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19일’ 시작된 두산의 2024년…감독도 선수도 ‘변화’를 외친다

배재흥 기자 2024. 1. 1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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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두산 감독이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베어스 창단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두산 제공



2023년 10월19일은 프로야구 두산의 한 시즌이 마무리된 날이다. 당일 두산은 창원에서 치른 NC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9-14로 패했다. 3회까지 3-0으로 앞서다가 경기를 내준 터라 결과에 대해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베어스 창단 기념식’에서 그날을 곱씹으며 “저부터 변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진한 여운이 남는 패배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깨달은 것이다.

두산은 지난해 정규시즌을 5위로 마쳤다. 후반기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경쟁을 계속하다가 ‘뒷심’에서 밀렸고, 가까스로 ‘가을야구’ 티켓을 거머쥐었다. 간신히 포스트시즌에 올라가서도 끈질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사령탑으로서 첫발을 내디딘 이 감독은 “안 좋았던 부분은 모두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상황 판단을 잘 할 수 있는 결단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산은 새 시즌을 앞두고 박흥식(수석), 조웅천(투수) 코치 등을 새로 영입하는 등 코치진에도 변화를 시도했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구단을 떠난 분들이 계셨다”며 “팀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코치를 영입했고, 보직 결정도 신중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선수단 주장도 바뀌었다. 2023시즌 종료 후 구단과 4+2년 최대 78억원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한 양석환이 허경민 대신 2024시즌 선수단을 이끈다. 이 감독은 “선배와 후배, 감독과 코치진에게 할 말은 할 수 있는 선수”라며 “개인 성적뿐 아니라, 팀의 발전과 승리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다음 달부터 진행될 스프링캠프에서 지난해 최대 약점으로 부각된 뒷심 부족 문제를 보완할 생각이다. 그는 “진정한 승부는 20~30경기를 남겨둔 시점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버틸 수 있는 투수를 발굴해야 한다”며 “지난해와 다른 화끈한 야구를 하려면 타선의 타격 지표도 개선해야 한다”고 전했다.

양석환이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베어스 창단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두산 제공



2023시즌 ‘잠실 라이벌’ LG의 ‘통합우승’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두산은 2024시즌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초보’ 딱지를 떼고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될 이 감독은 “우승 말고 만족을 느끼는 감독, 코치, 선수는 없을 것”이라며 “올 시즌에는 지난해보다 훨씬 더 좋은 성적을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장 양석환도 한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 감독과 마찬가지로 2023년 10월19일의 패배에 대한 깊은 아쉬움을 언급하며 “선수들이 그때부터 더 잘해야 한다는 의지를 다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양석환은 지난 시즌의 부족한 점으로 ‘목표 의식’을 꼽았다. 그는 “지난 두 시즌 동안 내부에서 봤을 때 확실한 목표 의식이 부족했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간 뒤(2022년)에는 ‘떨어질 때 됐지’, 감독·코치진에 큰 변화가 생긴 뒤(2023년)로는 ‘이만하면 잘했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며 “확고한 목표 의식이 있어야 중간중간 순위가 올라가고 떨어질 때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주장이 아닌 선수 개인으로서 역할도 작지 않다. 대형 FA 계약을 한 첫해인 만큼 성적에서도 책임감이 따른다. 양석환은 “두산과 최소 4년을 함께 하게 됐다. 잠실에서 30홈런-100타점은 꼭 한번 해보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가을야구 티켓에만 만족할 수 없다며 변화를 천명한 감독과 주장의 한 목소리에 힘이 넘친다.

잠실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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