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토강진 이후 ‘재해사’ 13명…고령 피난자 많아 추가 사망 우려

김소연 기자 2024. 1. 1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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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지 15일로 보름째를 맞는 가운데 피해복구가 늦어지면서 '재해 관련 사망자' 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때 전체 사망자 276명 중 약 80%(218명)가 재해 관련 사망자였기 때문이다.

8년 전인 2016년 4월 구마모토 지진의 경우 전체 사망자 276명 중 218명(79%)이 재해 관련 사망자로 인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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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모토 지진 때는 사망자의 80%가 재해사
새해 첫날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7.6의 강진으로 집이 무너진 일부 주민들이 공식 대피소가 부족해 인근 농업용 비닐하우스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난 11일 같이 밥을 먹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새해 첫날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지 15일로 보름째를 맞는 가운데 피해복구가 늦어지면서 ‘재해 관련 사망자’ 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때 전체 사망자 276명 중 약 80%(218명)가 재해 관련 사망자였기 때문이다.

일본 공영방송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15일 지진에 따른 사망자가 221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 중 지진으로 인한 건물 붕괴 등으로 숨진 것이 아니라 대피 생활로 인한 지병 악화와 감염, 스트레스 등 재해 관련으로 사망한 사람이 13명이나 됐다. 대피소에 고령자 비중이 높고, 영하로 떨어진 강추위에 정전·단수가 장기화되면서 위생상태가 나빠지는 등 주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피소 생활 중 90대 노모를 잃은 60대 장남은 요미우리신문에 “어머니가 추운 바닥에 담요만 깐 채 지냈다. 대피소에 칸막이도 없어 주위 사람을 신경을 쓰는 등 불안정한 상태가 계속됐다”며 “기운이 약해지면서 음식도 제대로 삼키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지진이 발생한 지 2주가 지났지만 집이 부서지는 등 갈 곳이 없어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이 여전히 2만명에 달하고 있다. 특히 고령자 비율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토반도의 경우 65살 이상 고령자 비율이 전체 인구에서 약 50%가량 되는 등 전국 평균(29.1%)보다 높은 지역이다.

대피소 상황이 열악해 감염병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13일 대피소 등에서 코로나19와 독감 등 급성 호흡기 감염증으로 진찰을 받은 사람이 142명이라고 밝혔다. 노로바이러스 등 감염병 증상도 24명이나 됐다. 환자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치료해야 할 지역 내 병원도 단수 탓에 어려운 처지다. 노토반도 재해 거점 병원 4곳 중 3곳이 단수 상태라 기구 세척, 수술, 투석 등을 할 수 없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4일 규모 7.6의 강진으로 피해가 큰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와지마시와 스즈시 대피소에서 주민들을 만나 요구 사항을 청취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진 발생 2주 만에 처음으로 피해 지역을 시찰했다. AP 연합뉴스

과거 일본에서는 지진이 발생한 뒤 한 달 안에 몸 상태가 나빠져 사망하는 사례가 많았다. 8년 전인 2016년 4월 구마모토 지진의 경우 전체 사망자 276명 중 218명(79%)이 재해 관련 사망자로 인정됐다. 건물 붕괴 등으로 인한 사망자(50명)의 4배가 넘는 규모다. 재해 관련 사망자의 경우 한 달 안에 숨진 사례가 60%가량 차지했고, 70살 이상이 80%였다.

노토반도에 파견된 의료팀 관계자는 요미우리신문에 “고령자가 대피소에서 생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조속히 (호텔 등 보다 안전한 장소로) 2차 피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14일 노토반도를 직접 찾아 “도로나 수도 등 복구에 3개월 이상 걸리는 곳도 있다. 적극적으로 2차 피난을 검토해 달라”고 호소했다. 기시다 총리가 ‘2차 피난’을 강조한 것은 고령자들이 지금 이 마을을 떠나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 등으로 대피소에 계속 머물고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와 이시카와현이 호텔·료칸 등 총 2만8337명 몫의 2차 대피소를 확보했지만, 실제 이용자는 780명에 그쳤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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