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 경영권 싸움 '키맨' 신동국, 선대회장과 인연이 꽃놀이패로
모녀와 장·차남 사이의 표 대결 가능성 커져
선대 회장과 각별한 사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캐스팅보트 쥐어
지분율 싸움 거세질수록 한미사이언스 주가 상승효과 커질 듯
최근 OCI-한미의 통합을 앞두고 한미그룹 내에서 경영권 분쟁이 터졌다. 지난 12일 양사는 지분을 교환해 서로의 지주사 최대 주주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통합한다고 밝혔다. 통합이 완료되면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이 10.4% 지분으로 OCI홀딩스 최대 주주가 된다.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3%를 차지해 최대 주주가 된다.
이에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은 이번 그룹 간 통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모녀(송영숙·임주현)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날 본지와 인터뷰에선 동생인 임종훈(차남) 한미약품 사장과 함께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주주총회 표 대결도 염두에 뒀다고 밝혔다.
경영권 분쟁은 장기전으로 갈 수 있다. 임종윤 사장은 당장의 법적 대응을 예고했지만 한미그룹은 "이번 통합 절차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OCI-한미의 그룹 통합 이후까지 경영권 분쟁이 길어지면 신 회장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OCI-한미 통합 이후 임종윤·임종훈 형제의 한미사이언스 예상 지분율은 18.74%로 20%에 육박한다. 앞서 임종윤 사장은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해 IB(투자은행) 업계에서 국내외 기관들과 접촉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반면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실장은 지주사 주식을 OCI홀딩스에 대부분 양도·현물출자한다. 통합 이후 송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예상 지분율은 1%대로 추정된다. 임 실장도 약 2% 지분만을 보유할 것으로 보인다. OCI홀딩스를 합친 송 회장의 우호 지분율은 약 30%로 예상된다.
통합 이후 신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예상 지분율은 11.12%다. OCI홀딩스에 이어 2대 주주에 오른다. 신 회장은 한미그룹 창업자인 고(故) 임성기 선대 회장의 고향 후배다. 각별한 사이였던 임 회장으로부터 투자를 권유받아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주식 보유 목적은 경영 참여가 아니라 단순 투자다. 일각에선 1950년생의 신 회장이 현재 고령이고, 상속세 문제 등으로 한미사이언스 등 주식을 증여하기보단 매각할 수 있다며 모녀와 장·차남이 향후 이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 회장의 마음을 두고 양측은 서로 해석을 달리한다. 한미그룹은 "신 회장은 임성기 창업 회장의 오랜 고향 후배로 그동안 한미 최고 경영진의 든든한 우호 지분 보유자로서 역할을 해 왔다"며 "이번 통합에도 한미그룹 최고 경영진과 같은 뜻으로 지지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임종윤 사장은 "신 회장과도 계속 대화하고 있다"며 자신에게 가담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미그룹 모녀와 장·차남의 경영권 분쟁은 지속적으로 지주사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경영권 분쟁은 기업 주가를 올리는 경향이 있다. 상대보다 많은 지분을 확보하려면 직접 주식을 대거 매수하거나 우호 지분을 만들어야 한다. 주식을 사려는 수요가 많아져 자연스럽게 주가가 오른다. 여기에 수익 실현을 기대하는 개인 투자자까지 몰리면서 상승효과가 더 강해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0년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다. 당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KCGI자산운용·조승연(개명 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으로 이뤄진 이른바 '주주연합'이 서로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주가는 양측의 분쟁이 거세지면서 급등했다. 2020년 연초 4만1900원이었던 한진칼 주가는 연중 한때 10만9500원까지 2배 이상 올랐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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