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꽝+평점 6점' 베르너 향한 아쉬움에 포스테코글루 옹호, "오랫동안 경기 출전 못했잖아"
[인터풋볼] 박지원 기자= 1월 이적시장을 통해 토트넘 훗스퍼 유니폼을 입은 티모 베르너(27). 곧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을 통해 데뷔전을 치렀다.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긍정적인 면도 있었지만, 우려됐던 결정력 문제도 동시에 노출됐다. 이에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베르너를 감싸며 칭찬했다.
토트넘 훗스퍼는 15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21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2로 비겼다. 이로써 토트넘은 12승 4무 5패(승점 40)로 5위를 유지했으며, 승점 40점대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티모 베르너, 히샬리송, 브레넌 존슨이 쓰리톱을 구축했다.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로드리고 벤탄쿠르, 올리버 스킵이 중원에 섰다. 데스티니 우도지, 미키 판 더 펜,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가 4백 짝을 이뤘으며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이에 맞서는 맨유는 4-2-3-1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라스무스 호일룬, 마커스 래쉬포드, 브루노 페르난데스, 알레한드로 가르나초, 코비 마이누, 크리스티안 에릭센, 아론 완비사카, 라파엘 바란, 조니 에반스, 디오구 달로트, 안드레 오나나가 출격했다.
단연 눈에 띄었던 것은 베르너의 데뷔전이었다. 베르너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토트넘 영입 '1호'였고, 특히 아시안컵에 차출된 손흥민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중책을 짊어졌다. 그리고 얼마 안 되어 진행된 맨유전에서 그라운드를 밟게 됐다.
베르너의 치명적인 단점으로 여겨지는 '결정력 부재'는 이날도 여전했다. 전반 11분, 존슨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고 베르너가 헤더 슈팅을 날렸다. 공은 수비 헤더를 맞고 나갔는데, 애당초 골문 쪽으로 향한 코스가 아니었다.
계속해서 전반 22분, 베르너가 좌측면에서 공을 잡은 뒤 중앙으로 파고들었다. 이내 페널티 박스 앞에서 감아 차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빗맞으면서 공이 매우 높게 솟구치고 말았다. 지켜보던 팬들은 "홈런"이라며 아쉬움을 삼켰다.
결정적인 기회가 또다시 무산됐다. 전반 44분, 맨유 공격 상황에서 토트넘이 볼 차단에 성공했다. 그리고 스킵이 절묘한 발리 패스로 뛰어 들어가는 베르너에게 연결했다. 베르너는 페널티 박스 안까지 진입했고, 이어진 왼발 슈팅이 파 포스트 옆으로 지나갔다.
후반에도 마찬가지였다. 후반 13분, 토트넘의 코너킥 상황에서 킥이 길게 전달됐다. 베르너가 쫓아간 뒤 발리 슈팅을 했으나, 크로스바 위로 넘어갔다.
득점에는 실패했으나, 어시스트를 올리는 성과도 존재했다. 후반 1분, 스킵의 패스를 받은 베르너가 문전으로 들어가는 벤탄쿠르에게 사이 패스를 건넸다. 벤탄쿠르는 침착한 트래핑 후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베르너의 토트넘 소속 첫 공격 포인트가 탄생했다.
베르너의 역할은 후반 35분까지였다. 브리안 힐과 교체되면서 그라운드를 빠져 나갔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은 평점 7.1점, '소파 스코어'는 7.0점, '후스코어드닷컴'은 6.6점을 부여했다. 경기 기록은 어시스트 1개를 비롯해 볼 터치 46회, 패스 성공률 91%, 슈팅 5회(유효 0), 오프사이드 1회, 리커버리 4회 등이었다. 크로스, 태클, 지상 경합, 공중 경합에서는 한 차례도 성공하지 못했다.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는 베르너에게 평점 6점을 주면서 "어시스트를 통해 프리미어리그 복귀를 알렸으며 왼쪽에서 좋은 위치를 차지했다. 하지만 양발 모두 마무리가 불안정했다"라고 평가했다. 평점 6점은 4점인 존슨 다음으로 낮은 점수였다.
'풋볼 런던'은 7점이었다. 매체는 "헤더 슈팅을 날렸지만 에반스의 블록에 막혔다. 전반전 두 번의 슈팅은 모두 벗어났다. 이후 베르너는 벤탄쿠르에게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만회했다. 지난 11월 4일 이후 처음으로 출전한 (리그) 경기에서 79분을 소화했다. 어시스트로 좋은 출발을 알리긴 했으나 두 번의 슈팅은 더 좋게 마무리했어야 했다"라고 작성했다.
기대감이 컸던 만큼, 아쉬움도 더 짙게 남았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베르너는 우리와 함께 두 번의 세션을 진행한 게 전부였으며 오랫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 경기를 보니, 우리 경기를 이해하고 훈련에 적응한다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항상 위협적이었으며, 이곳에서의 축구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오늘 베르너를 선발로 기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훈련에 정말 열심히 임했으며, 팀을 돕고 싶어 했다. 그러면서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무엇이든 하겠다고 했다. 베르너는 칭찬받을 만하다"라고 덧붙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말처럼, 베르너는 오랜 기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올 시즌 라이프치히에서 14경기를 밟았는데, 리그는 11월 초, 챔피언스리그는 12월 중순이 끝이었다. 그것도 후반 교체 출전에 불과했다.
경기 감각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선발 출전까지 하게 됐고, 거기다 어시스트까지 만들며 결국 팀의 2-2 무승부를 이끌었다. 마냥 비판만은 할 수 없다.
토트넘 겨울 영입 '1호' 티모 베르너.
토트넘 훗스퍼는 지난 10일, "라이프치히에서 티모 베르너를 임대 영입했다는 소식을 전하게 되어 기쁘다. 독일 국가대표 출신인 베르너는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 임대 계약으로 클럽에 합류하며, 여름에 영구 계약을 맺을 수 있는 옵션이 있다. 등번호 16번을 달게 된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복수 매체는 베르너의 계약을 두고 2023-24시즌 잔여 시즌 '임대 계약'이며, 의무가 아닌 '선택' 완전 이적 옵션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토트넘이 베르너의 활약에 만족하면 1,700만 유로(약 245억 원)를 지불해서 영입할 수 있다. 우선 올 시즌 동안의 주급은 토트넘이 전액 부담한다.
베르너는 라이프치히 1기 시절과 2기 시절은 극명하게 갈렸다. 1기 시절에는 '정상급 스트라이커'라고 불렸다. 경기 스탯만 봐도 알 수 있다. 2016-17시즌 32경기 21골 7도움, 2017-18시즌 45경기 21골 10도움, 2018-19시즌 37경기 19골 10도움, 2019-20시즌 45경기 34골 13도움을 터뜨렸다.
그러나 첼시를 거쳐 돌아온 2기 시절은 아쉬움이 존재했다. 첫 시즌에는 공식전 40경기 16골 6도움으로 인상적이었으나, 올 시즌부터 문제가 생겼다. 겨울 휴식기까지 14경기를 누볐는데, 출전 시간이 386분에 불과했다. 로이스 오펜다, 유수프 포울센, 베냐민 셰슈코에 밀려 4순위 스트라이커가 되면서 출전 기회가 한정적이었다. 공격 포인트 역시 2골 1도움으로 저조했으며, 최근에는 벤치 명단에만 머물렀다.
한 시즌 반 만에 다시 방출 명단에 올랐고, 프리미어리그 복수 구단이 러브콜을 보냈다. 토트넘을 비롯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뉴캐슬 등이 거론됐다. 그중에서도 특히 공격진 보강이 필요했던 토트넘이 품에 안는 데 성공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베르너에게 기대하는 바를 알렸다. 기자회견을 통해 "새해가 되기 전에 베르너가 제안됐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쏘니(손흥민 애칭)가 오랜 기간 자리를 비우면서 파이널 서드에 다른 선수가 필요하다고 여겼다. 센터백이 우선순위였지만, 기회가 온다면 빠르게 움직이고 싶었다. 요한 랑게 테크니컬 디렉터와 대화를 나눴고, 베르너는 스타일적으로 우리 팀에 잘 맞을 거로 생각했다"라고 알렸다.
또, "베르너는 왼쪽, 오른쪽, 중앙 세 가지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어 전방에 깊이와 퀄리티를 더할 수 있다. 대화를 나눴을 때도 정말 의욕이 넘쳤으며, 토트넘에서의 기회를 정말 좋아했다. 쏘니가 자리를 비웠고, 부상자들로 인해 데얀 쿨루셉스키를 측면과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해왔다. 베르너는 경기에 따라 어느 포지션에서도 기용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다. 모든 포지션에서 편안하게 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첼시 시절은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 내게 중요한 것은 내가 만들고 싶은 팀에 적합한 선수인지다. 베르너와 우리가 이 기회를 발판 삼아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거로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베르너는 입단 인터뷰에서 "이곳에서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나를 조금이라도 지켜본 사람들은 내가 스피드를 불어넣고, 상대 팀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나 역시 팀에 가져오고 싶은 것이 그런 점이다. 경기장 밖에서는 내가 재미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팀에 잘 적응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동료들이 내 성격을 좋아하면 좋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더불어 "1년 반 전에 잉글랜드를 떠난 후 프리미어리그를 지켜봤다. 모든 클럽을 다 챙겨보지는 못했지만, 토트넘은 항상 관심 있게 지켜봤던 클럽이었다. 예전 클럽에 합류했을 때 우승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고, 결국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다. 이번에도 우승하고 무언가를 얻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라고 했다.
토트넘 대 맨유 경기 주요 장면.
맨유가 이른 시간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3분, 래쉬포드가 돌파를 시도했고 토트넘 수비가 제대로 제어하지 못했다. 옆으로 흐른 걸 회이룬이 슈팅으로 연결하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공은 골문 상단으로 절묘하게 빨려 들어갔다.
토트넘이 비교적 빠르게 균형을 맞췄다. 전반 19분, 포로가 코너킥을 날카롭게 올렸고 히샬리송이 경합에서 이겨낸 뒤 헤더 슈팅을 통해 득점했다. 득점 감각이 완전히 물오른 히샬리송이었고, 최근 프리미어리그 6경기에서 6골을 터뜨리는 괴력을 보였다.
흐름이 살아난 토트넘이 계속해서 몰아쳤다. 맨유는 역습을 펼쳤는데 로메로를 비롯한 토트넘 수비에 연이어 막혔다.
그러다 한 차례 철렁한 순간이 존재했다. 전반 38분, 래쉬포드가 크로스를 올렸고, 우도지 머리에 맞고 나서 골대를 강타했다. 자칫하면 자책골로 연결될 뻔했다.
맨유가 다시 리드를 잡았다. 전반 39분, 래쉬포드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진입한 뒤 회이룬에게 내줬다. 회이룬이 다시 패스를 건넸고 래쉬포드가 슈팅을 통해 골망을 갈랐다.
베르너가 기회를 놓쳤다. 전반 44분, 맨유 공격 상황에서 토트넘이 볼 차단에 성공했다. 그리고 스킵이 절묘한 발리 패스로 뛰어 들어가는 베르너에게 연결했다. 베르너는 페널티 박스 안까지 진입했고, 이어진 왼발 슈팅이 파 포스트 옆으로 지나갔다. 그러고 나서 전반 추가시간 2분,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로메로의 헤더 슈팅은 크로스바를 맞았다.
그렇게 전반은 맨유의 2-1 리드 속에 종료됐다.
후반 시작과 함께 토트넘이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1분, 스킵의 패스를 받은 베르너가 문전으로 들어가는 벤탄쿠르에게 사이 패스를 건넸다. 벤탄쿠르는 침착한 트래핑 후 왼발 슈팅으로 득점을 기록했다.
흐름을 탄 토트넘이 공격을 이어갔다. 후반 13분, 토트넘의 코너킥 상황에서 킥이 길게 전달됐다. 베르너가 쫓아간 뒤 발리 슈팅을 했으나, 크로스바 위로 넘어갔다.
토트넘은 계속해서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진입에 성공했다. 반면 맨유는 좀처럼 박스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크로스나 중거리 슈팅에 의존했다. 토트넘의 기회가 무산됐다. 후반 23분, 코너킥 상황에서 오픈 찬스를 맞은 스킵이 그대로 중거리 슈팅을 날렸는데 수비 맞고 나갔다.
후반 막판 교체가 이뤄졌다. 토트넘은 후반 35분 베르너를 불러들이고 브리안 힐을 추가했다. 그러고 후반 39분 스킵이 빠지고 라두 드라구신이 들어왔다. 드라구신도 베르너처럼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맨유는 래쉬포드가 빠지고 안토니가 들어오면서 측면에 변화가 생겼다. 토트넘에 악재가 덮쳤다. 후반 42분 판 더 펜에게 근육 경련이 발생하면서 에메르송 로얄과 교체됐다.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결국 2-2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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