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의 러브콜, 그리고 길었던 서건창의 침묵…행선지는 친정팀 아닌 고향팀 KIA[스경X이슈]
길었던 침묵의 답이 나왔다. 새 둥지를 찾던 서건창(35)의 선택은 고향팀인 KIA였다.
KIA는 15일 “서건창과 연봉 5000만원, 옵션 7000만원 등 총액 1억2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라고 밝혔다.
서건창은 2023시즌을 마치고 스스로 방출을 요청하고 LG를 나왔다. 지난해 서건창은 1군에서 44경기를 뛰는데 그쳤다. LG는 2023년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영광의 순간을 누렸지만 서건창은 함께 웃지 못했다. 그리고 결국 LG와 작별을 하게 됐다.
이런 서건창의 영입에 키움이 먼저 나섰다. 2008년 LG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가 다음해 방출 통보를 받은 서건창이 다시 한번 야구 선수로서 날개를 펼친 곳이 넥센(현 키움)이었다. 특히 2014시즌에는 201안타를 치며 단일 시즌 최다 안타의 대기록을 작성했고 그해 MVP 트로피를 들어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2021년 7월 트레이드로 키움이 서건창을 정찬헌과 맞바꾸면서 둘의 동행은 끝이 났다.
키움 측은 서건창이 자유의 몸이 되자마자 연락을 취했고 그 뒤에도 한 차례 연락을 더 했지만 서건창은 확실한 답을 주지 않았다. 서건창의 고민은 해를 넘겼고 ‘친정팀’인 키움 대신 ‘고향팀’인 KIA로 행선지를 결정하게 됐다. 키움을 향한 오랜 침묵은 사실상 거절의 뜻과 같았다.
KIA가 서건창의 영입을 추진하기 시작한 시기는 내부 자유계약선수(FA) 김선빈과 계약한 이후였다. 지난 4일 김선빈을 잔류시킨 후 서건창 영입은 급물살을 탔다. KIA는 건창이 주전 2루수 김선빈의 백업과 1루수 백업으로 활용할 만하다고 판단했다. 또 팀내 젊은 내야진의 성장에도 베테랑의 경험이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서건창이 마침 고향인 광주에서 몸을 만들고 있었기에 협상 과정 자체도 수월했다. 결국 KIA와 서건창은 스프링캠프 시작을 보름 남겨둔 상황에서 동행이 확정됐다.
심재학 KIA 단장은 “서건창이 성실한 선수라고 들었다. 다른 선수들이 보고 배울 점이 많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서건창은 KIA 이적을 확정 지은 뒤 ‘우승’이라는 목표를 다시금 새겼다. 서건창은 아직 우승의 영광을 누리지 못했다. LG가 지난해 우승을 차지했지만 서건창은 우승 전력에 포함되지 않았다. 때문에 계약 후 심재학 단장과 만난 자리에서 “우승을 하고 싶다”라고 말한 것이다. 야구 인생에서 마지막 기회를 얻게 된 서건창은 우승에 대한 바람이 더욱 간절해졌다.
서건창의 개인적인 노력이 중요해졌다. 고향에서 새롭게 출발을 하지만 자리가 확실히 정해진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KIA에는 향후 팀의 미래를 위해 성장을 꾀하고 있는 내야수들이 많다. 지난 11월 상무에서 제대한 뒤 호주프로리그에서 경험을 쌓고 있는 박민도 있고 차기 주전감으로 꼽히는 김규성도 있다. 심 단장은 “서건창이 그동안 자신의 명성을 다 지우고 시작해야할 것”이라고 바람을 표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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