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이적하니 MVP 경쟁자만 무려 4명, '이도류 불가' 핸디캡 딛고 역대 2번째 '대업' 도전

양정웅 기자 2024. 1. 1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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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MLB) 데뷔 6년 만에 2번의 MVP를 차지한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 그러나 리그를 옮기자마자 강력한 수상 경쟁자들이 득실거리고 있다.

일본 매체 도쿄 스포츠는 15일 "미국 유명 베팅업체 'BetMGM'에 따르면 오타니는 2024시즌 내셔널리그 MVP 배당 확률에서 3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날 기준 내셔널리그 MVP 배당률에서 오타니는 +900으로 3위에 위치하고 있다. 숫자가 낮을 수록 수상 확률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 것인데, 현재 내셔널리그 1위는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의 +525, 2위는 오타니의 새로운 팀 동료인 무키 베츠(다저스)의 +650이다.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하다. 또다른 업체인 'Draftkings'에서는 아쿠냐가 +550, 오타니와 베츠가 +650으로 공동 2위에 위치하고 있다. 'FanDuel'이라는 곳에서는 아쿠냐 +500, 베츠 +650, 오타니 +950으로 'BetMGM'과 비슷한 분포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오타니는 MVP를 수상할 때는 적수가 보이지 않았다. LA 에인절스 소속이던 2021년 처음으로 아메리칸리그 MVP를 차지했을 때 오타니는 1위 표 30장을 싹쓸이하며 만장일치 수상을 기록했다. 총점에서도 420점을 획득하며 2위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269점), 3위 마커스 시미언(당시 토론토, 232점)을 멀찍이 제쳤다. 이어 지난해에도 1위 표를 쓸어간 오타니는 사상 처음으로 만장일치 MVP를 2번 이상 받은 선수가 됐다.

일본에서 2023시즌 오타니 쇼헤이의 MVP 수상 소식을 알리는 호외가 나눠지고 있다. /AFPBBNews=뉴스1
당연히 적수를 찾을 수 없었다. 지난해에는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9월 초 시즌아웃됐지만, 미국 현지의 도박사이트에서는 오타니의 MVP 배당률을 이른바 '정배'에 해당하는 마이너스 배당률로 표기했다. 내셔널리그에서는 아쿠냐와 베츠, 프레디 프리먼(다저스)의 3파전으로 예상했던 것과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하지만 이제 내셔널리그로 오면 분위기가 다르다. 지난해 오타니와 함께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에서 5위 안에 들었던 코리 시거와 시미언(이상 텍사스), 훌리오 로드리게스(시애틀), 카일 터커(휴스턴)는 모두 MVP를 받아본 적이 없다. 그러나 내셔널리그 톱5에서는 베츠가 2018년 아메리칸리그, 프리먼이 2020년 내셔널리그 MVP를 차지했던 경험이 있다. 결과적으로 이들을 제치고 아쿠냐가 만장일치로 최우수선수의 영예를 안았다.

오타니와 아쿠냐, 베츠는 올해도 내셔널리그에서 MVP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아쿠냐는 지난해 159경기에 나와 타율 0.337 41홈런, 106타점 149득점 73도루 OPS 1.012를 기록, 메이저리그 역사상 전대미문의 40(홈런)-70(도루) 클럽 가입자가 됐다. 베츠 역시 주 포지션인 우익수 외에도 2루수까지 소화하는 유틸리티 능력을 보여주며 152경기에서 타율 0.307 39홈런 107타점 126득점 14도루 OPS 0.987이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왼쪽). /AFPBBNews=뉴스1
무키 베츠(왼쪽)와 프레디 프리먼. /AFPBBNews=뉴스1
지난해와 달리 오타니에게 불리한 점도 있다. 바로 마운드에 설 수 없다는 점이다. 오타니는 지난해 8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으나, 1⅓이닝 만에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오른쪽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UCL) 파열 진단을 받아 수술대에 올랐다. 적어도 올 시즌 투수 등판은 없을 예정이다. 지명타자로만 나서야 하는 오타니는 압도적인 타격 성적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베츠와 우익수인 아쿠냐를 제치기 어렵다.

이 세 선수가 '빅3'를 형성한 가운데 지난해 3위였던 프리먼이 가세할 수 있고, 이미 2번(2015, 2021년)이나 내셔널리그 MVP를 수상했던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까지 합류한다면 올해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만약 오타니가 올해도 MVP를 차지한다면 프랭크 로빈슨(1961년 내셔널리그, 1966년 아메리칸리그)에 이어 역대 2번째 양대리그 수상자가 된다. 또한 연달아 다른 리그에서 수상하는 건 오타니가 최초가 된다.

브라이스 하퍼.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가 자신의 2021년 아메리칸리그 MVP 트로피를 들고 있다. /AFPBBNews=뉴스1
지난 2018시즌을 앞두고 에인절스와 계약한 오타니는 지난해까지 6시즌 동안 타자로는 701경기에 나와 타율 0.274(2483타수 681안타), 171홈런 437타점 428득점, 86도루, 출루율 0.366 장타율 0.556, OPS 0.922의 성적을 거뒀다. 투수로는 86경기 모두 선발로 등판해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 481⅔이닝 608탈삼진 173볼넷, WHIP 1.08을 기록했다. 2018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2021년과 지난해에는 리그 만장일치 MVP를 수상했다.

오타니는 2023시즌에도 타자로서 135경기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 102득점 20도루, 출루율 0.412 장타율 0.654 OPS 1.066, 투수로서 23경기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 132이닝 167탈삼진을 기록했다.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은 팬그래프(9.0)와 베이스볼 레퍼런스(10.0) 기준 모두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9월 중순 시즌을 조기 마감했음에도 엄청난 성적을 올렸다. 2년 전 2개 차이로 차지하지 못했던 리그 홈런왕을 차지했고, 출루율과 장타율도 선두에 올랐다.

이에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오타니는 FA(프리에이전트) 시장의 '스페셜 원'으로 등극했다. 각종 매체의 FA 랭킹에서는 1위를 놓친 적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이에 수많은 팀이 경쟁에 나선 가운데, 최종 승자는 다저스였다. 오타니는 지난달 중순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226억원)라는 천문학적인 계약을 맺었다. 이는 북미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 규모의 계약이다. 앞서 지난 2020년 미국프로풋볼(NFL)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주전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에게 안겨준 10년 4억 5000만 달러(약 5933억 원)가 이전 기록이었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액은 LA 에인절스와 마이크 트라웃이 2019시즌을 앞두고 체결한 12년 4억 2650만 달러(약 5623억 원)의 연장계약이고, FA만 따지면 지난해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의 9년 3억 6000만 달러(약 4746억 원)다.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더욱 놀라운 건 계약기간 오타니가 실제로 받는 돈은 훨씬 적다는 것이다. 그는 매년 연봉 7000만 달러(약 922억 원) 중 200만 달러(약 26억 원)만 받는다. 계약 총액의 무려 97%에 해당하는 6억 8000만 달러(약 8965억 원)가 추후 지급된다. 미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그는 계약 기간이 끝난 뒤 2034년부터 2043년까지 10년 동안 무이자로 나머지 금액을 받는다. 이는 이른바 '디퍼 계약(The deferrals)'으로 메이저리그에서 구단과 선수가 초대형 규모의 계약을 맺을 경우, 구단이 일부 연봉을 나중에 지급하는 방식의 계약이다. 오타니가 이 방법을 선제안했다는 사실이 더욱 화제가 됐다.

덕분에 재정에 여유가 생긴 다저스는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타일러 글래스노우, 외야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영입하면서 대거 전력보강에 나섰다. 오타니는 입단 기자회견에서 "원래 어떤 선수나 계약 규모가 클 경우, 디퍼 계약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또 그 금액에 관한 부분도 선수에게 일임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렇게 해서 페이롤에 있어서 유연성을 구단이 갖는다면, 저는 나중에 받아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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