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2조 민간 투자로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서울 여의도 7배 규모 2100만㎡ 클러스터 조성
인프라·투자 환경 조성 및 기업 지원에 총력
경기 남부 일대를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로 구축하는사업에 정부와 기업이 지원을 강화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2047년까지 총 622조 원을 투자하고 정부는 전력·용수 등 핵심 인프라를 적기에 공급하거나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
정부는 클러스터 건설에 따라 346만 명의 일자리 창출과 650조 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삼성·SK하이닉스 총 622조 투자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5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세계 최대·최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평택 화성 용인 이천 안성 판교 수원 등 경기 남부 일대를 반도체 관련 기업·기관이 밀집한 지역으로 구축하는 정부의 초대형 프로젝트다.
지난해 3월 클러스터 구축 계획을 처음으로 발표한 정부가 10개월 만에 구체적인 조성 방안과 지원책 등을 내놓은 것이다.
우선 정부는 현재 19개 생산팹(fab·반도체 생산 공장)과 2개의 연구팹이 들어선 메가 클러스터에 민간 자본을 활용해 2047년까지 16개 팹(생산팹 13개·연구팹 3개)을 신설한다.
삼성전자(500조 원)와 SK하이닉스(122조 원)가 이 기간 총 622조 원을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들 기업은 용인 일대에 자사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 중이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총면적은 서울 여의도의 7배 규모인 2100만㎡에 달한다. 2030년이 되면 이곳에서 월 770만 장의 웨이퍼(반도체의 재료가 되는 얇은 원판)가 생산될 것이라는 게 정부 전망이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다.
산업부 안덕근 장관은 “팹 신설을 통해 소부장(소재·부품·장비)과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회사) 등 협력 기업의 동반성장과 650조 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메가 클러스터 내 팹 건설 및 운영 등으로 총 364만 명의 직간접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
안 장관은 “경제 성장과 직결된 메가 클러스터 구축을 가속화해 올해 반도체 수출 1200억 달러, 민간 투자 60조 원 이상을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반도체 예산 1조3000억 원
이를 위해 정부는 인프라·투자 환경을 조성·지원하는 데 총력을 쏟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로 팹을 건설하는 용인 클러스터 한곳만 수도권 전체 전력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10기가와트(GW)의 전력 수요가 예상된다”며 “전력·용수 공급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자체 등과 총력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용인 반도체 산단 내 3GW급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건설해 전기를 먼저 넣고, 나머지 7GW의 전력은 송전망 확충을 통해 호남권의 태양광발전소와 동해안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끌어와 공급하기로 했다.
전력 설비와 용수 관로 등 인프라 설치 관련 인허가가 신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하고,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제정을 통해 송전선로 건설 기간을 30% 이상 단축할 방침이다.
금융·세제 혜택도 추진한다.
우선 정부는 지난해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최대 25%로 높인 데 이어 올해 반도체 예산도 지난해의 배 수준인 1조3000억 원으로 편성했다.
향후 3년간 24조 원 규모의 대출·보증을 우대 지원하는 ‘반도체 생태계 도약 프로그램’도 가동한다.
이 밖에도 정부는 인허가 신속 처리 절차를 총동원해 투자 지연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이는 전력과 용수의 적기 공급이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건설의 최대 관건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공급망 자립률 2030년 50%로
정부는 또 현재 30% 수준인 공급망 자립률을 2030년 50%로 높이고, ‘1조 매출 클럽’ 10개 기업(현재 4개 기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소부장 업계의 숙원 사업인 ‘소부장 실증 테스트베드’를 2027년까지 완공한다. 이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총사업비 9000억 원 규모로 용인 클러스터 내에 구축된다.
이 테스트베드는 소부장 기업이 개발한 소재 장비 등의 양산 신뢰성을 칩 양산기업과 함께 검증해 양산 투입 가능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부는 또 대규모 소부장 R&D에 올해 680억 원을 지원하고, 수요기업 로드맵에 기반한 소부장 기업 지원 사업도 새로 만들 방침이다.
글로벌 ‘톱 10’ 장비기업의 R&D 센터를 유치해 국내 부족한 기술을 보완한다.
이 밖에 정부는 국내 파운드리 강점을 기반으로 팹리스 기업을 육성해 시스템 반도체 밸류체인을 완성할 계획이다.
팹리스 업계의 주요 애로사항인 ▷네트워킹 강화 ▷시제품 제작기회 확대 ▷자금 지원 등에 주력해 2030년까지 팹리스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10%(현재 3%)로 확대하고, 글로벌 매출액 상위 50위 내 팹리스 기업 10개(현재 1개)를 육성할 계획이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