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형 인턴인데 1년 이상 실무경력 필요?… 네이버랩스, 채용공고 논란

네이버의 연구·개발(R&D) 자회사인 네이버랩스가 ‘체험형 인턴’을 모집하면서 ‘1년 이상 실무경험’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랩스는 이달 20일 마감되는 프론트엔드(선공정), 백엔드(후공정) 인턴을 각각 모집하면서 필수 조건 중 하나로 1년 이상의 실무 경험을 요구하고 있다. 백앤드 엔지니어는 패스트API(FastAPI), 스프링(Spring), 코틀린(Kotlin) 기술 스택(분야) 중 하나에 대해 1년 이상 실무경험을, 프론트앤드 엔지니어는 리액트(React.js), 뷰(Vue.js) 등 모던 웹 프레임워크 분야의 1년 이상 실무경험을 요구했다.

네이버랩스의 프론트엔드 엔지니어 체험형 인턴 채용공고./네이버랩스

네이버랩스가 공고한 두 인턴 모집 모두 3~6개월 간 근무하는 ‘체험형 인턴’이다. 통상 정규직 전환 가능성이 70~80% 이상인 채용 전제형 인턴을 채용형 인턴이라 부른다. 체험형 인턴은 정규직으로 전환율인 낮은 단기 채용 방식이다.

이민석 국민대 소프트웨어학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채용 공고는 결국 다른 회사에서 잘 성장하고 있는 개발자를 인턴으로 뽑아서 3~6개월 쓰고 버리겠다는 채용 공고”라며 “네이버의 정직원 전환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체험형이라고 공고에 명시한 것은 인턴 기간 후 정직원으로 안 뽑을 가능성이 높다고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적었다.

네이버랩스는 AI(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 디지털트윈(쌍둥이 가상세계)에 대한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그룹 내에서 카카오의 카카오브레인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 카카오브레인의 경우에도 지금까지 인턴을 두 번 뽑았는데 모두 채용 전환용으로 모집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체험형 인턴을 뽑으면서 1년의 실무경험을 우대하는 것이 아니라 요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큰 게임이나 신기술 연구·개발 쪽은 전문성을 크게 요구하다 보니 신입사원이나 체험형 인턴을 뽑기보다는 아예 경력직을 채용하든 채용 전환 인재를 뽑는다”고 말했다.

네이버랩스 측은 모집공고에서 ‘실무경험’이라는 표현이 해당 기술을 다뤄본 사람을 모집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랩스 측은 “체험형 인턴은 채용 전환이 안 된다는 뜻은 맞지만, 인턴 모집에서 요구한 실무경험은 기업 근무 경험이 아닌 학부 6학기 이상을 수료한 사람이 해당 기술을 프로젝트 식으로 다뤄본 적이 있느냐는 뜻”이라며 “대부분 석사, 박사 경력을 이어가는 사람이 경험을 쌓기 위해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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