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5·18 폄훼 기사 배포한 인천시의장, 한동훈 비판 기사도 공유
인천시의원·사무처 직원 등 단체 대화방에 5·18 관련 기사 링크·지면 공유
여당 시의원들, 허식 사퇴 요구…"자중해도 시원치 않을 상황에 분란 조장"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스카이데일리' 지면 기사를 시의원들에게 배포해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허식 인천시의장이 또다시 해당 매체 기사를 시의회 관계자들에게 공유했다. 이번엔 '5·18 북한군 개입설' 뿐 아니라 허 의장을 질타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판하는 내용의 기사도 함께 공유됐다.
미디어오늘 취재에 따르면 인천시의회 사무처 직원은 15일 “의장님 요청으로 공유한다”며 인천시의회 의원과 사무처 직원 등 60여명이 있는 단체 대화방에 스카이데일리 기사 이미지와 링크를 공유했다. 공유된 기사는 <“한동훈 '北개입 변란' 5·18 너무 몰라… 국힘 분열만 불렀다”> <국민의힘, 韓 비대위원장 1인 정당인가> 등이다. 허 의장은 지난 2일 신문 배포로 자신에 대한 당 윤리위 회부가 결정되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해당 징계에 대한 의지를 밝히자, 지난 7일 국민의힘에서 탈당했다.
스카이데일리의 <“한동훈 '北 개입 변란' 5·18 너무 몰라… 국힘 분열만 불렀다”> 기사는 “한동훈 위원장이 광주 5·18을 민주화투쟁으로 정의하고 헌법전문 수록을 적극 추진한다고 공언하는데 참으로 기막히고 한심하다. 광주 5·18 무장폭동은 100%·200%·500% 북한이 개입한 국가전복 변란이었다”는 마이클 리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주장을 전했다.
기자수첩 형태의 <국민의힘, 韓 비대위원장 1인 정당인가> 기사는 허 위원장 관련 한동훈 비대위원장 대응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다. 스카이데일리 기자는 “문제는 한동훈 국힘 비대위원장의 말 한마디로 자당 소속인 허식 의장을 징계하려는 국힘 인천시당 윤리위원회를 단시간에 열었다는 점”이라며 “낙하산으로 임명된 중앙당 일개 비대위원장이 취임 며칠 만에 '(허 의장을) 내보내라 마라'하는 게 과연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법한 일인가”라고 주장했다.
허 의장은 이미 자신이 속했던 여당 시의원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지난 13일 비상총회를 가진 국민의힘 소속 인천시의원들은 허 의장이 사퇴 권고안을 거부하면 18일 불신임 안건을 발의하고, 23일 본회의에서 이를 표결하겠다고 밝혔다. 이 와중에 허 의장은 5·18 폄훼 주장 기사를 다시 배포하면서, 자신을 징계한다는 여당 지도부 비판 기사까지 공유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명주 인천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미디어오늘에 “자중해도 시원치 않을 상황에 분란의 소지를 만들고 있다. 의원직 유지(여부)까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잘못된 기사가 있다면 이를 바로잡아야 하는데, 배포한다는 건 (기사 내용에) 동의한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특히 공유한 기사는 한동훈 위원장을 저격하는 내용인데, 국민의힘에서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김명주 의원은 특히 “5·18 민주화운동은 역사로 규정되어 있다”며 “정치적 사상 같은 문제가 아니다. 규정된 역사를 왜곡한 건데, 공인이 그랬다면 더 큰 문제”라고 밝혔다.
미디어오늘은 허 의장에게 스카이데일리 기사를 공유한 이유,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입장 등을 물었으나 답이 오지 않았다.
스카이데일리가 주장하고 있는 '북한군 개입설'은 실체가 불분명하다. JTBC가 지난 2020년 5월 보도한 팩트체크 기사에 따르면 1980년 5월9일 미국 CIA는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에 '한국의 정치적 불안 상황을 빌미로 해서 북한이 군사행동을 할 기미를 보이는 게 없다'고 보고했다. 그해 6월5일 미국 국가정보위원회는 '북한이 몇 달간 군사행동을 자제하고 있다'고 했다.
법원과 국방부도 북한 개입설이 근거가 없는 허위내용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방부는 2019년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당시 민중당 국회의원)에게 "5.18 당시 북한군의 개입 의혹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지방법원은 2017년 "(북한군 개입설은) 신빙성이 부족한 허위 주장"이라고 지적했으며,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광주지방법원의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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