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윤 개혁 연대하자"…'민주당 비례위성정당' 되겠다는 野 군소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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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 '빅텐트' 구상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야권 군소정당의 4월 총선 연대 전략도 구체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반윤(反尹) 개혁 연대'를 주장하는 개혁연합신당 등 범야권과 비례대표 선거에서 연대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민주당 일각에선 위성비례정당 비판을 피해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꼼수 위성정당'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윤 연대하자" 민주 위성정당 노리는 군소정당
기본소득당·열린민주당·사회민주당은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 등에 "민주 진보진영이 참여하는 비례연합정당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이런 '개혁연합신당'은 기본소득당 대표인 용혜인 의원이 이끌고 있다.
개혁연합신당 구상은 4월 총선이 병립형이 아니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치러지는 걸 전제로 한다. 민주당은 당초 병립형 회귀에 무게를 둬왔지만, 최근에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면서 제도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 의원의 개혁연합신당 구상도 이같은 민주당 흐름 속에서 나온 것이다.
개혁연합신당은 '조국 신당' '송영길 신당' 등과의 연대 가능성도 열어놨다. 용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조국 전 장관도 함께 하느냐"는 질문에 "모든 분들을 포함한다"고 했다. 그는 "시민사회에서도 공감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화답하는 분들과 빠른 시일 내에 만나 얘기하려고 한다"고 했다.
용 의원은 이날 민주당을 향해서도 비례연합정당에 함께하자고 정식 제안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용 의원을 향해 "개혁연합신당을 내걸었지만, 사실상 지난 21대 총선 때처럼 민주당의 위성정당 소속으로 당선되겠다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용 대표는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이후 탈당해 기본소득당을 이끌고 있다.
용 의원은 이런 비판에 대해 "윤석열 정권에 맞서 싸울 수 있는 현실적 방안에 대한 고민의 답"이라며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정당들이 수평적으로 손 잡고 국회에 진출해 개혁 과제를 완수하자"고만 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그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총선처럼 위성정당을 또다시 창당하는 건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용 의원이 '반윤 연대'를 기치로 사실상의 비례위성정당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어서다. 실제 민주당 분위기도 우호적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BBS 라디오에 나와 "위성정당 제도를 방지할 수 없을 때 불가피한 선택지 중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제안을) 받는다는 게 아니라 논의를 해볼 만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4선 중진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도 "용 의원의 비례연합정당 제안을 지지한다"며 "비례연합정당은 과거 위성정당 논란과 전혀 상관이 없다"고 했다. 우 의원은 "소수 정당에 대한 배려가 전제되고,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는 뒷순위에 배치하되, 민주당은 지역구도 해소를 위해 상대적으로 열세 지역 후보들을 상위 순번에 배치한다면 위성정당 논란은 더욱 불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잡은 정의-녹색, 류호정은 탈당
개혁연합신당과 별개로 진보좌파 진영에 있는 정당 간 합종연횡도 가시화되고 있다. 정의당은 전날 녹색당과 선거연합정당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녹색정의당'(가칭) 이름으로 당명을 바꿔 함께 총선을 치를 계획이다.
정의당은 지난해 말 녹색당 외에 진보당·노동당에도 선거연합정당 합류를 제안했다. 하지만 전날 결정에서 진보당과 노동당은 빠졌다. 진보당은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으로 강제 해산된 옛 통합진보당(통진당)의 후신으로 평가된다. NL(민족해방)계 주사파가 중심인 경기동부연합 세력이 주축이다.
진보당은 정의당 중심의 선거연합정당이 아니라 민주노총 중심의 선거 연합을 구상하고 있다. 진보당 관계자는 "정의당이 아니라 민주노총이 중립적인 위치에서 선거 연합의 중심을 잡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민주노총이 선거용 정당, 이른바 '플랫폼 정당'을 만들고 4개 진보좌파 정당 후보가 '민주노총 정당'(가칭) 후보로 총선을 치르는 방식이다.
정당법상 이중 당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소속 정당은 탈당하고, 선거 때만 민주노총 정당에 가입해 총선을 치르자는 것이다. 하지만 정의당에서는 이같은 진보당 구상에 회의적이다. 당 관계자는 "총선 후보가 모두 탈당해버리면 정당 보조금 삭감 등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당 운영이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의당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진보당이 내걸고 사실상 관망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양당 측은 "협의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고 했지만, 기존에 제안된 방식으로는 선거 연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정의당 비례대표 1번'인 류호정 의원은 이날 탈당을 선언했다. 비례대표인 류 의원은 탈당으로 의원직을 상실하게 됐다. 류 의원은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인 새로운 선택 창당에 참여하고 있다. 류 의원은 "정의당이 '민주당 2중대'의 길로 가고 있다"며 "정의당은 조만간 조국 신당, 개혁연합신당, 진보당 등과 함께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위성정당에 참가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연합정당이라는 교묘한 수사와 '민주당 느낌'을 최대한 빼는 수작"이라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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