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미' 라이칭더 당선... "중국 반도체 공급 쥔 대만, 역으로 타격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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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 선거에서 집권 여당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친미 성향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되면서 중국과 대만 간 관계를 두고 전문가들이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왕 교수는 "친미 정당 집권으로 외교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대만이 중국의 탄압을 굉장히 많이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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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국민, 이미 중국서 독립했다 여겨"
"중국 수교국 압박해 대만 외교 고립"
"대만해협 충돌 시 전 세계 무역에 혼란"
대만 총통 선거에서 집권 여당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친미 성향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되면서 중국과 대만 간 관계를 두고 전문가들이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다만 양측이 경제적, 군사적 갈등을 일으키면 주변국인 한국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만 국적인 왕수봉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15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만을 이미 중국으로부터 독립된 국가라고 생각하는 대만 국민들은 현상 유지를 굉장히 원했다"며 "추가적인 독립을 원하지도, 중국에 통일당하지도 않고 싶다는 생각을 (라이 후보에 대한 투표로) 나타낸 것"이라고 라이 후보가 당선된 배경을 설명했다. 국민당과의 양강 구도에서 12년 연속 민진당이 집권당 자리를 지킨 건 처음이다.
라이 당선인이 기존 차이잉원 정부의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양안 관계도 긴장이 팽배한 분위기다. 왕 교수는 "친미 정당 집권으로 외교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대만이 중국의 탄압을 굉장히 많이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경제 분야에서는 역으로 대만이 중국을 공격할 수 있다고 했다. 왕 교수는 "무역 협정에서의 중국 비중은 대만 수출 규모의 3% 정도라서 (중국의 무역 보복이) 대만에 영향이 크지 않다"며 "중국이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 비중이 굉장히 높은 대만에 의지하고 있어, 대만이 역으로 중국 경제에 타격을 주는 구도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같은 날 라디오에 출연한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중국의 대만 반도체 의존도는 크지 않다"며 "중국이 대만의 13개국 수교국에 압박을 가해 대만 외교 고립을 심화시키려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양측의 무력 충돌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망이 달랐다. 왕 교수는 "중국 내부 경제가 좋지 않아, 현지에서 무력 통일 가능성은 굉장히 낮게 본다"고 일축한 반면문 교수는 "중국은 대만을 포위하거나 무력시위를 일상화하는 방식으로 압박을 가할 것"이라며 "대만해협 중간 지점인 실질 경계선 침범이 일상화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양안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게 되면 국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외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문 교수는 "해상에서 중국이 대만 선박을 상대로 강제 정선·검문을 하면 무력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그러면 수출입량 절대다수가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 등 전 세계 무역 공급망에도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고 했다. 문 교수는 "미국과 일본이 대만에 축하 성명을 내자 중국이 강력하게 항의하는 등 중국은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우리도 굉장히 언행을 조심해야 하고, 쓸데없는 이야기를 해서 중국과 외교적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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