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美대선·경기침체 '안갯속'… 당분간 주식5:채권5

2024. 1. 1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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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하 땐 증시에 호재
기대보다 시점은 늦어질수도
中디플레, 물가엔 도움되지만
세계 경제성장에는 부담 요소
美대선도 증시 불확실성 높여
일단 핵심 빅테크 위주로 공략

2024년 글로벌 금융시장의 가장 큰 기회 요인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를 꼽을 수 있고, 미국 대선은 가장 큰 불확실성 요인으로 볼 수 있겠다. 또 우리는 미국 경제 침체 가능성을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연준의 금리 인하는 비교적 확실해 보인다. 물론 아직까지 미국 물가 상승률은 높은 수준이며 연준은 인플레이션 목표인 2%가 달성되는 시점을 2026년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연준은 지난 몇 개월간 진행된 물가 하락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발표한 수정 경기 전망을 보면 기존에 비해 인플레이션 예상치가 낮아졌다.

그래서 그들은 2024년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제시한 상황이다.

금리 인하 시점은 연초에 중요한 논란 거리로 부상했다. 금리 인하가 시장 일각의 기대처럼 그리 이른 시점에 단행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올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 전반을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물가 하락세가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금 상승세가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더 이상 용인하기 어려워졌고, 실제로 저가 소비재 선호도 또는 가격 할인에 대한 소비 민감도가 높아지는 것이 지난해 하반기에 확인되었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더 이상의 가격 인상을 지양하고, 생산성 개선을 통해 같은 가격 또는 좀 더 낮은 가격으로 매출 신장 노력을 강화하려 했던 것이 지난해 말 쇼핑 시즌의 전반적인 동향이었던 것 같다.

이러한 물가 안정 흐름, 다른 말로 디스인플레이션 기조에 대해 중국 디플레이션 상황은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다른 대부분의 국가는 고금리 정책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겨우 잡아가고 있는 데 비해 중국은 물가가 아예 하락세를 보인다. 기본적으로 공급과잉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많은 물건을 사서 쓰는 선진국의 물가를 보는 관점에서는 중국의 이런 상황이 우호적이겠지만, 중국만 본다면 디플레이션 상황하에서 기업들이 물건 값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이고, 이는 매출액 증가에 따른 이익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가 된다.

중국 증시 전반적 상황 개선은 디플레이션 타개 노력이 성과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본격 조성돼야만 가능할 것 같고, 그전까지는 일부 성장 기업으로 투자 기회가 제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글로벌 증시를 보는 관점에서는 여전히 미국의 핵심 빅테크 투자에 긍정적이다. 중국 상황이 만만치 않고 유럽도 침체에 가깝기 때문에 세계 경제 성장세는 2024년에도 낮은 수준에 그칠 전망인데, 이런 때에는 기업들에 성장 기회가 고르게 돌아가기 어렵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반도체 등이 세계경제 성장의 중심에 있을 것이며 투자 기회도 이쪽으로 압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미국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보다 강화될 때까지는 핵심 빅테크 중심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그런 다음 미국 연착륙 등 향후 상황에 확신이 생긴다면 빅테크 외에 다른 쪽으로 투자 대상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자산배분도 비슷하다. 미국 연착륙에 대한 신뢰가 충분히 높아지기 전까지는 주식과 채권을 5대5 정도로 가져가다가 금년 중반께 미국 경제 상황을 보면서 주식을 더 늘리든지, 반대로 가든지 결정하면 될 것이다.

끝으로, 핵심 변수라고 볼 수 있는 미국 대선 결과는 당연히 현재로선 장담하긴 어렵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율이 조금 높은데, 만약 그가 당선된다면 시장은 좀 불안해할 수 있다. 대중국 강경책이 더 강화되고 유럽과의 관세 전쟁도 불사할 수 있다.

또 하나 생각해야 할 것은 에너지 정책인데, 조 바이든 정부의 업적 중 하나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2차전지 섹터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던 IRA의 장래가 불확실하다면 당연히 해당 섹터도 변동성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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