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환승 승부수 건 지방은행… 대구은행 연 3.26% 최저
실적 부진했던 지방은행, 담보대출로 돌파구
지방은행이 은행권 최저금리를 제공하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갈아타기(대환대출)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방은행은 지난해 조달비용이 커지며 순이자마진(NM)이 하락하고 건전성이 악화하는 등 고전했다. 이 때문에 지방은행은 대환대출이란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주담대 경쟁력을 키우고 위험을 줄인다는 전략을 세웠다. 다만 시장금리보다 낮게 대환 금리를 제공하는 만큼 역마진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한 주담대(혼합형) 금리 하단은 대구은행이 연 3.26%로 가장 낮았다. 이어 경남은행 3.35%, 광주은행 3.45%, 부산은행 3.57% 등 주요 지방은행이 연 3%대 초중반의 저금리를 내세우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연 3.44%, 케이뱅크가 연 3.62%인 것을 고려하면, 오프라인 점포가 없는 인터넷전문은행보다 낮은 수준이다. 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주담대 대환 금리 하단 연 3.60%대와 비교하면 최대 0.30%포인트가량 낮다.
지방은행이 저금리를 내세우며 공격적인 주담대 영업에 나선 것은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지방은행은 지난해 조달비용이 커지며 수익성과 건전성 모두 나빠졌다. 부산·경남·대구·전북·광주 등 5개 지방은행의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4326억원으로 전년 대비 8.7% 줄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전북은행만 전년 동기 대비 5.86% 순이익이 늘었고 대구은행(-14.6%), 부산은행(-12.43%), 광주은행(-6.85%), 경남은행(-5.46%)은 순이익이 감소했다. 경남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등 일부 지방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보다 당기순이익이 뒤처졌다.
지방은행의 순이익 감소에는 이자 이익 둔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5개 지방은행의 지난해 3분기 이자 이익은 1조36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2% 감소했다. 비용 부담이 커지자 지방은행의 순이자마진(NIM)도 하락 폭이 커졌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광주은행 NIM만 2.03%로 전년 동기 대비 0.19%포인트 늘었고,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각각 1.86%, 1.78%로 전년 대비 0.25%포인트, 0.24%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북은행은 2.79%로 전년 동기보다 0.15%포인트 하락했다.
수익성뿐만 아니라 지방은행은 연체율 또한 나빠지는 상황이다. 5개 지방은행의 올해 3분기 평균 연체율은 0.57%로 전년 동기(0.31%) 대비 2배가량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도 상승하고 있다. NPL이란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금융기관이 돈을 빌려주고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회수하지 못한 부실채권을 의미한다. 5개 지방은행의 올해 3분기 NPL 평균은 0.57%로 전년 동기(0.41%) 대비 0.16%포인트 올랐다.
이 때문에 지방은행은 대환 플랫폼을 통해 주담대와 같은 담보대출 비중을 넓혀 이자 이익을 늘리는 동시에 건전성 관리에 나서고자 한다. 담보대출은 담보물을 팔거나 정부기관 등이 발급한 보증서를 통해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어 위험 관리가 쉽다. 특히 주담대는 주택을 담보로 한 만큼 안정적인 대출로 분류된다. 연체가 발생해도 주택을 경매로 매각하거나 정부기관의 대위변제를 받으면 원금 대부분을 회수할 수 있다.
다만 지방은행이 무리하게 최저금리를 설정해 역마진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방은행은 마이너스 금리를 통해 마진을 포기하면서 주담대 대환대출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실제 주담대 혼합형 금리 산정의 준거 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12일 기준 3.57%로, 5곳 지방은행의 주담대 대환대출 최저금리보다 최대 0.31%포인트 높았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의 경우 다른 은행권에 비해 실적에 난항을 겪은 만큼, 새로운 플랫폼 등장에 따른 초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격적인 주담대 영업에 나서고 있다”면서도 “다만 다자녀, 모범납세자 등 우대금리 요건을 모두 충족하기 어려워 최저금리를 맞추기 쉽지 않은 만큼 역마진에 대한 우려는 크게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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