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반도체는 속도전”… 안덕근·이종호 “정부 가용 자원 모두 동원할 것”

세종=박소정 기자 2024. 1. 1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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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민생 토론회’ 1시간반가량 진행
반도체 업계·학생·연구진 등 110명 참석

윤석열 대통령은 세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를 통해 “반도체는 속도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ASML코리아 등 반도체 업계와 반도체과 학생 등 토론회 참가자들은 규제 완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공급망 확보, 반도체 인력난 등 사안에 대해 윤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양대 관계 부처 수장은 “정부가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모두 동원하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15일 오전 10시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주재한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 민생토론회를 통해 “우리가 ‘퍼스트’(1등)가 되기 위해선 천천히 순리대로 가는 게 아니라 국가의 모든 자산을 동원해서 치열한 속도전을 펴야 한다”며 “전후방 투자 효과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세 번째,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토론회는 1시간30분가량 진행됐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를 비롯해, 경기도 일대 지역 주민, 서울대·성균관대·경희대·한양대 등 반도체 학과 학생, 젊은 연구자 등 110여명의 국민들이 토론회에 참석해 다양한 건의 사항을 냈다.

가장 먼저 한국에서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마련해 달라는 건의가 잇따랐다. 첫 발언자로 나선 이우경 ASML코리아 대표는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 투자할 수 있도록 더 매력적인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ASML은 네덜란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기업으로, 윤 대통령의 현지 순방 이후 우리나라와의 협력 관계가 부각돼 왔다. SK하이닉스 임원인 신승아 AT(Analysis Technology) 담당도 “미국·일본·유럽연합(EU) 등은 자국 내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상당히 많은 지원금을 준다”며 “우리도 그래야 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하는 우리 기업에 큰 힘이 돼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임락 국토교통부 국토도시실장은 “용인 산업단지에서 기업들이 예정한 2030년 팹 가동 일정을 맞추기 위해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등 각종 인허가에 드는 일정을 줄여 왔다”며 “산단 조성이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고, 연계 교통망 등 인프라 구축도 소홀하지 않겠다”고 했다. 유소영 산업부 반도체과 사무관은 “관계 부처가 한 몸처럼 일하겠다”며 “일본 TSMC 클러스터 공사 부지가 ‘불이 꺼지지 않는 공사장’으로 불리는 것처럼, 불이 꺼지지 않는 정부가 되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세 번째,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에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발표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인력 양성에 대한 정부 지원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경륜 삼성전자 상무는 “우수 인재들이 약대·의대로 진학하고, 공대생도 의대로 전향하고 있다”며 “반도체는 국가 핵심사업이자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다. 반도체를 전공하는 청년들이 더 많은 기회를 가지고 꿈을 펼치게 도와 달라”고 말했다. 서울대에서 반도체를 공부하는 이주영 학생도 “의대 편중 현상을 개선해 주시면 반도체 인재들이 나오는 데 도움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상은 교육부 인재양성지원과장은 “범부처가 협업해서 15만명 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 중인데, 양적 양성에만 그쳐선 안 된다”며 “잘 길러낸 인재가 반도체 분야에 진출해서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하게끔, 대학과 협업하고 현장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했다.

이 밖에 스타트업 모레의 조강원 대표는 “인공지능(AI) 반도체의 경쟁력에 중요한 건 시스템 소프트웨어”라며 “국가 차원에서 소프트웨어 기술 확보도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해 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는 “성균관대는 현재 10만여평의 부지를 활용해서 반도체 산·학·연 협력과 인재 양성의 구심점 역할을 할 R&D(연구개발) 사이언스파크를 조성하고 있다”며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정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원은 “정부에서 앞으로 양자 분야에 대한 지원을 더욱 부탁한다”고도 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5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세 번째,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에서 보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AI 반도체와 R&D 사이언스파크 조성 등 준비에 차질 없게 하겠다”며 “앞으로 시간이 걸리겠지만 정부가 반도체 산업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는 등 관계 부처와 협력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도 “반도체 산업은 민생과 연관되지 않는 부분이 없다. 반도체 산업 육성에 대한 필사의 각오로 클러스터 조성에 매진하겠다”며 “정부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동원해 빠르게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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