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이현, 파격적인 ‘불륜女’ 연기 (나의 해피엔드)
배우 소이현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이 반갑다.
소이현은 최근 방송된 TV조선 토일드라마 ‘나의 해피엔드’에서 절친이었던 재원(장나라 분)을 향한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윤진(소이현 분)의 속내와 그러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과정들을 설득력 있게 소화했다.
앞서 순영(손호준 분)이 아닌 그의 쌍둥이 형 치영(손호준 분)과 만나고 있다던 윤진의 거짓말이 밝혀지고, 이들의 사랑은 생각보다도 깊고 오래됐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충격을 준 바 있다.
소이현의 연기는 극과 극을 오갔다. 그는 씁쓸한 목소리로 “소중한 걸 잃고 나면 알게 돼. 인생이 얼마나 부질없고 공허한지”라며 윤진의 채워지지 않는 허무함을 드러내다가도, 테오가 순영과의 관계를 지적하자 바로 얼굴을 갈아 끼운 듯 “난 처음부터 솔직히 털어놓고 싶었다. 순영 씨한테 사정이 있다길래 허치영인 척 맞장구쳐준 것 뿐”이라고 당당한 태도를 보여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자신의 그림에 검은색 페인트를 끼얹으며 복수를 하는 재원의 앞에서 처절하게 절규하는 모습 역시 소이현 연기의 진수를 엿볼 수 있었다. 분노와 절망, 허탈함 등의 많은 감정들이 느껴지는 그의 눈물은 윤진을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인물로 만들었던 것.
더 나아가 자신과 재원을 끊임없이 비교하는 아버지에게 화를 내다가도 더 이상 말이 통하지 않음을 깨닫고, 모든 걸 포기하고 자리를 떠나는 소이현의 연기는 한편으로 왜 윤진이 재원을 향한 질투와 적의를 가질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주면서 짠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한계 없는 연기력과 폭넓은 캐릭터 소화력을 자랑하는 소이현은 윤진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복잡한 심리를 밀도 있게 표현할 뿐 아니라,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예측 불허의 전개 속 ‘긴장감 메이커’ 그 이상의 존재감을 발휘했다.
한편 ‘나의 해피엔드’는 매주 토, 일 오후 9시 10분에 방송된다.
김나연 온라인기자 letter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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