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개시 보험 비교 서비스…수수료율 두고 막판 진통
3% 중반 수수료 부과…보험료 되레 높아져
자칫 비교는 플랫폼서…가입은 홈페이지서
오는 19일 개시되는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대형 손해보험사와 플랫폼사 모두 겉으로는 '소비자 편익'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이면엔 자사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다.
상황을 들여다보면 현재 3%대로 책정된 자동차보험 보험료 부과 체계를 두고 대형 손보사와 플랫폼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대형 손보사들은 '4요율'이라는 새로운 보험료(요율) 체계를 마련하고 플랫폼을 통해 판매하는 상품의 보험료에 플랫폼 중개 수수료를 반영하겠다는 입장인데, 이를 플랫폼사들이 반대하고 있다. 결국 중개 상품 보험료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 손보사들은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플랫폼사에게 제공하는 수수료율을 자동차보험료의 경우 3.0%~3.7% 수준으로 가닥을 잡았다. 정부의 상생금융 기조에 발맞춰 당초 책정된 4%대 수수료율보다 최종 수수료율이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관련기사 : [인사이드 스토리]네·카·토 보험 추천의 '모든 것'(2023년 4월6일)
문제는 수수료율 부과 체계다. 주요 손보사들은 플랫폼에 지급하는 수수료에 대비해 새로운 요율 체계를 도입할 예정이다.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의 85%를 점유하는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빅4' 손보사는 대면, 전화(TM), 온라인(CM) 등 3개 요율체계에 더해 플랫폼 채널요율을 하나 더 만들 계획이다.
보험사는 같은 상품이라도 대면, TM, CM 등 판매 채널별로 보험료율을 다르게 책정한다. 보험료는 수수료가 거의 붙지 않는 CM이 가장 싸다. 그런데 플랫폼 요율인 4요율이 신설되면 수수료 등을 반영해 CM 요율보다 약 3~5% 높게 보험료가 산정될 방침이다. 예컨대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각사 CM 채널을 통해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경우 1인당 평균보험료는 63만9375원이다. 플랫폼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해당 보험료 대비 3.5% 비싸진다고 가정하면, 1인당 2만2378원의 추가 보험료를 더 내야한다.
이런 이유로 플랫폼사들은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보험상품에도 보험료가 가장 싼 CM요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플랫폼 전용 4요율을 도입하면 수수료분이 추가 측정돼 정확한 보험료 비교가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는 서비스 체감 실효성을 떨어트리고 소비자 편익 증대라는 도입 취지를 퇴색 시킨다고 지적한다. 플랫폼사 한 관계자는 "이미 보험사들은 배너 광고 등 다양한 마케팅 비용을 CM 채널에 녹이고 있다"며 "기존 마케팅 비용은 생각하지 않고 비교·추천 중개 수수료만 따로 논의하는 건 부적절 하다"고 했다.
반면 대형 손보사들은 4요율을 새로 만드는 게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CM·플랫폼 두 요율이 섞이게 되면 보험·비교 추천 서비스 수수료가 기존 CM 채널을 이용하던 고객들의 보험료에 전가될 수 있다"고 했다. 4요율을 쓰면 CM 소비자는 피해가 없고, 플랫폼 소비자는 보험료가 비싸지는 대신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비교·추천 정보나 포인트 프로모션 등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다만 한편으로는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을 통하면 소비자가 더 비싼 보험료를 내야 하니 자사 CM으로 자동 유입될 것이라는 전략도 깔렸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2022년 9월부터 도입을 위한 실무 준비를 해왔고 오는 19일 서비스가 개시된다. 여러 보험사 견적을 비교하기 위해 개인정보 입력과 본인인증 과정을 거쳐야 했던 번거로움을 이 서비스가 없애줄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상품 비교·검색은 플랫폼을 통해 진행하고, 실제 가입은 각사 홈페이지를 통해 한번 더 가격을 살펴 최종 계약을 진행하는 게 유리한 상황이 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요율 부과 체계는 가격 문제라 보험사와 플랫폼사가 자율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정 (kh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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