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개국 모인 4차 우크라이나 평화회의…러·중은 불참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평화 구상을 논의하는 네 번째 국제회의에 역대 가장 많은 참가국이 모였다. 다만 이번에도 중국과 러시아는 참가하지 않았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 국제회의에 83개국이 참가했다. 러시아는 이번 회의에도 초청을 받지 못했으며 중국은 불참했다.
가장 많은 참가국이 모인 이날 회의에는 서방 주요 동맹국뿐만 아니라 남반구 국가들도 다수 참여했다. 의장을 맡은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참가국이 점점 늘어나는 것은 좋은 신호”라며 “특히 남반구 국가들의 참석이 늘어나는 것은 이 전쟁이 인류 전체에 대한 위협이라고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공동의장인 이그나지오 카시스 스위스 외무장관은 특히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브릭스(BRICS)국가들이 참석하는 것과 관련해 “러시아와 대화 중이고 상호 신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했다. 브라질, 인도, 남아공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의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의장단은 이번 회의에 불참한 중국이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예르마크 비서실장은 “중국은 전쟁을 끝내기 위한 대화에 관여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의 동맹국인 중국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카시스 장관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모두 양보할 의사가 없다”면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평화 구상에 있어서 중국과 협력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강조했다.
중국은 전쟁과 관련해 겉으로는 ‘중립’을 표방하고 있지만, 러시아와 교류를 지속하면서 사실상 러시아의 우방으로 분류돼왔다. 지난해 8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2차 회의 때는 중국의 리후이 유라시아사무특별대표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으나 이때를 제외하면 중국이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 참가한 적은 없다.
한 번도 초청받지 못한 러시아는 평화회의가 “편파적”이라며 반발해왔다. 의장단은 러시아의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카시스 장관은 “현재로서는 러시아가 어떤 조치를 취하거나 양보를 할 준비가 돼있지 않다”면서도 “이 회담의 목적은 러시아가 평화 논의에 참여하게 될 순간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회담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예르마크 비서실장은 “평화의 편에 서려는 국가 사이에 공개적이고 매우 건설적인 회의가 이뤄졌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를 중심으로 꾸려진 이후 지난해 6월부터 이어져 온 평화 국제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돼왔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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