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시드전’ 쓴맛 본 뒤 확 달라진 女 골퍼들 … 김수지 임진희 성유진 그리고 박결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2024. 1. 1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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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사진 KLPGA 제공>
‘가을 여왕’으로 불리는 김수지는 2017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 투어에 데뷔해 3년간 시드를 유지했지만 2020년 상금랭킹 84위에 머물러 시드전을 치러야 했다. 다행히 시드전에서 6위를 기록한 김수지는 시드를 잃지 않고 투어에 살아남았다. 결과는 알 수 없지만 만약 ‘지옥 같은’ 시드전을 치르지 않고 평탄한 길을 걸었다면 지금의 ‘가을 여왕’은 없었을 수 있다. 처절한 그때 경험이 김수지에게는 천금과 같은 ‘약’이 된 것이다. 특히 2020년 87위(226.75야드)였던 드라이브 거리가 2021년 22위(243.21야드), 2022년 16위(245.67야드), 2023년 9위(249.80야드)로 장족의 발전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시드전 후 뼈를 깎는 듯한 체력 훈련이 있었다. 김수지는 2021년 상금 7위, 2022년 상금 2위 그리고 2023년 상금 4위로 투어의 절대 강자로 거듭났다.
임진희. <사진 KLPGA 제공>
흔히 ‘지옥의’라는 표현이 들어가는 시드전은 누구도 두 번 다시 치르고 싶지 않은 무대다. 하지만 가슴 쓰라린 그 경험은 누구에게는 도약의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김수지가 대표적인 경우다.

김수지 외에도 지옥의 시드전을 치르고 나서 완벽한 변신에 성공한 선수들이 꽤 있다.

2018년 정규 투어에 데뷔한 임진희는 당시 신인 랭킹 5위에 올랐지만 상금랭킹에서는 64위에 머물러 시드전을 치러야 했다. 시드전 24위로 가까스로 시드를 유지했지만 2019년 상금랭킹은 84위로 곤두박질쳤다.

결국 2부 드림투어로 밀려났던 임진희는 2020년 말에 치러진 시드전에서 19위에 올라 정규 투어에 복귀할 수 있었다. 두 번의 시드전과 드림투어 생활은 임진희의 샷을 더욱 단단하게 했다.

성유진. <사진 KLPGA 제공>
2021년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생애 첫 우승을 하며 상금랭킹 22위에 오른 임진희는 2022년 1승과 함께 상금 14위를 기록했고 작년 4승으로 상금 2위에 오르는 대변신에 성공했다. 지칠 줄 모르는 곰의 심장을 갖게 된 임진희는 내친김에 미국여자프골프(LPGA) 투어 진출까지 성공하고 2024년 대담한 도전에 나서게 됐다.

임진희와 함께 LPGA 무대 도전에 성공한 성유진도 상금랭킹 60위 밖으로 밀려 시드전의 쓴맛을 본 선수다.

2019년 정규 무대에 뛰어든 성유진은 그해 24개 대회에서 11번이나 컷 탈락하면서 상금랭킹 85위에 머물렀다. 톱10에 오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박결. <사진 KLPGA 제공>
시드전 21위로 겨우 시드를 지키게 된 성유진은 2020년 상금 32위에 오르며 안정적인 투어 생활을 할 수 있었다. 2021년에도 상금 28위로 평범했던 성유진은 2022년 그토록 기다렸던 첫 우승과 함께 상금랭킹도 19위로 한 발 더 전진했다. 2023년은 성유진에게 대도약의 해로 기억될 것이다. 2승을 거두며 상금랭킹 톱10(10위)에 처음 진입했고 투어에서 가장 샷이 견고한 선수로도 이름 날리게 됐다.

시드전을 치르고 나서 강해진 선수로 박결을 빼놓을 수 없다.

2021년 박결은 충격의 성적표를 받았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개인전 금메달을 차지하고 그해 시드전을 수석으로 통과했던 박결이 상금랭킹 69위에 머물면서 데뷔 후 처음으로 ‘지옥의 시드전’을 다시 치러야 했기 때문이다. 2022년 상금랭킹 45위로 ‘선방’했던 박결은 작년에는 상금랭킹 26위까지 오르는 안정된 성적을 냈다.

서연정. <사진 KLPGA 제공>
지난해 생애 첫 승을 거머쥔 서연정도 시드전의 쓴맛을 본 적이 있다.

2015년 이수그룹 제37회 KLPGA 챔피언십에서 투어 첫 준우승을 거두며 그해 상금랭킹 13위까지 올랐던 서연정은 2019년 한 번도 톱10에 오르지 못하면서 상금랭킹 62위에 머물러 시드전을 치러야 했다.

시드전에서 6위를 기록해 투어로 돌아왔으나 서연정은 2020년에도 10위 이내에 한 번도 들지 못했다. 하지만 작년 서연정은 마침내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259전 260기’로 생애 첫 우승을 거두며 ‘챔피언 클럽’에 합류했다.

전예성. <사진 KLPGA 제공>
전예성은 신인이던 2020년 상금랭킹 61위로 딱 시드전 컷 라인에 걸린 운 나쁜 선수였다. 하지만 시드전에서 8위에 올라 ‘돌아온’ 전예성은 2021년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에서 우승하면서 반전에 성공했다. 전예성도 시드전을 치르고 난 뒤 2021년 상금 33위, 2022년 상금 32위 그리고 지난해는 상금 21위로 안정적인 선수가 되고 있다.

‘가을 여왕’ 김수지의 카카오톡 프로필에는 짧은 두 단어가 적혀 있다. ‘노력’과 ‘능력’이다. 노력하면 능력이 생긴다는 의미일 것이다. 시드전을 치르면서 그리고 장타자로 거듭나면서 김수지는 노력을 많이 할수록 능력도 그에 비례해서 커진다는 것을 잘 알게 됐을 것이다. 오태식기자(ot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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