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체육, 손 놨나' 尹 정부 기조와 상반된 결과 도출
장애인 66.1%, 생활 체육 미참여·비장애인 대상 조사와 정반대 결과
'약자 복지', '따뜻한 동행' 표방하는 尹 정부의 국정 과제에 반한다는 지적
문체부 "정부 기조 부합하도록 장애인 생활 체육 정보 관련 홍보 강화 하겠다" 해명
정부의 장애인 체육 정책에 적신호가 켜졌다. 장애인 생활 체육 조사에서 '약자 복지', '따뜻한 동행' 등을 표방하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 및 기조(基調)에 반하는 결과가 도출되면서다.
정부는 장애인의 생활 체육 실태와 요구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2023년 장애인 생활 체육 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10일 문화체육관광부 누리집에 공표된 해당 조사에 대한 결과 보고서를 살펴보면 장애인 10 명 중 7~8명이 '장애인 생활 체육 관련 정보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조사됐다.
또 70%에 육박하는 장애인들이 생활 체육을 규칙적으로 실행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2023년 국민 생활 체육 조사'에서 생활 체육 참여율이 62.4%로 조사된 것과 상반된 결과에 해당한다.
이뿐 아니라 생활 체육에 참여 하지 않는 장애인들의 경우 미참여의 주된 이유에 대해 '운동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란 응답을 가장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 동기 부여 등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요구된다.
기타 및 뇌병변 장애인, 다른 유형과 비교해 낮은 생활 체육 참여율
15일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년 장애인 생활 체육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장애인의 생활 체육 '완전 실행자(참여자)'는 33.9%로 나타났다. '불완전 실행자'는 23.8%, '현재 운동 하지 않지만 운동 의지가 있는 자'는 19.9%의 비율을 보였다. 또 '현재 운동하지 않고 운동 의지가 없는 자'는 22.4%에 달했다.
'완전 실행자'는 최근 1년간 운동을 실시한 바 있고 집 밖에서 하는 운동 횟수가 1주일 2회 이상, 운동시간은 1회당 30분 이상인 조건에 충족하는 사람을 말한다. 즉 '완전 실행자'는 생활 체육 참여자를 의미한다. '불완전 실행자'는 최근 1년간 운동을 실시 했으나 '완전 실행자'에 속하지 않는 운동 참여자를 일컫는다.
지난해 생활 체육 '완전 실행자' 비율(33.9%)은 전년(26.6%) 보다 7.3%p 증가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66.1%의 장애인이 사실상 생활 체육에 참여하지 않는 상황이다. 행복감 지수를 장애인의 생활 체육 참여 유형 별로 살펴보면 '완전 실행자'의 행복감 지수가 평균 3.33으로 가장 높았다. 이는 생활 체육 참여 정도가 높은 장애인들이 그렇지 않은 장애인들보다 행복감이 더 높다는 얘기다.
'완전 실행자' 비율을 장애 유형 별로 분석하면 청각·언어 장애인이 41.9%로 가장 높고, 이어 시각 장애인(40.3%), 지체 장애인(36.8%), 발달 장애인(31.2%) 등의 순이었다. 기타 장애인과 뇌병변 장애인은 각각 26.2%, 21.1%로 다른 장애 유형과 비교해 낮은 생활 체육 참여율을 보였다.
운동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운동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최근 1년간 운동에 참여한 경험이 없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운동을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인지 질의한 결과 '운동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가 24.9%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몸이 안 좋아서(20.7%)', '운동을 할 시간이 부족해서(16.0%)', 운동을 도와줄 사람이 없어서(10.2%)' 등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이들 운동 비경험자에게 향후 운동 참여 의향을 조사한 결과 '현재로서는 전혀 운동할 생각이 없다'는 응답이 52.9%에 달했다.
특히 모든 응답자에게 장애인 생활 체육 관련 정보를 들어본 적이 있는지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7.0%가 '없다'라고 답했다. 이는 여전히 생활 체육 정보에 있어 사각지대에 방치된 장애인이 대다수임을 의미하는 대목이어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생활 체육 정보를 습득한 장애인들의 절반 이상(52.7%)은 정보가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또 가장 중요한 장애인 체육 정보로는 '장애인 체육 지원 제도(44.3%)'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처럼 생활 체육 정보가 장애인들의 실생활에 도움을 주고 있는 상황임에도, 77%에 달하는 장애인들은 정보 습득의 주체가 되지 못하고 있다.
체육 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에 대한 조사에서는 '다니기 쉽게 만들어진 복도 및 통로'를 요구하는 장애인이 21.9%로 가장 많았고 '장애인 운동용품, 기구 및 장비'란 응답이 17.1%로 뒤를 이었다.
'체육 미혜택자, 생활 체육으로 유입할 수 있는 정책적 투자 필요' 분석
윤석열 정부는 '모두를 위한 스포츠, 촘촘한 스포츠 복지 실현', '장애인 맞춤형 통합 지원을 통한 차별 없는 사회 실현' 등을 국정 과제로 공약했다. 이같은 국정 과제 기조와 상반된 결과가 도출된 것과 관련해 문체부는 홍보 강화 및 예산 증액 등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매년 조사하고 있으나 장애인 정보 습득 여부 조사 등에서 올해도 미흡한 결과가 나왔다. 홍보가 부족했다. 정부 기조에 부합하도록 올해 예산을 늘려 정보 관련 홍보를 강화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실제 관련 조사 결과 보고서에서도 문체부는 '장애인에게 유용한 생활 체육 정보가 잘 전달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장애인 생활 체육 지원 정책의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으로 적극적이고 효율적 홍보가 절실하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또 70%에 육박하는 장애인들의 생활 체육 미참여 문제와 관련해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장애인 생활 체육 참여 수요가 증가해 전년보다는 많이 늘었지만 여전히 미참여율이 높다.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생활 밀착형 체육 시설인 '반다비 체육센터'를 확충하고 '장애인 스포츠 강좌 이용권' 수혜 대상과 지원금을 확대하는 등 장애인 생활 체육 활성화 정책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2023년 장애인 생활 체육 조사'는 전국 17개 시·도의 만10세 이상 69세 이하 남·녀 등록 재가 장애인(2022년 12월 말 기준 152만7673 명) 중 1만 명(표본)을 대상으로 지난해 9월 1일부터 11월 6일까지 실시했다.
문체부가 조사를 주관했고, 조사 수행은 대한장애인체육회가 맡았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는 실사를 수행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0.98%p 이다.
CBS노컷뉴스 동규 기자 dk7fl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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