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광주에서 새출발’ 부활을 꿈꾸는 ‘201안타 MVP’ 서건창, 왜 키움 아닌 KIA로 갔을까

길준영 2024. 1. 15. 15: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IA 타이거즈 서건창. /KIA 타이거즈 제공

[OSEN=길준영 기자] 서건창(35)이 전성기를 보냈던 키움 히어로즈가 아닌 KIA 타이거즈에서 새로운 출발을 선택했다. 

KIA는 15일 “서건창과 연봉 5000만원, 옵션 7000만원 등 총액 1억2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라고 발표했다. 

서건창은 KBO리그 통산 1256경기 타율 2할9푼7리(4597타수 1365안타) 39홈런 491타점 813득점 229도루 OPS .781을 기록한 베테랑 내야수다. KIA 관계자는 “경험이 풍부한 서건창 선수가 팀 내 젊고 유망한 내야수들이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이번 영입을 결정했다. 김선빈 선수와 함께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길 바라며, 고향팀에서 부활해주길 기대한다”라고 서건창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2008년 LG에 육성선수로 입단해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서건창은 입단 당시에는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1군 경기에 나온 것은 단 1경기 뿐이었다. 결국 서건창은 부상 이후 방출돼 군에 입대하며 그대로 야구 커리어가 끝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2011년 9월 넥센(현 키움)에 입단 테스트를 거쳐 육성선수로 입단했고 남다른 기량을 보여주며 2012년 정식선수로 등록돼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됐다.  

KBO리그 역대 최초로 200안타를 달성한 넥센 히어로즈 시절 서건창. /OSEN DB

서건창은 키움에서 전성기를 맞이했다. 2012년 127경기 타율 2할6푼6리(433타수 115안타) 1홈런 40타점 70득점 39도루 OPS .709를 기록하며 주전선수로 활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후 키움의 주전선수로 자리를 잡은 서건창은 2014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128경기 타율 3할7푼(543타수 201안타) 7홈런 67타점 135득점 48도루 OPS .985를 기록하며 KBO리그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200안타를 달성한 서건창은 키움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고 리그 MVP를 들어올렸다. 

화려했던 서건창의 전성기는 생각보다 빠르게 끝났다. 2018년 부상을 당해 시즌 대부분을 결장했고 이 때부터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다. 점차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한 서건창은 결국 2021년 트레이드를 통해 친정팀 LG로 돌아갔다. 

LG 트윈스 시절 서건창. /OSEN DB

LG에서도 서건창은 좀처럼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LG 이적 첫 해 68경기 타율 2할4푼7리(235타수 58안타) 2홈런 24타점 33득점 6도루 OPS .655를 기록하는데 그쳤고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지만 신청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77경기 출장에 그쳤고 두 번째 FA 자격도 행사하지 않고 FA 3수에 도전했다. 

지난해에는 서건창이 살아날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키움 시절 전성기를 함께했던 염경엽 감독이 LG 감독으로 부임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서건창 사용법을 알고 있다는 염갈량도 결국 서건창을 살려내지는 못했다. 서건창은 올해 44경기 타율 2할(110타수 22안타) 12타점 14득점 3도루 OPS .542로 커리어로우를 기록했고 대주자 신민재에게 밀려 주전 2루수 자리를 내줬다. 

시즌이 끝난 뒤 서건창은 세 번째 FA마저 신청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LG가 서건창을 방출하면서 결국에는 시장에 나오게 됐다. 

KBO리그 역대 최초로 200안타를 달성한 넥센 히어로즈 시절 서건창. /OSEN DB

서건창이 시장에 나오자 키움이 가장 먼저 손을 내밀었다. 팀에서 빛났던 순간을 함께 했던 선수이기 때문에 마지막을 같이 하자는 의미에서 계약 의사를 물었다. 

하지만 서건창은 쉽게 키움의 손을 잡지 못했다. 이미 내야진을 탄탄하게 구성하고 있는 키움은 젊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기조가 강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키움 주전 2루수는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2년 연속 2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김혜성이다. 서건창이 김혜성 대신 2루수를 차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여기에 키움은 2차드래프트에서 최주환까지 영입했다. 통산 115홈런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20홈런을 친 최주환은 키움에 부족한 장타력을 채워줄 수 있는 타자로 올해 중용이 예상된다. 김혜성과 최주환 모두 주포지션이 2루수로 서건창과 겹친다. 

KIA 역시 FA 시장에 나갔던 주전 2루수 김선빈과 3년 총액 30억원에 재계약했다. 서건창이 주전 2루수로 나서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키움보다는 포지션 경쟁 환경이 괜찮다. 올해 만 35세가 되는 김선빈은 서건창과 동갑으로 체력관리가 필요한 베테랑이다. 지난해 2루수로 114경기에 나서 수비이닝 895⅓이닝을 기록했을 정도로 여전한 기량을 자랑했지만 이제는 체력 관리를 해줘야 할 나이가 됐다. 또한 KIA는 올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팀이다. 리빌딩에 들어간 키움보다는 당장의 승리가 더 중요한 팀이고 이 때문에 경험많은 베테랑들이 기회를 받을 가능성이 더 크다. 1경기 1경기 출전하는 기회가 소중한 서건창 입장에서는 무시못할 차이다.

고향 광주로 돌아가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각오로 새출발을 하는 서건창이 반등에 성공하고 빛났던 순간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