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이어 애플, 삼성까지 가세...침체된 'VR게임' 활기찾을까

김승한 기자 2024. 1. 1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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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비전프로' 19일 사전예약...내달 2일 출시

애플이 조만간 MR(혼합현실)기기 '비전프로'를 출시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VR(가상현실)게임 시장에도 열기가 달아오를 전망이다. 업계는 메타가 '메타퀘스트'로 VR게임 시장을 열었다면, 애플의 비전프로가 시장 확대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국내 게임사들도 앞다퉈 VR게임을 출시하는 등 시장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이달 19일 미국에서 비전프로 사전예약을 진행한다. 공식 판매일은 2월 2일이다. 한국 출시일은 미정이나, 빠르면 올해 1분기 출시된다. 출고가는 3499달러(약 460만원)다. 메타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메타퀘스트3(이하 퀘스트3)가 100만원 미만대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비싼 편이지만, 애플의 브랜드 충성도 등을 고려하면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삼성전자 등 글로벌 빅테크들도 MR기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삼성은 퀄컴, 구글과 협력해 MR헤드셋을 이르면 올 상반기 출시한다. 삼성의 디바이스에 퀄컴의 칩셋, 구글의 OS(운영체제)가 탑재되는 형태가 예상된다. 글로벌 기업의 참전으로 관련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CCS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VR 기기 전 세계 출하량은 1620만대로 전년 대비 65.3% 증가한다. 2027년에는 올해보다 363% 증가한 7500만대로 예상된다.

국내 게임사들은 VR, MR 나아가 XR(확장현실) 게임을 출시하며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XR은 VR, AR(증강현실), MR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지금 당장은 메타퀘스트 등 시장에 출시한 기기와 연동했지만 앞으로 애플, 삼성 등과 협업해 다양한 플랫폼에서 게임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이하 스코넥)는 올해 4월 18일 메타와 공동개발한 XR 팀 대전 FPS(1인칭슈팅게임) '스트라이크 러시'를 출시한다. 올 하반기에는 XR 방탈출 게임 '이스케이프룸 온라인'까지 메타퀘스트 스토어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는 VR슈팅게임 '모탈블리츠'를 퀘스트3에 연동했다. 스코넥 관계자는 "현재 VR게임은 퀘스트3 버전으로 출시되지만, 향후 애플 비전프로가 국내 출시되면 해당 버전 게임도 충분히 출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데브시스터즈는 강력한 쿠키런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쿠키런: 더 다키스트 나이트'를 지난해 12월 1일 메타스토어에 출시했다. 쿠키런 IP로 선보이는 최초의 VR게임이다. 퀘스트3가 공식 발매된 후 처음 스토어에 공개되는 국내 개발사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다. 스마일게이트도 지난해 플레이스테이션 VR2 등에 선보인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의 메타퀘스트 버전을 올해 초 출시한다.

컴투스 자회사 컴투스로카는 지난해 6월 VR게임 '다크스워드: 배틀 이터니티'를 메타스토어에 출시한 후 메타와 지속적으로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스토익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말 '월드워툰즈: 탱크 아레나 VR'을 메타스토어에 론칭한 후, 퀘스트3 등 다양한 플랫폼을 타깃으로 한 신작을 개발 중이다. 퀘스트3 용 VR게임은 올 상반기 출시된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비전프로 출시로 VR 시장의 저변 확대와 게임 등 콘텐츠 플랫폼의 다각화가 기대된다"며 "MR기기 시장에 빅테크들이 참전하면서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며, 이에 따른 게임사들의 VR게임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카운터포인터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벌 XR기기 시장에서 메타의 점유율은 49%로 1위다. 이어 소니(32%), 피코(9%) 순이다. 2022년 4분기만 해도 메타의 점유율은 84%로 압도적이었지만, 소니의 등장으로 크게 줄었다. 애플과 삼성이 시장에 본격 참전하면 메타의 점유율은 더욱 줄겠지만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비전프로. /사진=애플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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