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장충고 출신 삼성 190cm 신인 우완, 떠난 54승 효자 외인 등번호 ‘4번’ 물려받는다 [MK대구]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2024. 1. 1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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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캐넌의 뒤를 잇는다는 느낌으로.”

삼성 라이온즈 미래를 이끌 신인 투수 육선엽의 2024시즌 등번호는 4번이다. 2020시즌부터 2023시즌까지 삼성의 마운드를 지킨 데이비드 뷰캐넌의 등번호를 이어 받는다.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MK스포츠와 만난 육선엽은 “등번호는 4번으로 정했다. 남은 번호 중에 4번이 가장 끌렸다. 나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뷰캐넌의 뒤를 잇는다는 느낌으로”라고 웃으며 “등번호 때문인지 몰라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삼성 육선엽. 사진=김영구 기자
뷰캐넌. 사진=김영구 기자
뷰캐넌은 지난 시즌까지 삼성의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킨 에이스다. 2020시즌 27경기 15승 7패 평균자책 3.45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KBO리그에 안착한 뷰캐넌은 2021시즌 30경기 16승 5패 평균자책 3.10의 좋은 성적으로 다승왕과 함께 삼성을 6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로 올려놨다.

2022시즌 26경기 11승 8패 평균자책 3.04를 기록한 뷰캐넌은 2023시즌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이탈했음에도 30경기 12승 8패 평균자책 2.54로 KBO 무대 데뷔 후 처음으로 평균자책 2점대로 시즌을 마쳤다. 또한 언제나 팀을 생각하는 뷰캐넌은 4년 연속 완투승을 기록한 사나이다.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주는 투혼뿐만 아니라 팬들을 향한 팬 서비스, 더그아웃 리더 역할까지 뭐 하나 빼놓을 게 없었던 뷰캐넌은 다가오는 시즌 삼성과 함께 하지 못한다. 삼성과 재계약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뷰캐넌.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은 뷰캐넌에게 최고 대우를 제시했고, 뷰캐넌도 삼성 잔류를 최우선으로 생각했지만 서로의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협상이 최종 결렬했다. 삼성은 “뷰캐넌은 최근 메이저리그 진출 등을 고려하는 과정에서 구단의 최종 제시안을 거절함에 따라 아쉽게도 재계약 협상이 결렬되었다”라고 발표함과 동시에 새 외국인 투수 데니 레이예스 영입을 발표했다.

뷰캐넌도 “삼성에서 은퇴까지 생각했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과 계약을 포기하는 건 어려운 결정이었다. 내 몸에는 언제나 삼성을 상징하는 푸른 피가 흐른다”라고 진심을 보였다.

육선엽은 “뷰캐넌 선수는 내가 가장 만나보고 싶은 선수 중 한 명이었는데 만나보지 못하게 되어서 아쉽다”라며 “내가 뷰캐넌 선수와 종교가 같다. 만나서 기회가 된다면 종교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또한 커터도 배우고 싶었다”라고 말하며 아쉬움을 보였다.

육선엽.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한편 육선엽은 장충고 출신으로 190cm 90kg 건장한 체격을 지닌 우완 투수 자원이다.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삼성 지명을 받은 육선엽을 두고 구단 관계자는 “빠른 볼과 변화구 구사 능력, 스태미너 등 선발 투수로 성장하기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춘 선수”라며 “체격 조건과 뛰어난 워크에식으로 향후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 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지명 직후 “신장이 있다 보니 타점도 좋고 몸도 유연하다. 제구력이나 커맨드도 좋다. 몸만 잘 만들면 즉시 전력감으로 쓸 수 있는 선수다”라고 기대감을 보인 바 있다.

육선엽은 “고등학교에서 준비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시즌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나 같은 경우는 여름에 컨디션이 올라오는 편이라 이번에는 빨리 몸을 만들려고 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데뷔 시즌 목표는 안 다치는 게 최우선이다. 그리고 마운드에 올랐을 때 자신 있게 내 공을 던지고 싶다. 자신 있게 던진다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 생각한다”라며 “내가 욕심이 많은 편인데 최대한 내려 놓으려고 한다. 욕심을 부린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많이 느꼈기 때문에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육선엽.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계약금 2억 50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삼성과 계약한 육선엽. 차기 삼성 에이스를 꿈꾸는 삼성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보자.

대구=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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