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몸살이었던 전현우, 한국가스공사와의 경기를 위해서라면...
[점프볼=이천/정병민 인터넷기자] 전현우(27, 195cm)가 감기 몸살임에도 소속팀과의 경기를 위해 투혼을 발휘했다.
상무는 15일 이천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2023-2024 KBL D리그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경기에서 89-68로 승리했다.
상무는 한국가스공사를 꺾으며 2연승에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 상무는 2022년부터 이어오던 연승이 끊기기도 했고 직전 경기마저도 연장 접전 끝에 힘겹게 이기는 등 적지 않게 고전하는 모습을 노출하고 있다.
외부적인 시선에서 바라봤을 때, 정상급 전력을 자랑하는 상무의 이러한 장면은 굉장히 낯선 모습. 특히 허훈의 견장을 물려받은 현 상무 분대장 전현우는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있을 법도 했다.
하지만 한국가스공사와의 경기가 끝난 후 만난 전현우는 ‘패배’라는 단어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경기 후 만난 전현우는 “내가 선수들에게 항상 얘기하는 것이 꼭 우승을 안 해도 된다는 것이다. 모든 경기를 승리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질 필요도 없다고 말한다. 상무가 매년 우승을 해왔다고 해서 이를 크게 의식하지 말라는 말도 덧붙인다. 우리는 상무에서 부족한 것을 보완해 부상 없이 전역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가스공사와의 경기에서 전현우는 선발 출장해 완벽한 코트 리더로써의 모습을 선보였다. 적극적인 공격 리바운드 가담으로 허슬 플레이에 솔선수범했고, 패싱 레인을 차단해 속공까지 만들며 경기를 수월하게 만드는 데 일조했다.
전반 14분 9초 출전해 6점을 기록한 전현우는 후반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두꺼운 외투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벤치를 지켰고, 동료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으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여기엔 이유가 있었다. 이날 전현우는 감기 몸살로 오전까지 링거를 맞고 경기장에 동행했다고 한다. 정상적으로는 코트에 나설 수 없던 상황. 하지만 감독님과 동기들의 배려로 잠시나마 이전 동료들과 한 코트에 나서며 웃음꽃을 피울 수 있었다.
전현우는 “오늘 동기인 (한)승희, (박)지원이, (조)한진이가 나랑 (우)동현이를 많이 밀어줬다. 그게 너무 고맙고 미안했다. 감기 몸살로 쉬려고 했는데 감독님과 동기들의 배려로 옛 동료들과 재밌는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상무에서는 물론이고 소속팀 한국가스공사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에도 전현우는 볼 없는 움직임에 이은 3점슛을 무기로 내세웠었다. 하지만 이날 전현우는 오히려 1번 포지션을 도와 보조 리딩까지 책임지며 넓은 시야로 동료들의 찬스를 완벽하게 살려주기도 했다.
경기를 뛰는 내내 전현우는 밝은 이미지를 잃지 않았다. 코트 안팎에서 동료들을 다독이는 모습이 영락없는 주장이었다.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피상적인 표현을 코트 위에서까지 적용하고 있던 전현우였다.
전현우는 “일단 오늘 슛이 잘 안 들어갔다(웃음). 한국가스공사에서 지역 방어를 섰기 때문에 넣었어야 했는데 아쉽다. 그래도 소속팀과 경기해서 너무 재밌었다”며 행복해했다.
경기 초반부터 전현우와 우동현에게 득점을 챙겨줬던 덕분이었을까. 상무 박지원은 이날 26분 31초, 많은 시간을 출전하지 않았음에도 10점 12리바운드 10어시스르틀 기록하며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이에 전현우는 “원래 농구를 잘하는 선수다. 프로에 와서 슛이 단점으로 보여서 그렇지 그것 빼고는 다 완벽했다. 어쩌면 마음만 먹으면 매 경기 트리플더블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웃음)”며 박지원을 칭찬했다.
인터뷰가 끝났던 상황, 전현우는 꼭 할 말이 있다고 전해왔다.
전현우는 “승희와 동준이가 항상 나를 데리고 다니면서 운동을 같이 한다. 서로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 고마움을 인터뷰 때 꼭 한번 언급하고 싶었다. 모두 다치지 않고 전역할 때까지 행복하게 운동하고 싶다. 너무너무 고맙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_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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