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혐의’ 황의조, 피해자 2차 가해로 추가 입건

지난해 11월 “상대 여성은 기혼 방송인” 언급…경찰, 추가조사 예정

대한축구협회는 불법 촬영 혐의가 제기된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와 관련해 윤리위원회와 공정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논의기구를 구성, 선수의 무죄가 입증될 때까지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사생활 장면이 담긴 영상을 불법촬영한 혐의로 입건돼 수사를 받아온 축구선수 황의조(31·노리치시티)가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한 혐의로 추가 입건됐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5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황 씨와 황 씨 측 법무법인 변호사 1명을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앞서 황 씨를 대리하는 법무법인은 지난해 11월 불법촬영 의혹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합의한 것”이라며 “상대 여성은 방송 활동을 하는 공인이고 결혼까지 한 신분”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피해자의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공개해 2차 가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력처벌법상 신상 공개를 처벌하는 규정이 있다”면서 “1차 조사를 진행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황의조의 불법촬영 혐의에 대해선 “지난 12일 황 씨에 대해 추가 조사를 비공개로 했고, 필요하면 추가 조사를 비공개로 한 번 더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황 씨는 12일 조사에서 “피해 여성이 촬영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도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아 불법 촬영이 아니다”라며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피해자 측은 “사전에 동의를 구했다면 그런 사실을 유추할 대화가 있어야 한다”며 친밀한 대화가 오갔다는 사실만으로 영상 촬영에 동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한편, 경찰은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을 조만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 전 회장이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수십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와, 태광CC를 통해 계열사에 대한 공사비를 부당 지원한 혐의 등을 수사하고 있다. 이 전 회장 자택과 태광그룹 사무실, 그룹 관계자 주거지 등을 대상으로 세 차례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며 현재 참고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