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로 앞치마 맞추는 게 지원?"…부산 골목상권 아우성

김민지 기자 2024. 1. 15.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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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래구 온천천 카페거리에서 9년째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정현석(40대)씨는 이렇게 말했다.

또 해당 사업 이외에 시가 운영하는 다른 골목상권 지원 사업을 찾기 힘들다는 것도 그에게는 큰 고충이었다.

정씨는 "부산은 경제구조 특성상 소상공인, 골목상권 자영업자들이 지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버팀목"이라며 "이런 골목상권 사업에도 좀 더 많은 재원이 투입돼 그곳에서 장사하는 상인들, 찾아오는 고객들에게도 좋은 경험을 안겨줄 수 있도록 더 신경을 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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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부산시 골목상권 지원사업, 그마저도 적은 사업비로 한계
홍보·마케팅 주력인 사업에 골목상권 상인 어려움은 여전
[부산=뉴시스] 김민지 기자 = 부산 연제구의 한 상권 내에 부착된 임대 안내문. 2024.01.15. mingya@newsis.com


[부산=뉴시스]김민지 기자 = "부산시 사업을 통해서 골목 상권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더 알릴 수 있게 됐지만, 상인들의 생존을 조금 더 보장받을 수 있는 지원책들이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일단 사장이 살아야 골목도 살아나지 않겠습니까…"

부산 동래구 온천천 카페거리에서 9년째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정현석(40대)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곳 골목 내 30여 곳의 점포가 가입돼 있는 상인회 대표이기도 하다.

정씨는 그간 상인회를 결성해 운영해 오며 상인회비만으로는 운영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후 여러 공모사업을 알아보던 중 부산시와 부산경제진흥원이 운영하는 '골목상권 활성화 지원사업'을 통해 지난해부터 지원을 받기 시작했다.

이 사업은 소상공인들의 상권조직이 미흡한 점을 고려해 골목상권 공동체 조직화를 돕고, 전문가 컨설팅을 통한 골목 상권의 브랜드화를 지원하는 것이다.

각 상인회는 상권 공동체 조직화 사업인 1단계 사업에 선정될 시 1년마다 2500만원씩 총 3년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2단계 사업인 '부산다운 골목도움'에 선정될 시 6000만원의 추가 재원을 받을 수 있다.

정씨의 상인회인 '온천천 카페골목'은 1단계 사업 선정에 이어 2단계 사업에도 선정됐다. 그는 이를 통해 온천천의 이름을 딴 캐릭터도 만들고, 상권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도움을 얻게 됐다고 밝혔다.

이 사업으로 급한 불은 끈 셈이지만, 정씨는 마음 한편 여전히 짐을 가지고 있었다. 끝날 줄 모르는 경기 침체, 코 앞으로 다가온 대출금 상환 기한 등으로 어려움을 토로하는 상인들의 목소리에 상인회 대표로서 무력감을 지니고 있었다. 또 해당 사업 이외에 시가 운영하는 다른 골목상권 지원 사업을 찾기 힘들다는 것도 그에게는 큰 고충이었다.

정씨는 "부산은 경제구조 특성상 소상공인, 골목상권 자영업자들이 지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버팀목"이라며 "이런 골목상권 사업에도 좀 더 많은 재원이 투입돼 그곳에서 장사하는 상인들, 찾아오는 고객들에게도 좋은 경험을 안겨줄 수 있도록 더 신경을 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각 사장님의 생존을 조금 더 보장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들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2일 음식점과 주점 등이 밀집된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에 붙은 대출 광고물.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 없음. 2024.01.12. hwang@newsis.com

골목상권에 대한 지자체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것은 다른 상인회에서도 공통된 의견이었다.

해운대구 송정서프빌리지 상인공동체 대표인 신성재(40대)씨는 시가 운영하고 있는 '골목상권 활성화 지원사업'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주어진 예산으로 상인회 단체로 앞치마를 맞춘다든지, 골목 상권에 대한 브로슈어를 제작한다든지 이런 것들을 하게 된다"며 "도움이 안 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사실 이로 인해 고객들과 진정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고 털어놓았다.

정작 골목상권의 해묵은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어, 골목상권 홍보와 마케팅에 주력하는 해당 사업의 효과가 반감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해운대구 수비벡스코상우회 대표 박선희(50대)씨는 '주차 시설 부족'으로 기껏 찾은 손님의 발걸음을 돌려보낸 일이 허다했다고 이야기했다.

박씨는 "상권 공동체를 조직하고, 여러 수단을 통해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가 찾아올 수 있게끔 주차장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며 "집은 없어도 차는 있어야 한다는 요즘 세상에서 우리 골목은 주차장이 없는 곳으로 인식돼 사람들이 쉽게 찾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사업을 주관하는 관계자들도 사업의 한계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었다. 부산시 소상공인지원과 관계자는 "전액 시비로 운영하는 사업이고, 국비를 활용하거나 매칭하는 사업이 아니다 보니 사업비가 적어서 상권의 환경을 개선하거나 시설을 보완하기에는 재정적인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경제진흥원 관계자는 "골목상권과 관련해 시에서 지금 진행하고 있는 해당 사업 이외에 다른 사업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해당 사업에 대한 효과 분석에 대해서도 명문화하거나 수치화한 자료가 없어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gy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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