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제2의 MLB 될까"…'할리데이비슨' 패션 브랜드로 키운다

양지윤 2024. 1. 1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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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인터내셔날이 미국의 바이크 브랜드인 '할리데이비슨'을 패션 브랜드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한다.

 'MLB',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패션과 무관한 해외 유명 상표를 패션 브랜드화(化)한 성공사례들이 잇따르자 국내외 인지도가 높은 할리데이비슨의 라이선스를 취득해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할리데이비슨을 시작으로 라이선스 브랜드를 더 늘린다는 게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청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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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데이비슨' 패션 브랜드로 키운다
'제2의 MLB' 노리는 신세계인터내셔날
할리데이비슨 이미지. 픽사베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미국의 바이크 브랜드인 ‘할리데이비슨’을 패션 브랜드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한다. ‘MLB’,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패션과 무관한 해외 유명 상표를 패션 브랜드화(化)한 성공사례들이 잇따르자 국내외 인지도가 높은 할리데이비슨의 라이선스를 취득해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수입 브랜드 의존도가 높은 현재의 사업모델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새 먹거리로 ‘라이선스 사업’을 낙점한 바 있다.

 ◆MZ 위한 유니섹스 브랜드로

할리데이비슨 이미지. 픽사베이


 1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미국 할리데이비슨 본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진행 중이다. 현재 할리데이비슨 본사가 라이더를 위한 의류를 소량 제작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추진 중인 브랜드는 할리데이비슨의 상표를 활용한 완전히 새로운 패션 브랜드다. 할리데이비슨의 로고·감성을 바탕으로 한 유니섹스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키워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공략한다는 목표다.

라이선스 브랜드의 성패는 ‘상표의 힘’이 좌우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새 브랜드로 할리데이비슨을 선택한 것도 독보적인 브랜드 정체성(BI) 때문이다. 1903년 미국 밀워키에서 설립된 할리데이비슨은 말발굽 소리를 연상시키는 배기음으로 잘 알려졌다. 현재 100여개국에 진출했는데, 바이크를 타지 않는 사람도 ‘할리데이비슨’이라는 이름은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하다.

F&F가 전개하는 MLB 브랜드 화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라이선스 사업을 본격화하는 데에는 라이선스로 소위 ‘대박’을 터뜨린 국내 사례들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F&F의 MLB·디스커버리, 더네이쳐홀딩스의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이 대표적이다. 2022년에는 국내 최초로 중국에서만 1조원어치(리테일가 기준)를 판 브랜드라는 기록을 세웠다. 

 ◆라이선스 사업으로 돌파구 찾아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9월 있었던 조직개편에서 라이선스 조직을 대폭 강화하며 사업 확대를 예고한 바 있다. 기존 1개 팀에서 2개 팀으로 늘리고 라이선스 담당 직을 신설했다. 지금까지는 취득한 라이선스를 제3자에 다시 넘겨 수수료를 받는 ‘서브 라이선스’ 방식으로 주로 운영해왔는데, 올해 들어 직접 기획·생산하는 라이선스 브랜드를 늘리기로 방향을 잡았다.

할리데이비슨을 시작으로 라이선스 브랜드를 더 늘린다는 게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청사진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현재 유통하고 있는 수입 의류 브랜드의 라이선스를 취득해 이를 잡화로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선스 사업을 확대하기로 한 건 신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에서 비롯됐다. 그동안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수입 브랜드 비중을 늘리며 매출을 불려왔다. 하지만 매출을 견인하던 셀린느·끌로에 등이 직진출을 선언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톰보이·보브·지컷 등 자체 브랜드들의 성장이 둔화한 것도 한몫했다. 이런 가운데 라이선스 사업을 돌파구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수입·국내 브랜드 모두 한계가 보이는 상황에서 과거 사업을 해본 경험도 있고, 어느 정도 인프라도 갖춰진 라이선스 사업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할리데이비슨을 남성과 여성이 함께 입는 유니섹스 브랜드로 기획한 것도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으로 읽힌다. 현재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포트폴리오에서 여성복 비중은 70%에 달한다. 최근 남성 패션과 유니섹스 패션이 약진하고 있는 만큼 남성 고객층을 끌어모으겠다는 의도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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