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더 나 같은 AI?...부캐도, 친구도, 선생님도 되는 `디지털 휴먼

김영욱 2024. 1. 1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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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 발전으로 사람과 흡사...게임·연예·뉴스·유튜브 등 눈독
시간·비용 등 최소화...모델 논란의 기업 이미지 하락도 방어 가능
금융·연예계서 AI 휴먼 관심 높아...금융 비서·부캐로 활약 중
픽사베이 제공
왼쪽부터 넷마블 '리나', 스마일게이트 '한유아', 크래프톤 '애나'. 각사 제공
하나원큐에 도입된 AI뱅커. 딥브레인AI 제공

<2024, 'AI와의 삶' 원년-6>

AI(인공지능)와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점점더 사람을 닮아가는 챗GPT 같은 챗봇이 등장하면서 AI가 일상생활에 녹아들고 있다. 이 가운데 'AI와 대화하고 싶다', 'AI로 사람을 대체할 수 있을까'에 대한 궁금증을 시작으로 사람과 유사한 디지털 휴먼의 활동 무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디지털 휴먼은 영상합성, 음성합성, 사진합성 등 AI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사람과 매우 흡사해지고 있다. 게임·연예·뉴스·유튜브·교육 등에서 사람 뺨치는 활동을 하는 유명 캐릭터가 등장하기도 하고 경제적 부가가치로 이어지고 있다. '불쾌한 골짜기'라는 평이 있음에도 대중과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이전에 사람이 하지 못했던 많은 부분에서 디지털 휴먼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

영상 콘텐츠를 촬영하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데 모델이나 출연자 리스크가 기업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출연 비용도 사람보다 싸다. 디지털 휴먼은 원하는 어디에도 가고 목소리도 자유자재로 바꾼다. 디지털 휴먼은 VFX(시각효과)와 AI 기반 인지로 나뉘는데 VFX 기반인 디지털 휴먼은 시간이 많이 들지만 다양한 동작을 구현하는 데 제약이 없어 광고 시장이나 인플루언서로 쓰인다.

로커스엑스가 제작한 '로지'가 대표적 버츄얼 인플루언서다. 크래프톤은 '애나', 넷마블은 '리나'와 걸그룹 '메이브', 스마일게이트는 '한유아'를 보유하고 있다. '리나'는 대한항공의 명예 승무원으로 채택돼 실제 비행기에서 기내 안전수칙을 직접 안내하고 있다. 한유아는 '보라빛 향기'의 커버곡을 내놓고 다양한 도서를 발간하며 사람들과 교감하고 있다. '메이브'는 타이틀 곡을 출시하고 각종 음악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AI 기반의 디지털 휴먼인 AI 휴먼은 한 번 대상을 촬영하고 학습시키면 콘텐츠를 더 효율적으로 생산해 내는 강점이 있다. 뉴스 앵커, 토익 인강을 비롯한 교육 강사, 증권 애널리스트 등 다양하게 활약하고 있다.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의 AI 휴먼이 선거 유세를 뛰기도 했다.

당시 개발 PM을 맡은 이성주 딥브레인AI 팀장은 "AI를 활용해 국민의힘 당원의 연령과 성별에 맞춰 공약을 전달하는 영상을 2주 만에 50만개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도 AI휴먼을 실증하거나 도입하고 있다. 딥브레인AI은 5대 은행과 계약을 체결했다. 하나은행 모바일앱 '하나원큐'에 허송연 아나운서를 모델로 한 AI뱅커 솔루션을 공급한 게 대표적이다. 국민은행의 '리브 넥스트' 앱에도 도입돼 'AI금융비서 꿀비서'를 클릭하면 윤수빈 아나운서가 물음에 답해준다.

사진 한 장과 음성 10초만으로 디지털 휴먼 영상을 2분 만에 제작하는 '드림아바타'도 선보였다. KB증권이 PoC(기술검증)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사내망에 시스템을 구축하고 직원들이 업무에 활용할 방침이다.

이성주 팀장은 "딥브레인AI는 국내 AI휴먼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매출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AI휴먼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연예계에서도 디지털 휴먼에 대한 관심이 많다. 윤상보 갤럭시코퍼레이션 부사장은 "연예인들이 자신의 부캐릭터(부캐)로 AI휴먼을 만드는 일에 적극적이다. 자신이 쉬는 시간에도 디지털 세상 어디서나 드라마와 영화 촬영, 노래 등 활동을 하고 경제적 이득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갤럭시코퍼레이션은 실제 연예인의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해 부캐를 만드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실제 사람을 디지털화하면 불쾌함을 느낄 수 있어 실제와 디지털 이미지의 중간 지점을 찾았고 다양한 복장으로 제작하고 있다. 사업 확장을 위해 갤럭시코퍼레이션이 제작한 예능에 나온 이들과 AI휴먼 IP 관련 계약을 맺고 있다. 지난해 넷플릭스에서 인기를 끌었던 '피지컬100' 참가자들과 현재 논의를 하고 있다. 이들은 부캐에 대해 IP 계약을 맺음으로써 자신이 활동을 하지 않아도 경제적 수익을 얻을 수 있고, 갤럭시코퍼레이션측은 사람보다는 비용부담과 리스크가 적은 AI휴먼을 통해 다양한 사업모델을 시도할 수 있다. 앞으로 메타버스 생태계가 커지면 그 안에서 새로운 무대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윤상보 부사장은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수십명의 출연자들과 예능을 제작하기 앞서 아바타 계약을 맺고 있다. 예능방송을 선보이면서 연예인 아바타까지 등장시켜 다양한 컨셉의 예능이나 콘텐츠를 선보이고자 한다"고 밝혔다.김영욱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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