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훈풍 예고 … 배당 투자 봄날은 온다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4. 1. 1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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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기술株에 밀렸지만
올핸 주가 상승 매력 커져
분산투자 효과 낼 수 있는
공모펀드·ETF 방식 유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기준금리를 인하하겠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작년엔 부진했던 배당 투자가 2024년엔 빛을 발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고금리 상황 때는 채권, 머니마켓펀드(MMF) 등 캐리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대체 자산이 많아 배당 투자가 시장에서 주목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금리 인하 시 우량 배당주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가 개선되기 때문에 올해는 배당 투자가 주가 차익과 배당 이익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알짜 투자 방법'으로 급부상 중이다. 배당 투자는 개별 종목보다는 다양한 종목을 편입해 분산 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공모펀드,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방식이 유리하다.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우량 배당주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서학개미들은 '슈와브 US 디비던드 에쿼티(SCHD)' ETF를 약 4억달러(약 5200억원) 순매수 했다. 해당 기간 서학개미 순매수 순위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SCHD ETF는 애브비, 머크, 암젠, 브로드컴, 홈디포, 버라이즌, 시스코 시스템스, 코카콜라 등 장기간 배당금을 지급해온 미국 대표 우량 종목들을 담고 있다. 연 환산 배당수익률은 3.6% 수준이다. 지난 5년 동안 SCHD ETF 주가는 58% 상승했다. 매년 분기마다 분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실질 수익률은 더욱 높아진다.

지난해 SCHD ETF 주가는 0.78% 상승에 그쳤다. 빅테크 위주의 기술, 성장주들이 급등하면서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지만 배당주들은 시장 평균에 미달하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 금리 인하 기조로 전환되면서 우량 배당주들의 주가 상승 동력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채권 등 대체 인컴 자산의 기대 캐리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배당 종목으로 수급이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해 5%에 가깝게 급등했다가 올해 초 기준 3%대 후반에서 등락 중이다. 이 경우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 차익과 함께 배당 이익도 누릴 수 있다. 배당 매력이 높은 종목들은 주가가 하락하면 배당수익률이 올라간다. 이때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주가 하방이 기술주 대비 탄탄하게 지켜지는 편이다.

20여 년 동안 서울 강남 부자들과 소통한 정연규 삼성증권 SNI·법인전략담당(상무)은 올해 기술주 대비 부진했던 배당주의 성과가 좋을 것이라고 봤다. 정 상무는 "현재는 기준 금리가 5%를 넘어가는 시기와 다르다"며 "조정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우량주를 추가 매수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전략팀장도 "올해 증시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금리 인하"라며 "이자 소득 대비 배당 소득의 매력도가 높아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미국 증시 직접 투자가 꺼려진다면 '한국판 SCHD'로 불리는 국내 증시 상장 ETF를 선택할 수도 있다.

국내 시장엔 미래에셋자산운용(TIGER), 한국투자신탁운용(ACE), 신한자산운용(SOL)이 미국배당 다우존스 ETF를 운용 중이다. 보수율은 세 상품 다 0.01%로 SCHD ETF(0.06%) 보다 저렴하다.

특히 신한자산운용은 환헤지(위험회피) 상품도 함께 운용 중이라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을 우려하는 투자자에게 유용하다. SCHD ETF는 분기 배당을 실행하지만 국내 미국배당 다우존스 상품은 모두 월배당이다. 매월 현금 흐름을 창출하려는 투자자에게 유용하다.

한국의 대표 우량주들을 담은 고배당 공모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국내 펀드 시장엔 출시된 지 10년 넘은 고배당 펀드들이 안정적인 장기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 상품은 액티브성으로 기초지수의 움직임을 단순 추종하는 인덱스 상품과 다르게 펀드매니저들이 시황에 따라 우량 배당주를 적극 선별해 편입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07년 출시된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연초 기준 1년 수익률이 12.46%, 5년 수익률은 38.72%로 집계됐다. 베어링고배당펀드,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펀드의 5년 수익률도 각각 64.77%, 72.26%에 달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0%가량만 상승했다는 걸 고려하면 시장 평균을 훨씬 웃도는 성과를 기록한 셈이다.

최상현 베어링자산운용 주식총괄본부장은 "우량 배당주는 펀더멘털, 주주환원 정책이 오랫동안 유지되는 경우가 많아 시황과 관계없이 장기 투자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배당금을 재투자하면 복리 효과 극대화로 장기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고배당 펀드들이 편입한 대표 우량주들은 삼성전자, KT&G, 포스코홀딩스, 기아, 현대모비스, KB금융, SK텔레콤 등이다. 특히 삼성전자우, 현대차2우B, LG화학우 등 의결권은 없지만 보통주보다 배당수익률이 높은 우선주도 담는 모습을 보였다.

여러 증권사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는 연 환산 배당수익률이 1.9%로 추정됐다. KB금융은 6.5%, 기아는 6.2%, KT&G는 5.7%다. 현대차2우B는 배당수익률이 10%에 육박한다. 배당 펀드 투자자들은 배당금을 재투자해 장기 복리 효과를 노리는 편이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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