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 역대급 반전' 만든 롯데 필승조, 타자 전향 해프닝 딛고 '중꺾마'로 돌아온다

양정웅 기자 2024. 1. 1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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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롯데 최준용. /사진=롯데 자이언츠
최준용. /사진=롯데 자이언츠
비시즌 야구 외적으로 이름을 널리 알렸던 롯데 자이언츠의 최준용(23). 우여곡절이 많았던 한 해를 지나 이제는 새 출발에 나서야 한다.

최준용은 최근 방송가에서 화제가 됐다. 올해 초 방영된 MBC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에서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가명으로 출전, 무려 해당 회차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그동안 여러 방송에서 노래 실력을 증명한 그였지만 공중파 방송은 차원이 달랐다.

복면가왕의 프로그램 취지 자체가 모든 조건을 제치고 노래 실력으로만 평가하자는 것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비(非)가수나 비연예인이 이렇게까지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린 것은 프로그램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특히나 최준용이 상대한 인물은 신지훈과 박정은, 프로미스나인 이서연 등 모두 가수였기 때문이다. 이에 최준용이 가면을 벗자 판정단 모두가 놀라고 말았다.

그동안 복면가왕에는 이종범(54) 전 LG 트윈스 코치를 비롯해 양준혁(55), 정근우(42), 김병현(45) 등 여러 야구인이 출연했지만, 홍성흔(47) 한 명만이 그나마 2라운드 진출을 이뤄냈을 뿐이었다. 이에 최준용은 방송 직후 인터넷 커뮤니티상에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MBC '복면가왕'에 출연한 최준용. /사진=MBCentertainment 유튜브 갈무리
사실 최준용이 비시즌 이슈의 중심에 선 것은 이번 방송 출연만이 아니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갑작스럽게 최준용의 야수 전향 소식이 들려왔다. 투수로 국가대표(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뽑혔음에도 갑자기 방망이를 잡았다는 소식에 많은 야구팬들이 놀랄 수밖에 없었다.

당시 최준용은 "부상이 가장 큰 이유다. 자주 아프고 재활하다 보니 몸도 마음도 지쳤다"며 "20살 때부터 1년에 한두 번은 꼭 아팠다. 그래도 그동안은 재활할 때마다 더 열심히 해서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컸는데 올해(2023년) 5월에 등을 다치고는 너무 힘들었다. 시즌 초반에 안 좋아서 정말 많이 연습하고 노력하는 중에 다친 거라 억울하기까지 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최준용은 지난해 5월 부상 때 구단에 직접 야수 전향 의사를 밝혔고, 어느 정도 허락을 받았다. 하지만 시즌 종료 후 박준혁 단장과 김태형 감독 체제로 바뀌면서 이에 제동이 걸렸고, 결국 APBC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최준용의 타자 전향은 유야무야됐다.

최준용이 지난해 APBC 대비 훈련에서 타격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최준용이 방망이를 든다는 사실 자체가 화제가 된 것은 그가 투수로서 보여준 재능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2020년 롯데에 1차 지명을 받아 입단한 그는 4시즌 통산 190경기에 등판해 9승 11패 15세이브 48홀드 평균자책점 3.50의 성적을 거뒀다. 프로 첫 시즌부터 1군에서 31경기에 등판해 가능성을 보인 그는 2021년 44경기에 출전, 4승 2패 1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2.85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에 그는 이의리(KIA 타이거즈)에 이어 신인왕 투표 2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어 2022시즌에는 초반 김원중(31)의 부상 속에 마무리 자리를 차지하며 4월 한 달 동안 9세이브와 1.23의 평균자책점으로 대활약했다. 하지만 5월 월간 평균자책점 6.35로 흔들리더니, 결국 시즌 최종 성적은 68경기 3승 4패 14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4.06으로 아쉬운 마무리를 했다. 하지만 커리어 최다 등판과 이닝(71이닝) 수를 기록했고, 생애 첫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그래도 첫 3시즌 동안 많은 걸 보여준 최준용은 당연히 많은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시범경기부터 컨디션 난조를 보였고, 결국 개막 엔트리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당시 야구 커뮤니티에서는 여러 '썰'이 돌았고, 이를 언급한 최준용은 "제 실력을 인정하고 2군 가서 더 떨어질 게 없다는 마음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최준용. /사진=롯데 자이언츠
4월 21일 창원 NC전에서 처음 1군에 모습을 드러낸 최준용은 9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으로 호투를 펼쳤지만, 5월 중순 등 부상으로 다시 전열에서 이탈했다. 그나마 7월 중순 컴백한 후로는 엔트리 말소 없이 시즌 종료 시점까지 마운드를 지켰고, 최종 47경기에서 2승 3패 14홀드 평균자책점 2.45라는 좋은 성적을 올렸다.

최준용의 강점은 중계화면으로도 느껴질 정도로 위력적인 구위를 가진,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패스트볼이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다소 떨어진 구속을 체인지업과 스위퍼 등 다양한 구종을 통해 보충하면서 좋은 기록을 냈다. 다만 본인은 "(투수를 하면서) 사실 안 아플 자신이 없다"고 토로했고, 이에 타자 전향까지 나선 것이다.

하지만 선배들은 최준용에게 응원을 보내면서도 투수를 계속할 것을 권유했다. 최준용에 따르면 올해 주장 전준우는 "가장 좋은 건 계속해서 투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고, 유강남 역시 "투수를 좀 더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했다고 한다.

APBC 캠프에서도 타격 연습을 하며 마지막 끈을 놓지 않았던 최준용이지만, 정작 APBC에서는 2경기에서 2⅓이닝을 던져 실점 없이 삼진 2개를 잡아내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에 롯데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이제 투수 쪽으로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새 체제에서 새로운 출발에 나서는 최준용. 그가 복면가왕에서 내세운 가명처럼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의 자세로 2024시즌을 헤처나갈지 지켜보는 것도 롯데의 관전 포인트가 될 만하다.

최준용이 2023 APBC 일본과 결승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준용. /사진=롯데 자이언츠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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