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오퍼 제치고 마이너 계약, 각오가 심상치 않다 "원래 밑바닥 선수, 그게 내 인생"

신원철 기자 2024. 1. 15.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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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와사와 나오유키 ⓒ 일본야구대표팀 홈페이지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밑바닥에서 시작하는 것은 익숙하다. 나는 그런 인생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삶이 나답다고 생각한다."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제시받고도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큰 스플릿 계약을 선택한 이상한 선수가 있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도전을 택한 우와사와 나오유키(전 닛폰햄 파이터즈)는 탬파베이 레이스와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면 연봉 250만 달러에 인센티브 포함 최대 35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는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 남을 가능성도 있다. 스프링캠프는 초청선수 자격으로 참가한다. 얼마나 기회를 얻을지 장담할 수 없는, 시작부터 힘겨운 길을 택했다. 그런데 이런 도전이 "나답다"고 한다.

우와사와는 드래프트 6라운드에 뽑혀 닛폰햄에 입단했다. 2014년 처음 1군에 데뷔해 23경기 8승 8패 평균자책점 3.19로 가능성을 보였다. 2018년 25경기에서 165⅓이닝을 투구하며 처음 규정이닝을 채우면서 11승 6패 평균자책점 3.16으로 활약했다. 직전 시즌인 2023년은 9승 9패 평균자책점 2.96을 남겼고, 통산 성적은 173경기 70승 62패 1홀드 평균자책점 3.19다.

사실 냉정하게 보면 함께 포스팅을 신청한 다른 일본인 투수들에 비하면 내세울 만한 커리어는 아니다. LA 다저스와 최대 12년 3억 2500만 달러에 계약한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3년 연속 사와무라상을 받은데다 통산 평균자책점이 1.82에 불과하다. 시카고 컵스와 최대 5년 80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이마나가 쇼타는 동산 평균자책점이 3점대지만 그래도 최근 2년은 계속 2점대였고, 지난해에는 탈삼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18년 11월 일본 도쿄돔 등에서 열린 '미일 올스타 시리즈'가 우와사와의 야구관을 바꿔놨다. 우와사와는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뒤 국가대표팀에 뽑혀 메이저리거와 맞대결할 기회를 얻었다. 10일 도쿄돔 2차전에 선발 등판한 우와사와는 5이닝을 4피안타(1홈런) 7탈삼진 1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사실 시즌 뒤에 열린 대회라 참가한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올스타'라는 이름에 조금 못 미치는 면도 있다. 그래도 후안 소토나 JP 리얼무토,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 같은 수준급 선수들도 볼 수 있는 대회였다. 우와사와는 소토에게 홈런 하나를 맞았지만 삼진도 하나 잡아냈다.

▲후안 소토

일본 스포츠지 스포츠닛폰은 15일 우와사와와 단독 인터뷰를 실었다. 스포츠닛폰과 인터뷰에서 우와사와는 메이저리그 계약을 거절하고 스플릿계약으로 도전하는 이유를 밝혔다.

우와사와는 "에이전트가 탬파베이 쪽과 대화해보니 나에게 관심이 크다고 하더라. 나 역시 다른 투수들이 탬파베이로 이적해 성적이 좋아진 경우에 대해 들었고, 또 투구 개선에 장점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탬파베이에는 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전부터 관심이 있었다"고 밝혔다.

화상 면담에서는 카일 스나이더 투수코치 등이 함께해 우와사와의 강점, 개선점에 대해 대화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스나이더 투수코치가 우와사와의 마음을 흔들었다. 우와사와는 "우리는 투수와 수비에 대해 자부심이 있다고 하더라. 그 말이 인상적이었고, 거기서 자신감이 생겼다. 내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탬파베이 측에서는 직구와 포크볼의 궤적 차이가 좋다고 칭찬하면서 컷패스트볼의 궤적은 수정하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탬파베이와 협상하는 중에도 메이저리그 오퍼가 있었다. 그러나 우와사와는 "메이저 계약을 제시하면서 좋게 평가해주셨다는 게 기분 좋았다. 보장 연봉도 메이저 계약과 마이너 계약은 차이가 컸다. 가족이 있는 사람이라 그런 면에서도 고민이 됐다"면서 "메이저 계약이든 마이너 계약이든 나는 올해 1년, 단년으로 승부해야 하는 처지다. 올해 성과를 내지 못하면 내년은 없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탬파베이에서 뛰어야 내가 발전하면서 1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레벨업에 가장 적합한 환경을 제공한다고 느꼈다. 중요한 것은 올해 좋은 결과를 내고 내년부터 제대로 된 계약을 맺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단년 마이너 계약이라 일단 나 혼자 미국에서 생활할 계획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가족과 함께하고 싶다. 아이들을 외롭게 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올해 어떻게든 좋은 성적을 내고 다년계약을 따내 가족과 함께하는 것이 아버지로서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일본에 남았다면 계속 선발투수로 안정된 커리어를 보낼 수 있었지만 기꺼이 포기했다. 우와사와는 도전을 결심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닛폰햄에서도 선발을 보장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원래 2군에서 온 선수다. 드래프트도 아래(6라운드)에서 시작했다. 몇 년 안에 성과를 내지 못하면 잘린다는 각오로 야구했다.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것은 익숙하다. 나는 그런 인생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런 삶이 나답다고 생각한다."

▲ 야마모토는 게릿 콜이 가지고 있던 메이저리그 투수 최고액을 새로 썼다
▲ 이마나가 쇼타가 시카고에서 입단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우와사와는 비슷한 시기 대형 계약을 안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다른 선수들을 보며 부럽다는 감정보다 도전정신을 크게 느낀 듯하다. 그는 "(미국에 진출했다는)성취감은 없다. 나는 마이너리거다. 메이저리그에서 던지지 않으면 시작도 안 된다. 궁지에 몰린 상황이라는 느낌은 계속 안고 있다"고 했다.

또 '계약 조건에 따라 대우가 달라지는 것이 메이저리그'라는 말에는 "그것도 좋은 경험이다. 지금까지의 야구 인생을 시험받는 느낌이다. 그런 면에서 기대가 되고 설렌다"고 했다. 확실히 평범한 마음가짐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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