16일엔 국민의힘 공천룰을 정할 공천관리위원회 1차 회의도 열린다. 공관위는 한 위원장과 정영환 고려대 교수가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공관위는 총선 인적쇄신의 신호탄이 될 컷오프 기준 등을 곧 공개할 방침이다. 지난해 혁신위원회와 지역 당협에 대한 당무감사 결과 등을 종합 반영할 경우 이른바 '물갈이' 비율은 20~3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3선 이상 중진의 '희생'을 강조했던 혁신위와는 달리 한동훈 비대위는 '이기는 공천'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선수에 관계없이 후보의 도덕성, 총선 경쟁력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 위원장은 공천 신청자들을 상대로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 '금고 이상 형 확정시 세비 반납' 등 정치혁신 서약서를 받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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