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니 팔로워 6만→103만"...'WBC 日 우승 멤버' 눗바가 밝힌 오타니 효과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대표팀의 우승에 기여한 세인트루이스 외야수 라스 눗바(27)가 오타니 쇼헤이 덕분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기 스타로 등극한 일화를 밝혔다.
일본 매체 '닛칸 스포츠'는 15일(이하 한국 시간) "일본 대표팀의 WBC 우승에 공헌한 눗바가 구단의 연례 행사인 팬 페스티벌에 참가해 어린이 팬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웃음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눗바가 참여한 행사는 '카디널스 케어 윈터 웜업'으로 세인트루이스의 자선단체인 카디널스 케어의 기금을 모으고 선수와 팬들이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는 일종의 팬 페스티발 개념의 행사다.
'닛칸 스포츠'에 따르면 눗바는 어린이 팬으로부터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왜 그렇게 많이 늘었나요"라는 질문에 웃음을 터뜨리며 "오타니와 함께 일본 대표팀으로 뛰는 것만으로도 (팔로워 수가) 늘어났다.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100만 명으로 늘어났다"고 답했다. 실제로 눗바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WBC 대회 전 6만 명 정도였지만 현재 103만 명까지 크게 늘었다.
눗바의 인기 상승에 영향을 미친 오타니 역시 WBC 대회를 전후로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대폭 상승했다. 대회가 열리기 전 약 2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했던 오타니는 투타 겸업으로 맹활약을 펼치며 WBC 우승과 최우수선수(MVP),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뒤 팔로워 수가 500만 명을 돌파했다. 미국 스포츠 비즈니스 관련 매체 '스포르티코'에 따르면 오타니는 지난해 533만 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증가(158만→691만)했는데, 이는 전 세계 스포츠 스타 가운데 1위였다. 지난해 12월 LA 다저스와 계약했을 때 600만 명 수준이었던 오타니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최근 70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2018년 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8라운드 243순위로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한 눗바는 2021년 빅리그에 데뷔해 58경기(타율 0.239 5홈런 15타점)에 출전해 가능성을 드러냈다. 이어 풀타임 첫 시즌이었던 2022년 108경기 타율 0.228 14홈런 40타점 OPS 0.788을 기록하며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눗바는 2023 WBC 대회를 앞두고 어머니의 나라인 일본으로부터 대표팀 참가 요청을 받았다.
2006년 출범한 WBC 대회에서 일본계 혼혈 메이저리거가 일본 대표팀에 참가한 것은 눗바가 처음이었다. 당시 일본 야구계에서는 아직 빅리그 2년 차에 불과하며 눈에 띄는 성적을 기록한 것도 아닌 눗바에 대해 반대 여론이 있었다. 그러나 구리야마 히데키 일본 대표팀 감독은 눗바의 장타력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해 발탁을 강행했다.
눗바에게는 WBC 참가가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눗바는 7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9(26타수 7안타) 4타점 2도루로 일본의 전승 우승에 기여했다. 팀이 기대했던 장타력은 폭발하지 않았지만 호수비와 허슬플레이, 그리고 일본 대표팀을 상징하는 동작이 된 '후추 세리머니'를 전파하는 등 팀의 분위기 메이커로 활약했다. WBC 대회를 통해 경험을 쌓은 눗바는 지난해 3차례 부상을 겪으면서도 11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1 14홈런 46타점 11도루 OPS 0.785를 기록하며 세인트루이스의 주전 외야수로 발돋움했다.
WBC 대회 기간 동안 눗바는 특히 자신이 일본 대표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팀의 실질적 리더 오타니와 가까이 지내며 우정을 쌓았다. 오타니는 WBC 대회 우승 직후 눗바에게 고급 손목시계를 선물하며 "다음 WBC에서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 대표팀으로 뛰면 안된다"며 애정을 드러냈고, 눗바는 "시계를 받지 않았더고 그렇게 할 생각이었다"고 일본 대표팀에서 재회할 것을 약속했다.
눗바는 미국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여러차례 인터뷰를 통해 오타니가 실력뿐만 아니라 인성도 최고의 선수였다고 칭찬하며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눗바는 구단 팬 페스티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 대표팀 동료였던 야마모토 요시노부(26)에 대한 언급도 했다. '닛칸 스포츠'에 따르면 눗바는 "(야마모토가) 내가 원하는 팀으로 가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며 "그는 세인트루이스의 빨간 유니폼도 잘 어울렸을 것 같다"고 야마모토의 다저스 입단을 아쉬워했다.
일본프로야구(NPB) 최고의 투수로 활약했던 야마모토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투수 최대어로 관심을 모았다. 눗바는 지난해 11월 메이저리그 구단과 협상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야마모토와 골프를 치며 함께 시간을 보냈고 세인트루이스행을 권유하기도 했지만, 야마모토는 결국 다저스와 12년 3억 2,500만 달러(4,292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눗바는 "그래도 야마모토를 보며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며 "FA 계약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는 나에게 터놓고 이야기를 했다. 많은 구단이 관심을 보였고 상상을 뛰어넘는 금액의 계약을 맺었다. (야마모토가 메이저리그에서) 선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눗바의 소속팀 세인트루이스는 오는 3월 29일 오타니, 야마모토가 속한 다저스와 개막 4연전을 치를 예정이다. 일본 매체 NHK와 인터뷰에서 눗바는 "맞대결을 고대하고 있다. 특히 오타니가 다저스와 계약했을 때 정말 설레었다"며 "어려운 도전이 될 것은 분명하지만 가능하면 친구들을 상대로 승리하고 싶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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