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 감독 재선임에 셀프 의결 논란…감독 선임 잡음 속 G2로 강등된 한국 레슬링[강홍구 기자의 ‘휘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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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레슬링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충격의 '노메달'에 그친 한국 레슬링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동메달 2개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써냈다.
지난해 11월 대한레슬링협회는 3개 세부 종목(남자 자유형, 남자 그레코로만형, 여자 자유형)의 감독을 모두 경질했다.
협회에선 "계약서상 아시안게임 이후 평가해 재신임하겠다는 문구가 있다"며 계약 해지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B 감독 측에선 "평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며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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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레슬링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충격의 ‘노메달’에 그친 한국 레슬링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동메달 2개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써냈다. 과거 ‘메달밭’의 영광을 재현해내기 위해선 그야말로 혁신이 필요한 때다.
그러나 레슬링계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혁신과는 영 거리가 멀다. 특히 감독 선임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상황은 이렇다. 지난해 11월 대한레슬링협회는 3개 세부 종목(남자 자유형, 남자 그레코로만형, 여자 자유형)의 감독을 모두 경질했다. 협회는 아시안게임 부진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한다. 의아한 건 이 과정에서 해임된 A 감독이 다시 선임된 것이다. 성적 부진을 이유로 교체에 나선 감독 자리에 경질된 감독을 다시 올린 것. 협회는 “경기력향상위원회 평가 결과 A 감독이 지원자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경질된) 3명의 감독 중 A 감독만 유일하게 다시 지원했다”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촌극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질된 B 감독은 협회의 해임이 부당하다며 현재 법적 소송도 진행 중이다. 협회에선 “계약서상 아시안게임 이후 평가해 재신임하겠다는 문구가 있다”며 계약 해지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B 감독 측에선 “평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며 맞서고 있다. 성적 부진을 이유로 감독을 일괄 교체한 과정에서 특정 감독만 재선임한 것은 레슬링계 파벌싸움이 영향을 끼쳤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촌극은 이뿐만 아니다. 신임 감독을 승인하는 이사회에서 협회 이사면서 동시에 후보자인 C 감독이 의결에 참여한 것. 해당 의결은 메신저 단체 채팅방에서 진행됐다. 이는 협회 정관 제15조(이사회의 소집) 6항 ‘이사는 금전 및 재산을 주고받음을 수반하는 사항 등으로 자신과 협회의 이해가 상반될 때는 그 의결에 참여하지 못한다’ 위배 소지가 크다. 협회 측은 “사후 C 감독의 투표는 배제했다. 이를 제외하고도 정족수를 채운 데다 과반수 동의를 얻었다”고 설명했지만 후보자가 공공연히 단체 채팅방에 있는 상황에서 절차적 공정성이 지켜졌다고 보긴 어렵다.
이 와중에 대한체육회는 지난해 12월 28일 경기력향상위원회를 통해 레슬링의 국가대표 강화훈련 지원 등급을 G1에서 G2로 강등했다. G1은 올림픽 메달 획득 유망 종목, G2는 올림픽 출전 목표 종목을 의미한다. 한국 레슬링의 냉혹한 현주소다. 이에 따라 대표팀 지도자는 종전 8명에서 6명으로 줄었고, 선수 역시 42명에서 36명으로 줄었다. 훈련 지원 일수도 210일에서 200일로 줄게 된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엔 점점 더 먼 길로 한국 레슬링이 가고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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