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 좀 떨어지나했는데 이번엔 전세가 왜 들썩?

이미연 2024. 1. 1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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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월간 2000건 못넘어
매매가 하락 vs 전세가 조금씩 회복 추세
'신생아 특례론' 변수될지 여부엔 '글쎄'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 연합뉴스
출처 KB부동산

서울 아파트 거래가 실종 상황에 가까운 가운데 매매가격은 하락하는 반면 일부 주요 단지의 전세가는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내 신규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데다 전세사기 여파에 따른 빌라 기피 현상으로 아파트 선호도가 오르면서 전세가 상향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아현동 대표 대단지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작년 9월 중순 18억5000만원(18층)에 거래됐지만, 작년 12월 말에는 17억 3000만원(10층)까지 매매가격이 떨어졌다. 반면 작년 말까지만해도 8억~9억원선을 오가던 이 평형의 전세가격은 이달 초 10억원(26층) 신고가가 나왔다.

송파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최대 규모 단지인 헬리오시티의 경우 작년 12월 초 전용 84㎡(국민평형) 평형대에서 20억7000만원(22층) 거래가 나왔지만 같은 달 중순 19억5000만원(22층) 거래에 이어 12월 말에는 1층이지만 18억2000만원선까지 떨어지며 2억원 넘는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이 단지에서 10억~11억원을 오가던 국민평형 전세가는 이달 12일 12억원(26층) 거래가 나와 뚜렷한 전세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는 물론 전세 거래도 감소 추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15일 기준 작년 11월과 12월 거래건수는 각각 1841건과 1535건으로 집계되며 2000건을 넘기지 못했다. 12월은 아직 신고 기한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런 추세로는 11월처럼 2000건을 넘기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전세 거래 역시 11월과 12월 1만 1423건과 1만 795건이 신고되며 하락조짐을 보이고 있다.

매매가 하락과 전세가 상승은 가격지수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22년 7월 첫째주와 둘째주에 100.63을 기록한 뒤 꾸준히 하락해 올해 1월 8일 기준 90.59까지 내려온 상태다.

서울 주간 전세가격지수 역시 2022년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100.64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하락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작년 7월 말 84.48으로 최저점을 찍은뒤 반등하며 서서히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아파트 전세가 상승은 빌라 등 비아파트 시장의 전세사기 불안 여파로 수요가 아파트로 이동한 여파라는 분석이 대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2022년 서울 아파트 가격이 폭락한 이후 작년 전세는 매매보다 가격 회복이 더딘 까닭에 되레 현재의 전세 상승이 두드러져 보일 수 있다"며 "여기에 깡통전세와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에서 아파트로 눈을 돌린 수요, 집값 추가 하락을 예상하며 집을 사기보다는 전세로 눌러앉는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변동금리 부담으로 금리 하락 영향은 매매수요보다 전세에 영향을 더 미친다"며 "향후 금리가 내려간다면 전세수요가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매매시장 반등은 미지수다. 작년 부동산 시장 반등의 핵심이었던 특례보금자리론의 바통을 '신생아 특례대출'이 잇기에는 대출 가능 대상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오는 29일부터 접수를 받는 신생아 특례 구입·전세자금 대출상품은 2년 내 출생(2023년 출생아부터 적용)한 무주택 가구나 1주택자 중 연 소득 1억 3000만원 이하, 순자산 4억 6900만원 이하만 대상으로 제한했다. 여기에 정부가 이 상품이 '갭투자에 악용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혀 실거주 조건이 적용될 가능성에 주택수요 증가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미 IAU 교수)는 "작년에 나왔던 특례론 대비 신생아 특례론은 대출자 제한이 많아 시장에서의 한계가 뚜렷하다"며 "최근엔 특례론으로 가능한 주택을 알아보는 문의조차 많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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