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벨로 대통령, ‘지각’ 취임…검찰 이어 야당의 공세로 행사 늦춰져

박병수 기자 2024. 1. 1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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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도 아레발로 과테말라 대통령(65)이 야당의 정치공세로 '지각' 취임했다.

중도 좌파 성향의 아레발로 당선자는 14일(현지시각) 계획보다 9시간 늦은 밤늦게 열린 취임 행사에서 대통령 취임 선서를 했다.

아레발로 당선자의 지지자들은 이날 대통령 취임식이 열릴 예정이던 국립극장 주변에 몰려들어 "야당이 아레발로 정부 출범을 막고 있다"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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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도 아레발로 대통령이 14일 밤 늦게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과테말라/로이터 연합뉴스

베르나르도 아레발로 과테말라 대통령(65)이 야당의 정치공세로 ‘지각’ 취임했다.

중도 좌파 성향의 아레발로 당선자는 14일(현지시각) 계획보다 9시간 늦은 밤늦게 열린 취임 행사에서 대통령 취임 선서를 했다.

이날 취임식은 이번에 함께 임기를 시작하는 의회에서 아레발로 당선자가 이끄는 여당 ‘풀뿌리운동’ 의원 23명의 지위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면서 늦어졌다. 야당에선 ‘여당인 풀뿌리운동이 검찰 수사를 받고 당 활동 정지 명령을 받았기 때문에 여당 의원들이 비교섭단체인 무소속’이라며 ‘여당 의원들에 의장단 피선거권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풀뿌리운동에선 자당 의원들의 의장단 피선거권에 아무 문제없다고 반박하고 나서 갈등이 빚어졌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3시 과테말라 국립극장에서 치러질 예정이었던 대통령 취임 행사가 밤 늦은 시각으로 늦춰져 열렸다.

이번에 구성되는 과테말라 의회는 전형적인 여소야대이다. 풀뿌리운동이 차지한 의석은 전체 160석 가운데 23석에 그친다.

아레발로 당선자의 지지자들은 이날 대통령 취임식이 열릴 예정이던 국립극장 주변에 몰려들어 “야당이 아레발로 정부 출범을 막고 있다”고 항의했다.

아레발로 당선자는 지난해 7월 대선에서 1차 투표를 2위로 통과한 뒤 한달 뒤인 8월 결선에서 우파 성향의 산드라 토레스(68) 후보를 20% 포인트 넘게 앞서며 깜짝 당선됐다. 그러나 이후 아레발로 당선자는 검찰의 수사와 야당의 정치적 공격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다.

콘수엘로 포라스 검찰총장과 라파엘 쿠루치체 특검은 여러 차례 압수수색과 관련자 소환 조사를 통해 풀뿌리운동의 당원 부정등록 의혹과 대선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한 뒤 “부정선거 의혹이 있다”며 “대선 결과를 무효로 하고 당선자의 면책특권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선거 법원은 “선거 과정은 검증이 끝났고, 그 결과는 변경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미국과 주변 중남미 국가를 포함한 국제사회는 이런 논란에 대해 “포라스 검찰총장의 대선 무효화 시도는 쿠데타 음모”라며 아레발로 당선자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대선 전 미국은 포라스 검찰총장과 몇몇 검사들에 대해 부패혐의 수사 방해 등을 이유로 제재 명단에 올렸으며, 지난달엔 의원 100여명을 포함한 과테말라인 300명에 대해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이유로 미국 비자 발급 제한 대상에 올렸다.

이날 아레발로 당선자의 취임식에는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 서맨사 파워 미국 국제개발청장(AID) 청장,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 등이 참석해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이날 취임식이 늦어지자, 미국 등 아메리카 대륙 35개 나라가 회원국인 미주기구(OAS)와 유럽연합은 성명을 내어 과테말라 의회에 “헌법에 규정된 대로 권력을 넘기는 헌법상의 의무를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외교관 출신인 아레발로 당선자는 과테말라 역사상 민주적으로 당선된 첫 대통령인 후안 호세 아레발로 베르메호 전 대통령(1945~51년 재임)의 아들이다. 과테말라에서 좌파 성향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알바로 콜롬 전 대통령(2008~12년 재임) 뒤 처음이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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