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데팡스파트너스, 날아간 '한미약품 백기사'의 꿈

오귀환 기자 2024. 1. 1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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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의 백기사(우군)를 자처했던 신생 사모펀드(PEF)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가 1년여 간의 노력에도 아쉬움을 삼키게 됐다.

라데팡스는 오너 일가의 상속세 문제 해결을 위해 다른 PEF 운용사와 함께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사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지만,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으면서 무산됐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라데팡스는 OCI홀딩스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인수 거래에 총괄 자문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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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홀딩스, 한미사이언스 지분 27% 인수
라데팡스, 한미사이언스 지분 인수 무산
그래도 거래 자문하며 관계 이어가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의 백기사(우군)를 자처했던 신생 사모펀드(PEF)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가 1년여 간의 노력에도 아쉬움을 삼키게 됐다. 라데팡스는 오너 일가의 상속세 문제 해결을 위해 다른 PEF 운용사와 함께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사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지만,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으면서 무산됐다. 그래도 한미약품 일가와의 관계는 이어갔다. 라데팡스는 이번 한미약품-OCI 거래와 관련한 자문을 맡았다.

라데팡스는 이번 자문으로 100억원 이상의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 일가가 챙겨주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번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유사한 딜을 지속적으로 따내려고 했던 계획은 달성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 전경. /뉴스1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라데팡스는 OCI홀딩스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인수 거래에 총괄 자문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거래로 OCI그룹 지주사인 OCI홀딩스는 한미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최대 주주가 된다. 한미사이언스 측 주요 주주들은 OCI그룹 지주사의 1대 주주가 된다.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3% 인수에 7702억9330만원을 투입한다. 송 회장 등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 744만674주를 매입하고, 송 회장과 임 사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677만6305주를 현물출자받은 뒤, OCI홀딩스는 회사 주식 229만1532주를 발행해 송 회장과 임 사장에게 교부한다. 또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한미사이언스 주식 643만4316주를 인수한다.

IB 업계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이번 거래는 한미약품그룹이 상속세 납부와 경영권 유지를 위해 최대주주 지위를 OCI홀딩스에 양도하는 구조인데, OCI홀딩스도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최대주주가 되는 장점이 있어 이런 이종(異種) 거래가 성사된 것 같다”며 “임성기 회장이 작고한 2020년 8월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지금보다 높은 수준이라 상속세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그룹이 OCI그룹 손을 잡으면서 한미약품그룹의 백기사를 자처했던 라데팡스는 입맛만 다시게 됐다. 앞서 송 회장은 한미약품 창업주 별세 이후 5000억원이 넘는 상속세 납부와 경영권 사수를 위해 라데팡스와 손을 잡은 바 있다. 라데팡스에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대신 일종의 백기사 역할을 부여한 것이다. 인수가 완료되면 공동 보유 약정을 통해 라데팡스가 회사 경영에 협력하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해당 펀드의 주요 출자자였던 새마을금고가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를 겪으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라데팡스는 IMM인베스트먼트와 KDB인베스트먼트 등에 손을 내밀어 계획을 마무리 짓고자 했으나 결국 지분 인수에 실패하고 거래 자문에 만족해야 했다. 라데팡스는 지난해 5월 송 회장과 임 사장 지분 11.78%를 320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바 있다.

라데팡스파트너스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체결한 한미사이언스 지분 인수를 위한 SPA는 해지했다”며 “대신 두 회사 간 거래에 있어 총괄 자문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라데팡스는 오너 일가의 백기사 역할을 맡는 식의 운용 전략을 꾸려왔다. 2021년 설립된 신생 운용사로 이듬해 아워홈의 주주 간 갈등에서 구본성 명예회장과 그의 여동생인 구미현 씨 지분을 매각 추진하는 등 오너 일가의 백기사 역할을 주로 맡았다. 김남규 라데팡스 대표는 KCGI 출신으로 한진그룹과 KCGI 간 경영권 분쟁에서 최고전략책임자(CSO)로 한진칼의 3자 연합을 주도한 바 있다. 삼성전자 법무실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며 의료기기 업체 메디슨 인수 후 통합 작업을 통솔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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