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선물 ETF 허용 일단락...국내서 투자 가능한 선물 ETF 주목

금융위 “현물 ETF 금지·선물 ETF 허용” 정리
KB증권, 가상자산 선물 ETF 매수 거래 재개
‘삼성 비트코인 선물 액티브’ ETF 등 관심커져
업계 “현물 ETF 허용으로 선물 ETF도 성장할 것”

금융당국이 국내 증권사에서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는 금지한 반면, 선물 ETF는 허용으로 정리한데 따라 국내서 거래가능한 비트코인 선물 ETF 상품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미국에서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따라 현물 시장이 성장하면 자연스레 선물 시장의 거래량도 증가하면서 인버스 상품 등 다양한 수요에 따른 시장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당초 비트코인 선물 ETF 거래 중단을 공지했던 KB증권은 이날 해당 공지를 삭제했다. 지난 12일 KB증권은 23개 가상자산 기초 ETF에 대해 신규 매수를 제한한다고 공지했는데, 기존에 거래를 제한하지 않던 선물 ETF 상품들이 끼어있어 논란이 됐다. 금융당국이 전날 ‘해외 비트코인 선물 ETF’ 상품은 종전처럼 거래할 수 있고, 이를 규율할 계획이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리자 선물 상품 거래를 재개한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선물 ETF는 허용, 현물 ETF는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금융위는 “미국은 우리나라와 법체계 등이 달라 미국 사례를 바로 적용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위는 “해외 비트코인 선물 ETF는 현행처럼 거래되며, 현재 이를 달리 규율할 계획이 없다”고 정리했다. 선물 ETF는 자본시장법(4조 10항)상 기초자산(금융투자상품, 통화, 일반상품, 신용위험 등)에 포함된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현재 국내서 거래 가능한 주요 비트코인 선물 ETF에는 미국 상품으로 ‘프로쉐어즈 비트코인 전략’(BITO), ‘반에크 비트코인 전략’ (XBTF), 발키리 비트코인&이더 전략(BTF) ETF 등이 있다. 홍콩 시장에는 ‘CSOP 비트코인 선물’, ‘삼성 비트코인 선물 액티브’ ETF 상품이 있다.

특히 미국의 프로쉐어즈 비트코인 전략 상품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대감과 맞물려 지난 8일 기준 20억 달러가 넘는 자산을 축적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돈나무 언니’로 알려진 캐시 우드의 아크 인베스트는 2억 달러가 넘는 코인베이스 주식을 매각하고, ETF를 통해 9200만 달러를 BITO에 투자하기도 했다.

국내서 이름을 알린 비트코인 선물 ETF는 삼성자산운용이 지난해 1월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한 삼성 비트코인 선물 액티브 ETF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 상품에 투자해 비트코인 현물과 유사한 투자 성과를 얻도록 설계됐다. 가상화폐 지갑 없이도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증권계좌를 활용해 투자할 수 있다. 이 상품은 상장 1년 만에 순자산(AUM) 1000만 달러, 수익률 12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유진환 삼성운용 글로벌전략기획팀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 허용으로 비트코인 시장 전반에 긍정적 요소 기대된다. 이는 비트코인 선물 ETF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을 포함한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대거 운용에 참여함으로써 안정성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 팀장은 “전세계적으로 3억명의 이용자 확보까지 걸린 시간이 모바일폰은 21년, 인터넷은 15년이 걸렸던데 비해 크립토 자산(가상 자산)은 12년이 걸렸다”면서 “비트코인은 신뢰성 향상과 함께 가치 저장의 수단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트코인 선물 ETF 상품은 수수료나 상품구조에서 현물투자에 비해 더 높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CME 비트코인 선물 계약은 각 5BTC (비트코인)를 만기일에 인수할 수 있는 가치를 갖고 있지만, 실제 가상자산 거래소에서의 5BTC 가격과 차이가 발생한다.

또, 비트코인 현물 구매시 매수 수수료는 0.05% 안팎이지만, 운용사가 직접 운용하는 선물 ETF 상품 수수료는 BITO·BTF 등이 0.95%로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