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시스트는 했지만···골 결정력 부진은 여전했던 ‘손흥민의 대체자’ 베르너
토트넘이 손흥민이 아시안컵으로 대표팀에 차출된 후 치른 첫 리그 경기에서 힘들게 무승부를 거뒀다. 여러모로 손흥민의 공백을 실감할 수 밖에 없었던 경기였다. 특히 손흥민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영입한 티모 베르너의 부진은 토트넘 팬들로 하여금 한숨만 짓게 했다.
토트넘은 15일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2-2로 비겼다. 승점 40점이 된 토트넘(12승 4무 5패)은 한 경기를 덜 치른 ‘북런던 라이벌’ 아스널과 승점이 같으나 골득실에서 밀려 5위를 유지했다.
이 경기는 토트넘이 손흥민 없이 치른 두 번째 경기이자, 첫 리그 경기였다. 손흥민은 지난해 12월31일 본머스전(3-1 승)에 출전해 골을 넣어 팀 승리를 이끈 뒤 아시안컵에 출전하기 위해 카타르로 떠났다. 토트넘은 지난 6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64강전에서 리그 19위 팀 번리를 만나 힘겹게 1-0으로 이기며 손흥민의 공백을 실감했다.
이날 경기 역시 손흥민이 없었지만, 분위기는 달랐다. 토트넘이 손흥민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겨울 이적시장에서 라이프치히(독일)로부터 임대 영입한 베르너가 첫 선을 보였기 때문이다. 베르너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첼시에서 뛰는 등 EPL 경험도 있어 많은 기대를 모았다.
베르너는 이날 히샤를리송, 브레넌 존슨과 함께 공격 삼각 편대를 구성했다. 그리고 1-2로 끌려가던 후반 1분 왼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동점골을 어시스트, 토트넘 데뷔전에서 공격포인트를 작성했다.
하지만 경기 전체적으로 봤을 때 베르너의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후반 35분 교체될 때까지 80분을 소화한 베르너는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5개의 슈팅을 시도했다. 그런데 단 한 개도 유효슈팅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특히 전반 21분 왼쪽 측면에서 페널티 아크 서클로 좁혀 들어와 소위 말하는 ‘손흥민 존’에서 슈팅을 때렸으나 관중석으로 향하며 정교한 감아차기로 골을 넣던 손흥민의 모습과 크게 대조되기도 했다.
베르너는 고질적인 골 결정력 부족이 늘 단점으로 지목받았다. 이날 경기에서 베르너는 스피드와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왼쪽 측면을 활발하게 누비며 여러번 찬스를 만들었으나 정작 골을 넣지 못했다. 토트넘이 베르너를 영입한 것은 온전히 팀내 득점 1위(12골) 손흥민의 공백을 채우기 위함이다. 하지만 첫 경기부터 결정력에 심각한 문제를 보이면서 토트넘 팬들의 우려를 사게 됐다.
다만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베르너에 대한 믿음이 확고한 듯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베르너는) 우리와 고작 두 번 훈련했다. 그럼에도 우리의 경기를 이해했다”며 “중요한 것은 베르너를 제외하면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기꺼이 선발로 나섰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뭐든지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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