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원 깨진 LG엔솔…2차전지 "으악~" 비명소리 터진다
지난해 국내 증시를 주도했던 2차전지 종목들이 올해는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연이어 나온다.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에 따른 2차전지 수요 감소와 리튬 가격 하락 등으로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지만 주가는 여전히 고평가 상태라는 지적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2차전지 주요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올 들어 이날까지 10.78% 하락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성과(-4.87%)를 하회했다.
대표 종목인 LG에너지솔루션은 이 기간 6.55% 하락했고 삼성SDI(-15.25%, 이하 올해 주가 상승률) 포스코퓨처엠(-14.76%) 엘앤에프(-6.96%) 에코프로(-3.71%) 등 대부분 종목이 부진했다.
지난해 상반기 국내 증시의 반등을 이끌었던 주도 업종인 2차전지는 하반기 들어 상승세가 한풀 꺾이며 조정에 들어갔다. 주가의 과도한 상승으로 인한 피로감과 함께 실적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까지 겹친 영향이다.
2차전지의 전방 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는 해를 거듭할수록 둔화하는 추세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전기차 총 판매량은 약 1358만대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34.6% 늘어난 물량이지만 전년도 판매증가율(55%) 보다는 낮아졌다. 올해 전기차 판매증가율은 23.7%로 지난해보다 낮아질 전망이며 2030년에는 10% 초반대까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원계 배터리(리튬·코발트·망간)의 주요 원재료인 리튬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도 실적에 영향을 준다. 양극재 판매가격은 주요 원재료인 리튬 가격에 연동한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2022년11월 1kg당 최고 581.5위안까지 치솟았던 리튬 가격은 현재(지난 12일 기준) 1kg당 86.5위안으로 급락했다. 약 1년 동안 85% 하락한 셈이다.
실적 우려는 수출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4분기 국내 양극채 수출량은 4만8000톤으로 지난해 1~3분기 평균 수출량(7만4000톤) 대비 35% 감소했다. 리튬 가격 하락으로 인해 지난해 4분기 양극재 수출 금액은 전년 대비 41% 줄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한국 양극재 수출 감소를 단순 리튬가격 하락의 이유로 치부해왔으나 전기차 성장 둔화가 더 중요한 원인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현재 한국 양극재 업체들의 주가 강세 현상은 실적 부진에 역행해서 진행되는 수급 플레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4분기 LG에너지솔루션이 기대치를 밑도는 어닝 쇼크를 나타내면서 우려는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2.5% 증가한 3382억원을 나타냈다. 고성장세가 이어졌으나 이익의 대부분은 미국의 보조금(AMPC) 2501억원이 반영된 덕분으로 이를 제외하면 영업이익률은 1.1%에 불과하다. 시장 전망치(5877억원) 대비로도 크게 하회했다.
어닝 쇼크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 2차전지 기업들의 컨센서스(추정치 평균) 하향 조정이 이어진다. 에코프로비엠의 지난해 4분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70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7% 하향 조정됐다. 전년 대비로는 40.2% 감소한 실적이다. 에코프로 역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5.7% 줄어든 6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 등 대부분 2차전지 업체들이 컨센서스 하향 조정을 겪었다.
최근 주가 조정에도 불구하고 실적 추정치가 더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은 오히려 심해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개월 전망치 기준 에코프로비엠의 PER(주가순이익비율)는 103.62배에 달한다. 포스코퓨처엠은 80.29배, 에코프로는 43배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장기 성장의 가시성을 인정해 2년 전망치 PER를 기준으로 삼는다고 해도 1년 전에 비해 지금 밸류에이션 수준은 1.5배(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평균) 가까이 높은 상황"이라며 "최근 주가 조정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익 창출 능력에 비해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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