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돌려주고 대손비용 쌓고" 銀, 당국 압박에 주주 배당 딜레마
당국·여론 등쌀에 銀 딜레마..."고배당 부담"
■4·4분기만 보면 시장기대치 30% 하회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16조5510억원에 달한다. 지난 2022년 추정치인 15조7312억원보다 3.6%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연간 당기순이익 전망치도 17조2316억원으로 집계돼 전년보다 4.1%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4·4분기만 놓고 보면 은행업 순이익은 시장기대치의 최대 30%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9일 은행업 분석 리포트에서 4대 금융지주를 포함해 기업은행과 BNK·DGB·JB금융지주의 4·4분기 순이익을 2조6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시장기대치를 30% 낮춘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주로 상생금융 2조원 중 상당부분이 4·4분기에 선(先)반영되면서 비이자이익 추정치를 2조6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나·우리금융은 지난해 4·4분기에 상생금융 지원금의 약 60%를, 그 외 다른 금융사들은 비용 대부분을 '털어버릴' 것으로 분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 ‘리딩뱅크’(실적 1위)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던 분위기였다면, 지금은 오히려 그 자리가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민생금융으로 책정된 행별 3000억원 규모의 지원금을 지난해 4·4분기 실적에 태워 당기순이익 규모를 줄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여기에 대손충당금 적립과 계절적 요인도 있다. 부도시 손실률(LGD),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을 고려한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이 예상된다. 희망퇴직 비용 등 계절적 요인에 따른 판매관리비를 감안하면 컨센서스를 최대 30% 밑돌 것이라는 게 증권가 관측이다.
■ 당국·여론 등쌀에 銀 딜레마..."고배당 부담"
예상치 못한 상생금융 비용부담을 포함해도 금융지주들이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이들이 마냥 웃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 오는 2~3월 배당 시즌을 앞두고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펼치기 어려워서다.
업계에서도 "은행산업에 대한 비판적 여론으로 배당 등 주주 환원을 적극적으로 하기 어렵다"라고 전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행산업이 이자이익으로 돈을 많이 벌었다는 데 대해 여론이 좋지 않다"며 "직원 성과급, 주주 배당성향을 확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4·4분기 당기순이익 자체가 줄어들 걸 고려하면 주주환원율에 변화가 없어도 배당액은 축소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당기순이익 감소에 따른 주주환원율 유지라는 착시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권에서는 "돈을 많이 벌어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것도 딜레마"라며 고배당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이에 주주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배당을 지난해보다 크게 올리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신한투자증권은 △KB금융 35% △하나금융 32% △우리금융 30% 수준의 총주주환원율을 예상했다. SK증권에서는 △KB금융 35.3% △신한금융 36.6% △하나금융 32.2% △우리금융 30.1%으로 각각 전망했다. SK증권은 "상생금융 등 이슈로 이익 측면에서 일부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주주 환원 확대에 힘입어 전년 수준의 배당이 전망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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