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미친 듯 올린 대가”…연준, 110년만에 최대 영업손실

안갑성 기자(ksahn@mk.co.kr) 2024. 1. 1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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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이후 물가를 잡기 위해 급격한 금리인상 정책을 펼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고금리로 창립 이래 110년 만에 최대 규모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지난해 연준의 재무제표 예비 결과를 공개하며 영업손실 1143억달러(약 150조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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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43억달러 손실…지급준비금·역레포 이자비용 증가 영향
연준 설립 110년만 첫 재무부 송금 중단 우려
연준 손실 통화정책 영향은 없어…美 재정적자엔 부정적
지난 2014년부터 작년까지(추정치) 연준이 미국 재무부에 반환한 초과이익 금액. [출처=연준]
지난 2022년 이후 물가를 잡기 위해 급격한 금리인상 정책을 펼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고금리로 창립 이래 110년 만에 최대 규모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지난해 연준의 재무제표 예비 결과를 공개하며 영업손실 1143억달러(약 150조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준이 통화정책 운용을 통해 얻은 증권 이자수익이 1638억달러로 전년(1700억달러) 보다 줄어든 반면, 총 이자비용은 2022년의 1024억달러에서 3배 가까이 늘어난 2811억달러로 급증한 결과다.

연준은 공개시장 운영 과정에서 매입한 국채나 주택담보증권(MBS) 등에서 이자수익을 얻고, 시중은행들이 연준에 맡긴 지급준비금이나 오버나이트 역레포(ON RRP·역환매조건부채권) 이용 금액에 대한 이자비용을 지불한다.

연준이 1913년 출범 이래 110년 만에 최대 폭의 손실을 기록한 원인은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 때문이다.

연준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양적완화(QE)를 통해 2022년 4월 보유 자산을 8조9655억달러까지 늘렸다가, 같은해 6월부터 현재까지 양적긴축(QT)을 유지하면서 지난 10일 기준 7조6867억달러까지 줄였다.

2020~2022년 2년간의 양적완화 과정에서 연준은 표면금리가 낮아진 재무부 발행 국채와 주택담보증권(MBS)를 대거 사들였고, 연준의 이자수익도 줄어드는 결과를 낳았다.

반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가 2022년 3월 0.25%에서 지난해 7월 5.5%까지 1년 4개월 만에 5.25%포인트나 오르면서 지급준비율(IORB)는 2022년 3월 0.15%에서 작년 7월 5.4%까지, 역레포 금리는 같은 기간 0.05%에서 5.3%까지 올랐다.

연준은 영업손실을 충당하기 위해 의회 예산을 지원 받는 정부 기관과 달리 ‘이연 자산’ 계정을 통해 이익이 난 뒤에 갚는 구조로 운영된다.

지난 2022년까지 109년간 연준은 거의 매년 순이익을 남겨 왔고, 법에 따라 운영비를 제외한 초과 수익을 재무부에 반환해 왔다.

연준에 따르면 지난해 연준 이연 자산은 1164억달러나 늘어 1330억달러에 도달했다. 이는 연준이 향후 1330억달러 이상의 초과이익을 내야 재무부로 초과이익 환수를 재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세인트루이스연은의 조사에 따르면 연준은 2011~2021년 10년간 월평균 50억~100억달러, 총 9200억달러의 초과이익을 재무부로 전달했지만, 지난 2022년 9월 이후 연준의 재무부 송금은 멈추고, 이연 자산이 축적돼 왔다.

지난해 뉴욕 연은의 추정에 따르면 연준의 영업흑자 전환은 오는 2025년께 가능해지고, 재무부 초과이익 송금 재개는 2025년 중반 이후부터 가능해질 전망이다.

연준은 연준의 손실이 통화정책의 정상적인 운영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며, 재무부로부터 자금 지원을 요청할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연준의 손실은 미 정부 재정에는 불리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3.5% 이상으로 유지하고 대차대조표 축소를 지속한다면 손실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WSJ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 전까지 연준은 상대적으로 적은 자산 규모를 유지했다. 금융위기 전 연준이 재무부로 송금한 초과이익 금액은 200억~300억달러 수준으로 전체 연방정부 수입의 1.5% 미만에 불과했다. 그러나 연준이 양적완화 이후 장기 국채 보유를 늘리면서 2012~2021년 사이 연준은 10년간 8700억달러 이상 초과이익을 재무부로 보냈다고 WSJ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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