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고용차관 "대법 '연장근로 판결' 따라 '행정해석' 변경 검토"
"2월 중 노사정 사회적 대화 본회의 개최 예정"
"작년 고용률 역대최고, 실업률 역대최저...민간일자리 창출성과"
"50인미만 중대법 적용 대상 中企 83만개...유예, 25일 마지막 기회"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대법원 판결로 인해 일부 행정해석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은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나 근로시간 제도개편방안과 관련 “근로기준법 제53조1항에는 연장근로에 대한 노사합의시 일주일에 12시간 한도로 규정돼 있어 기존 행정해석이나 판례는 1일 8시간 초과분을 합산해서 12시간이 넘으면 위반으로 봐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법정근로시간은 1일 8시간, 1주 40시간이다. 주 40시간을 기본으로 최대 12시간까지 연장근로가 가능해 주당 총 52시간까지 근로를 할 수 있지만, 주 단위가 아닌 1일 8시간을 넘기는 것이 법 위반인지 여부를 두고 해석이 엇갈렸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25일 ‘주 52시간제의 연장 근로 한도인 12시간을 일주일 단위로 계산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종전에는 하루 8시간을 넘긴 근로시간은 모두 연장 근로로 간주해 위법 여부를 가렸다. 주 52시간 운용을 하루 단위에 묶지 말고 일주일 단위로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차관은 “근로시간 운영을 유연하게 해도 된다는 게 대법원 판결의 핵심”이라며 “판결 취지에 맞게 행정해석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당 연장근로 한도위반은 형사처벌 대상인 만큼 전문가들과 현장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차관은 그는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은 1904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720시간보다 여전히 많다”며 “장시간 근로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행 근로기준법 기준 내에서 행정해석을 하되 건강권 문제 등에 대해선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통해 결정하겠다”며 “사회적 대화를 통해 충분히 공감대 형성한 후에 그 결과를 토대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차관은 “2월 중 사회적 대화 본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주까지 한국노총 사무총장, 경총 부회장,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 그리고 저까지 7차례 대표자급 회의를 운영했다”면서 “경사노위를 중심으로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통한 의제 설정, 위원회 구성방안 결정하는데 의제 설정과 의제별 위원회를 구성하고 노사정 대화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 주제는 고용정책을 망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차관은 “저출산고령화 대응에 대한 일가정양립, 계속고용 이슈, 산업전환, 근로시간 정책이슈 등이 논의되고 있다”면서 “노사정 사회적 대화가 본격 논의되려면 모든 아젠다가 한꺼번에 논의 어려워 논의 순서도 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차관은 지난해 고용부가 노사법치, 일자리창출, 중대재해로드맵 등에서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노동현장 불법행위 감소로 노사 안정화가 이뤄졌고 파업 손실일수동 58만일로 역대 정부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며 “일차리창출 역시 민간 중심으로 집중되고 있고, 고용서비스 지원책도 노동시장 참여형으로 바뀌어 고용률은 역대 최고, 실업률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또, “실업급여 재취업률도 최근 6~7년만에 30%를 넘어섰다”고 부연했다. 그는 “중대재해감축로드맵도 성과를 내고 있다”며 “산재 사망자수가 처음 500명대로 줄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이 차관은 “지난해 사회적 대화의 문을 열었다”면서 작년 11월 한국노총의 경사노위 복귀도 성과로 평가했다. 반면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작년에 이어 노동정책 숙제를 안게 됐는데, 제일 먼저 대두된 것이 중대재해처벌법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을 2년 유예하는 것”이라며 “행정대상으로 꼽는 50인 미만 사업장은 83만개로 그 중 고위험 사업장은 8만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선 2년 유예 법안이 통과되지 않았다”면서 “25일 국회 본회의가 마지막 기회로 국회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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